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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호나이스, 지난해 장사 잘했네...동종업 제치고 성장률 1위, 해외 매출이 '효자'

- 렌탈 사업 성장에 지난해 매출 4528억…해외는 전년비 70% ↑

- 동종업 대비 큰 성장폭 보여...신사업, 해외 비중 늘린다

- 지속적 실적 성장에도 8년째 무배당…경영 내실화 집중

  • 기사등록 2024-07-09 19: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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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밸류뉴스=이승윤 기자]

청호나이스(대표이사 김성태)가 렌탈 업계 포화 상태에서도 새로운 시장에 도전하며 최대 실적을 달성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 청호나이스는 지난해 매출 4500억원을 넘기며 전년대비 4%, 영업이익 42% 성장율을 보였다. 동종 기업 코웨이(매출 2.86%, 영업이익 7.96% 증가), 쿠쿠홈시스(매출 1.76%, 영업이익 20.85% 증가), SK매직(매출 22.24% 감소, 영업이익 25.16% 증가) 대비 높은 수치다. 국내에서 가전 렌탈 의존도를 낮추고 신사업에 도전한 것과 해외 시장 개척에 집중한 것이 주효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청호나이스는 1994년 미국 시장 진출 이래 꾸준히 판로를 넓히며 K-정수기의 위상을 높이고 있다.


◆렌탈 사업 성장에 지난해 매출 4528억…해외는 전년비 70%↑


청호나이스는 지난해 매출 4528억원, 영업이익 450억원을 기록하며 전년대비 각각 3.97%, 42.41% 증가했다. 전반적인 업황 부진에도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청호나이스, 지난해 장사 잘했네...동종업 제치고 성장률 1위, 해외 매출이 \ 효자\ 청호나이스 매출, 영업이익률 추이. [자료=더밸류뉴스]

정수기와 공기청정기의 렌탈 사업이 안정적으로 성장하며 호실적을 이끌어 낸 것으로 보인다. 청호나이스 전체 제품 판매량에서 렌탈은 80%, 일시불은 20%를 차지한다. 매출의 50%는 정수기, 나머지는 공기청정기, 비데, 매트리스 등에서 나온다. 현재 많은 렌탈 사업은 가정집 가전제품 포화 상태로 인해 정체기에 들어간지 오래다. 이런 업황 속에서도 실적이 상승한 것은 놀라운 결과다.

국내는 지난 1~4월 얼음정수기 판매량이 전년동기대비 15%, 커피머신이 결합된 '에스프레카페' 판매량이 같은 기간 20% 증가했다. 특히 에스프레카페는 2022년 3만대를 판매한 데 이어 지난해 4분기에도 판매량이 전분기 대비 10% 이상 증가하며 메가히트상품으로 자리매김했다. 보통 렌탈 업계에서 연간 1만대 이상 팔린 상품을 메가히트상품이라고 칭한다.


해외는 지난해 매출이 전년대비 70% 가까이 성장했다. 미국의 지난해 상반기 매출은 2022년 전체 매출을 돌파했고, 미국의 지난해 매출은 전체 매출의 50% 이상을 차지하게 됐다. 싱가포르도 전년대비 3배 매출 성장을 기록했다. 청호나이스는 중국, 베트남, 말레이시아에 법인을 두고 있는데 중국 법인은 지난해 매출 2500억원, 베트남 법인은 23억원으로 전년대비 각각 6%, 1% 증가했다. 말레이시아 법인은 매출 15억원을 기록하며 0.9% 감소했지만, 당기순손실이 7억에서 2억으로 줄었다.


◆새로운 먹거리 찾아나서…국내는 가정용품과 펫 사업, 해외는 유럽 시장 진출


청호나이스는 신시장 개척을 위해 국내에서는 정수기 외 제품에, 해외에서는 새로운 시장 발굴에 사활을 걸고 있다.


청호나이스, 지난해 장사 잘했네...동종업 제치고 성장률 1위, 해외 매출이 \ 효자\ 청호나이스 올인원 물걸레 로봇청소기(왼쪽), AI 모션필로우'(중간), 펫 관리기 제품 이미지 [사진=청호나이스]

국내 렌탈 시장 경쟁이 격화되면서 청호나이스는 기존의 렌탈 제품 판매 의존도를 낮추는 중이다. 특히 1인 가구와 반려동물을 키우는 가구가 증가하고 있다는 것에 착안해 청소도구, 헬스케어, 펫 미용기기 제품을 선보였다. 지난 3월 '올인원 물걸레 로봇청소기', 헬스케어 상품 'AI 모션필로우', ‘펫 관리기’가 그 예시다. 이 외에 매트리스, 안마의자 등 헬스케어 제품도 계속 출시하고 있다. 지난 4월 매트리스 '러블리드림'과 '헬프슬립', 지난 18일에는 안마의자 '로망'을 선보였다.


이미 포화 상태인 국내를 넘어 해외로 진출하기 위한 발판도 마련 중이다. 청호나이스는 1994년 처음 해외 수출을 시작해 현재 66여개국에 진출했다. 올해는 아시아를 기반으로 유럽과 미국 등 서구권으로 진출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지난해 9월 독일 베를린 가전박람회, 11월 네덜란드 물 산업 박람회 등에 참가해 에스프레카페를 선보였다. 유럽은 석회질 암반으로 이루어진 곳이 많아 지하수에 탄산칼슘이나 중탄산칼슘이 들어있어 생수를 사 먹는 문화 발달했다. 이 점에 착안해 자사의 정수기 제품을 수출할 계획이다. 


미국에서는 지난 3월 시카고에서 열린 북미 최대 소비재 전문 박람회 '2024 시카고 가정용품 박람회'에 참가해 정수기와 공기청정기를 선보였다. 이 외에도 북미는 제빙기 수요가 높아 청호나이스의 '슈퍼 아이스트리'가 인기가 많다.


◆최대 매출 달성했지만 ‘무배당’…이익잉여금과 자기자본 개선 효과


청호나이스는 지난해까지 8년째 무배당을 실천하고 있다. 보통 안정적인 수익을 내는 기업들은 수익성과 재정 건전성을 유지하고 투자자들의 지속적인 투자를 유인하기 위해 배당을 하는 경우가 많은데 청호나이스는 2000~2015년 사이 4번의 배당을 시행한 뒤 2016년부터 무배당을 이어가고 있다. 내실 위주의 경영을 통해 재무건전성을 높이기 위함이다.

청호나이스, 지난해 장사 잘했네...동종업 제치고 성장률 1위, 해외 매출이 \ 효자\ 청호나이스 현황. 2023년 12월 기준.이로 인해 청호나이스의 이익잉여금과 자기자본이 개선됐고 부채비율은 줄었다. 이익잉여금은 2015년 말 906억에서 지난해 말 3030억원, 자기자본은 1280억에서 3440억원으로 증가했다. 이는 부채를 줄이는 결과로 이어져 같은 기간 부채비율은 104%에서 48.0%로 감소했다. 2020년부터 4000억원대 이상의 매출을 유지한 것도 곳간을 불리는데 도움이 됐다.


청호나이스는 무배당을 실천하는 대신 지배구조를 통해 투자 기업으로부터 배당금을 받고 있다. 정휘동 청호나이스 회장이 청호나이스 75.10%, 엠씨엠 100%, 마이크로필터 80%, 동그라미파이낸스대부 99.7%를 가지고 있고 각 기업에서 모두 최대주주다. 동생인 정휘철 부회장은 청호나이스 8.18%(2대 주주), 정 회장의 부인 이경은은 마이크로필터 20%%(2대 주주)를 가지고 있다. 이 회사들은 서로에게 배당을 하고 이 배당금은 최종 최대주주에게 전해진다. 


◆정휘동 회장, 품질 우선 주의 지키며 수주 확대에 따른 생산라인 증축


청호나이스의 호실적은 정휘동 회장의 품질 우선주의와 해외 사업 진출에 대한 강한 의지에 기인한다. 


정 회장은 국내 정수기 업체 CEO 가운데 유일하게 정수기를 직접 만들고 개발한 엔지니어 출신으로, 공학박사 학위를 갖고 국내 최초로 정수기를 개발한 인물이다. '청호' 맑은 호와 같이 깨끗한 물을 공급하겠다는 목표 아래, 얼음 정수기를 처음 개발하기도 했다.

청호나이스, 지난해 장사 잘했네...동종업 제치고 성장률 1위, 해외 매출이 \ 효자\ 충북 진천 청호나이스 제조본부 전경. [사진=청호나이스]

현재는 K-정수기를 해외에 알리는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국내외 수주가 확대됨에 따라 시장의 니즈에 신속하게 대응하기 위해 지난 5월 충북 진천 생산라인을 증축, 제품 생산량을 30% 가량 늘렸다. 이 과정에서도 검사자동화 설비, 공압 검사 시설 도입 등 품질 경쟁력을 높였다. 


정 회장은 올해 초 신년사에서 "점점 치열해지는 국내 시장에서의 입지를 굳건히 하고, 베트남, 멕시코 글로벌 생산 기지 구축 및 유럽, 중동, 아시아 지역 등 다양한 신규 시장을 개척해 나갈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청호나이스는 30년간 쌓은 기술력과 품질, 노하우를 바탕으로 K-정수기를 전 세계에 알리고 신사업 확장 등을 통해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해나갈 방침이다. 


lsy@thevalu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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