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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밸류뉴스=박지수 기자]

“여기저기 버려지는 폐플라스틱을 새 자원으로 만들겠습니다. 이를 통해 한국 화학 산업의 위기를 극복하겠습니다.”


14일 서울 종로구 종로타워 SK그린캠퍼스에서 열린 'SK지오센트릭 울산 ARC(Advanced Recycling Cluster) 기공식 기자간담회.'


나경수 SK지오센트릭(geocentric) 대표이사가 플라스틱 재활용 시설을 갖춘 '울산 ARC' 기공식을 시작하자 기자들이 단상 앞으로 몰려 나왔다. SK지오센트릭은 SK종합화학의 새 회사 이름으로 2021년 9월 전통 석유화학 기업에서 폐플라스틱 재활용을 주도하는 도시유전 기업으로 성장한다는 비전을 갖고 사명 변경했다. 도시유전이란 석유로부터 만들어진 폐플라스틱을 재활용해 다시 석유를 뽑아내는 것을 말한다.


한국 화학산업은 지난 수년간 중국 공장 증설 등으로 경쟁이 치열해져 이미 ‘서든데스(sudden Death)’ 상황에 직면해 있다. 이로 인해 SK지오센트릭은 한국 최초의 나프타분해설비(NCC) 가동을 중단했다. 1972년 가동을 시작해 회사의 상징이자 안정적인 수익을 안겨주는 존재였다. 대신 SK지오센트릭은 화학산업의 르네상스를 울산 ARC로 열겠다는 비전을 밝혔다.


나경수 SK지오센트릭 대표이사가 지난 14일 서울 종로구 종로타워에서 열린 SK지오센트릭 울산ARC 기공식 기자간담회에서 사업 배경과 전략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더밸류뉴스]

◆SK종합화학→SK지오센트릭, 사명 변경하고 '친환경 기업' 변신 


SK지오센트릭의 새 비전은 글로벌 경기에 따른 수익성 변동이 큰 사업에서 벗어나 미래를 만드는 새로운 사업이다. 견고한 매출을 내던 공장을 끄는 두려움이 있었지만 변화에 대한 포부가 더 컸던 것이다. 새 회사명 SK지오센트릭은 지구의 중심(geocentric)이라는 의미이다. SK지오센트릭은 플라스틱을 재활용하고 고기능 신규 플라스틱을 생산해 친환경 기업으로 변신한다는 전략이다. 


나경수 SK지오센트릭 대표이사가 지난 14일 서울 종로구 종로타워 SK그린캠퍼스에서 열린 울산ARC 기공식 기자간담회에서 세계 최초 종합 재활용 단지의 비전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SK이노베이션]SK지오센트릭 울산 ARC의 경쟁력은 세계 3대 화학적 재활용 기술을 한 곳에 구현, 다양한 종류의 플라스틱을 효율적으로 재활용하도록 만든 것이다. 플라스틱을 전혀 쓰지 않는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므로, 환경에 부정적인 영향을 최소화하면서도 플라스틱을 현명하게 쓰는 방법을 찾고자 화학적 재활용 기술을 확보했다는 설명이다.


SK지오센트릭의 세계 최초 폐플라스틱 재활용 종합 단지 울산 ARC 구조도. [이미지=SK이노베이션]울산 ARC가 가동되면 매년 32만톤 규모의 폐플라스틱 재활용이 가능하다. 국내에서 한 해 동안 소각 또는 매립되는 폐플라스틱(350만톤)의 약 9%가 처리가능한 수준이다. SK지오센트릭은 한국에 플라스틱 재활용 1호 공장을 설립해 국내 환경문제 해결에 먼저 기여하고, 추후 유럽, 아시아 등 글로벌 시장에도 진출할 계획이다. 


플라스틱 재활용 시장의 성장 전망도 부각됐다. 나경수 대표는 “아직 공장을 짓기도 전이지만 글로벌 고객들이 우리를 찾아오고 있으며, 생산될 물량의 30%가량이 선판매 협의 단계”이라며 “플라스틱 재활용 시장은 수요가 공급보다 앞서는 시장이며 빠르고 확실하게 성장할 것”이라고 전했다.


◆글로벌 파트너사와 협력… “북미·유럽 시장의 조력자 될 것”


SK지오센트릭은 북미 및 유럽을 비롯한 글로벌 시장에서 자사의 기술력과 성장을 위해 글로벌 파트너사들과 협력한다고 밝혔다. 페트(PET) 고분자를 해체해 원료 물질로 회귀시키는 PET 해중합 기술을 보유한 캐나다 루프 인더스트리(이하 루프), 폐플라스틱을 녹여 순도 높은 폴리프로필렌(PP)을 추출하는 미국 퓨어사이클테크놀로지(이하 PCT), 비닐 등 폐플라스틱을 무산소 상태에서 고온으로 가열해 원유와 같은 상태(열분해유)로 만드는 기술을 보유한 영국 플라스틱에너지가 SK지오센트릭과 함께한다.


다니엘 솔로미타 루프 대표이사가 지난 14일 서울 종로구 종로타워 SK그린캠퍼스에서 열린 울산ARC 기공식 기자간담회에서 루프의 해중합 기술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SK이노베이션]다니엘 솔로미타 루프 대표이사는 “SK지오센트릭과 울산 ARC 뿐만 아니라 프랑스에서도 협업을 진행하고 있다”며 “화학 제조업 분야에서 풍부한 경험을 보유한 SK지오센트릭은 루프에게 이상적인 파트너”라고 밝혔다. 이어 “SK지오센트릭 그리고 프랑스 환경전문기업 수에즈(SUEZ)와 프랑스 생타볼(Saint-Avold) 지역에 부지 선정을 완료한 상태”라며 “100% 무한 재활용 가능한, 새로운 플라스틱 수준의 재활용 페트(PET) 제품을 생산하는 공장이 될 것이고, 오는 2027년 시운전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파트너사 영국 플라스틱에너지는 열분해 기술로 폐비닐 등 플라스틱을 재활용할 수 있으며, 2016년부터 스페인에서 공장을 운영 중으로 토탈에너지, 엑손모빌 등과도 협업하고 있다. 이번 울산 ARC 플랜트 사업에서도 열분해 공정을 담당하고, SK센트릭은 후처리 공정을 맡는다.


잉 스테이튼 플라스틱에너지 부사장이 지난 14일 서울 종로구 종로타워 SK그린캠퍼스에서 열린 울산ARC 기공식 기자간담회에서 플라스틱에너지의 열분해 기술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SK이노베이션]잉 스테이튼 (Ying Staton) 플라스틱 에너지 부사장은 “울산ARC 구축을 통해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지역이 전 세계를 선도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현재 매립, 소각되는 플라스틱 쓰레기의 재활용을 위해 화학적 재활용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한국은 플라스틱 순환경제 분야에서 놀라운 리더십을 보이고 있기 때문에 아시아 국가들 중에서도 우선 순위가 되는 것이 자연스럽다고 생각한다”며 “SK지오센트릭은 플라스틱 재활용 사업 중심으로 향후 아시아 및 글로벌 지역에서 선두기업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플라스틱 에너지는 당진 제2열분해 공장 건설 등 추가 협의를 통해 걸음을 맞춰 나가겠다”고 밝혔다.


parkjisu09@thevalu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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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3-11-15 17:0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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