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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해상, 콜센터 상담사 '성과급 제외' 항의 파업

- 현대해상 본사·자회사 400~750% 상여금...콜센터 상담사는 제외돼 박탈감 호소

  • 기사등록 2023-05-17 15: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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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밸류뉴스=신현숙 공현철 기자]

현대해상그룹(회장 정몽윤)이 지난해 역대급 실적을 내면서 임직원들에게 성과급으로 급여의 400~750%를 지급했지만 콜센터 계열사 노동자들에게는 성과급을 지급하지 않자 콜센터 상담사들이 파업 등으로 거세게 반발하고 나섰다.


현대해상화재그룹 계열사 현황. [자료=금융감독원]

지난해 역대급 실적 내며 '성과급·승진 잔치'


현대해상 콜센터 상담사들은 지난 2일 근로조건 개선을 요구하며 하루 파업을 단행했다. 또, 이날 오후 현대해상 콜센터 상담사들이 소속된 공공운수노조 대전지역일반지부는 서울 광화문 현대해상 본사 앞에서 근로조건 개선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는 현대해상이 지난해 역대급 실적으로 임직원들에게 성과급을 지급했지만 상담사들은 성과급에서 제외됐기 때문이다. 


17일 더밸류뉴스 취재 결과 현대해상 본사 임직원들은 최근 급여의 750%를 상여금으로 수령했고, 계열사 현대하이카손해사정 임직원들도 급여의 400%를 상여금으로 수령했다. 부동산 자산관리 자회사인 현대C&R(현대씨앤알) 직원도 상여금을 받았다. 


오너와 경영진도 고액 보수를 수령했다. 현대해상의 조용일 각자 대표는 12억400만원(급여 3억8300만원, 상여금 8억1300만원 등)을 수령했고, 이성재 각자 대표는 9억3700만원(급여 2억9800만원, 상여 6억3100만원 등)을 받았다. 조용일 대표와 이성재 대표는 올 초 각각 사장에서 부회장으로, 부사장에서 사장으로 승진했다.


현대해상의 조용일(왼쪽) 이성재 각자 대표. [사진=현대해상] 

현대해상그룹 '오너' 정몽윤 회장도 지난해 보수 29억4300만원을 수령해 국내 보험업계 임직원을 통틀어 '연봉킹'에 올랐다. 보수의 절대액(20억3800만원)이 성과급이다. 현대해상측은 "2001년부터 성과주의 문화 정착 및 직원의 회사에 대한 주인의식 함양, 성과공유라는 취지하에서 경영성과급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며 "경영성과급은 사전에 미리 정해진 당기순이익 기준에 따라 그 지급여부 및 지급률이 정해진다"고 밝혔다. 


이같은 '성과급·승진 잔치'는 현대해상이 지난해 역대급 실적을 기록한 덕분이다. 현대해상은 지난해 매출액 20조3844억원, 영업이익 8080억원, 당기순이익 5746억원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K-IFRS 연결). 코로나19로 자동차 운행이 감소하면서 고객들의 보험보상신청이 감소했기 때문이다.


◆현대C&R·현대하이카손해사정 콜센터 직원은 상여금 못받아 


그렇지만 현대C&R과 현대하이카손해사정의 콜센터 직원들은 상여금 지급 대상에서 제외됐다. 콜센터 상담사들은 올해초 64만원의 정액 상여금만을 수령했다. 그러자 이들 콜센터 직원들은 상대적 박탈감을 호소하며 파업 등으로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현대해상 콜센터 근로자들이 지난 2일 서울 광화문 현대해상 본사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사진=현대하이카손해사정 콜센터지회]

현대해상 콜센터의 한 근로자는 “현대해상 본사 임직원은 750%, 자회사 임직원은 400% 상여금을 받았지만 동일한 자회사 내 고객센터 상담사들은 단 1원의 상여금도 받지못했다”며 "현대해상의 실적에 기여했지만 여기에 합당한 대우를 받지 못해 박탈감이 크다"고 말했다. 또, "현대해상 회장이 수령한 성과급(20억3800만원)은 현대하이카손해사정 콜센터 월급여(191만5000원)의 1064명분에 해당하며 현대하이카손해사정 전체 임직원(1221명)에게 1인당 163만원의 상여금을 지급할 수 있다"고 말했다. 


◆콜센터 상담사들 "상담사 인권, 근로 여건 개선해야" 


이번 파업은 그간의 현대해상 콜센터 직원의 열악한 근무 조건이 배경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지난 2일 기자회견에서 민주노총 대전지역일반지부 김현주 수석 부지부장은 “현대해상 계열 콜센터에서는 10여년 동안 콜타임(도착시간), 연장근무, 연차 사용의 제한과 규제가 행해지고 있다"며  “현대해상과 자회사인 현대하이카, 현대C&R 사측은 콜센터 상담사들의 인권을 회복해야 한다"고 밝혔다.


현대하이카손해사정의 모집 요강에 따르면 콜센터 상담사의 월급여는 191만5000원이고  상여금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2년차부터 1년마다 근속수당 5만원씩 인상되지만 상담사 대부분이 1년 이내에 퇴사해 근속수당 혜택을 받는 상담사는 극소수인 것으로 알려졌다. 콜센터노동자는 전국에 50만으로 추산되며 2020년 평균 급여는 214만원, 이 가운데 콜센터 노동자의 대다수를 차지하는 여성 콜센터 노동자는 205만원으로 조사되고 있다. 2020 조사에 따르면 콜센터 노동자의 77%가 비정규직이어서 고용불안에 처해 있다. 콜센터 노동자들의 평균 근속기간은 6개월이고 2011년 정보통신산업진흥원 연구에 따르면 1년 미만 노동자가 전체의 89%에 달한다. 


회사 측은 “지난해 채용공고 기준 주간 파트 평균연봉은 2680만원, 월(month) 단위로는 223만원으로 최저임금 대비 42만원 높다”라며 “상여금(설, 추석, 휴가비)은 연 3회 40만원으로 총 120만원을 지급 중”이라고 설명했다. 또, “지난 4월 기준 근속수당 수혜직원은 약 92%"라며 "직전 3년 이직률은 8.7% 수준으로 상담직군 업계 추정 이직률 약 20% 대비해 양호한 수준”이라고 덧붙였다.


shs@thevalu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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