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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촌, "샌더스 KFC 대령님, 왜 저희가 미국 치킨시장 왔냐면요..."

- 2004년 첫 미국 시장 진출... 내년이면 '글로벌 시장 진출 20년'

- 미국, 중국 직영점 운영 통해 노하우 쌓아

  • 기사등록 2023-02-27 19: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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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밸류뉴스=이민주 이상원 기자]

"중국, 인도네시아, 태국은 물론이고 아랍에미리트(UAE), 아프리카까지 돌고 돌아 드디어 대망의 북미시장에 론칭한 겁니다. 교촌의 K-치킨 '내공(內功)', 알고 보면 만만치 않습니다."


토종 치킨 프랜차이즈 교촌에프앤비(대표이사 윤진호. 이하 '교촌')가 최근 캐나다 현지법인과 프랜차이즈 계약을 맺으며 북미시장에 진출했다는 소식을 접한 어느 치킨업계 관계자의 귀띔이다.  


◆중국, 인도네시아 등 15개국에서 현지화 내공 쌓아


교촌이 캐나다 현지 기업과 계약을 맺고 북미 시장 진출을 본격화하면서 교촌의 글로벌 시장 진출이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토종'으로 알려진 교촌의 북미시장 진출 소식이 전해지자 "국내 시장이 포화상태에 도달했고 경쟁이 치열해진 것과 관련있다", "입맛 까다로운 북미시장에서의 성과가 나와봐야 할 것" 등의 의견이 나오고 있다. 


그렇지만 교촌을 아는 업계 관계자들은 글로벌 시장 진출에 관해 교촌의 '내공'이 만만치 않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KFC창업자 샌더스 대령(Colonel Sanders)을 긴장하게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본명이 할랜드 D. 샌더스(Harland David Sanders·1890~1980)인 샌더스 대령은 대령으로 군복무한 적이 없다. 다만 나중에 '명예 대령' 계급을 받았다).


아랍에미리트(UAE)의 교촌 매장. [사진=교촌 홈페이지]

교촌의 미국법인 교촌USA는  지난 16일 캐나다 현지기업 미래F&B홀딩스와 마스터 프랜차이즈(MF·Master Franchise) 계약을 맺었다. 마스터 프랜차이즈란 교촌이 해당 국가 또는 지역에 특정 사업자를 선정해 상표 및 개발 등에 대한 독점 사업권을 부여하는 방식을 말한다. 직영점의 반대되는 개념이다.


미래F&B홀딩스는 캐나다 현지에서 외식업, 도소매업, 숙박업, 주유소업 등을 영위하는 미래 인베스트먼트의 자회사다. 이번 계약을 통해 교촌은 북미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한다는 방침이다. 캐나다 서부 지역 3개주(브리티시컬럼비아, 알버타, 서스캐처원)에 향후 5년간 30개 매장 개설을 목표로 하고 있다. 1호점은 한인들이 집결해 있는 벤쿠버에 연내 오픈할 계획이다.

 

◆미국 중국은 직영점, 나머지는 MF계약 


이번 소식이 전해지자 교촌의 해외 진출이 생소하다는 일부 반응이 있지만 실은 교촌의 글로벌 시장 진출 업력은 내년이면 20년을 맞이한다.  


현재 교촌은 미국, 중국,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필리핀, 태국, UAE, 사우디아라비아, 쿠웨이트, 오만, 카타르, 바레인, 요르단, 레바논, 모로코의 총 15개국에 총 67개의 해외 매장을 두고 있다. 이들 해외 매장 67곳 가운데 미국과 중국은 직영점 방식이고 나머지 국가는 앞서 언급한 MF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다. 이들 매장을 운영하면서 교촌은 '해외 입맛'을 연구해왔고 K-치킨 성공 노하우를 쌓아왔다.


교촌의 글로벌 시장 진출 현황. 지난해 4분기 기준. [자료=유진투자증권]

교촌은 2004년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 직영점을 내면서 글로벌 시장에 처음 진출했고 여기에서 쌓은 노하우를 바탕으로 2008년 중국 상해에 직영점을 냈다.


교촌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교촌은 미국과 중국에서의 직영점 운영을 통해 쌓은 노하우를 나머지 국가의 MF방식에 적용하고 있다. 다시 말해 미국, 중국의 직영점에서 신메뉴, 마케팅 등을 먼저 테스트해 현지 고객 및 환경에 맞도록 개발하고, 검증된 결과는 MF 진출 국가에 적용해 성공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교촌의 글로벌시장 진출 역사. [자료=교촌 홈페이지]


◆'해외 직영점 노하우 MF 적용→ 가맹점↑' 선순환 구축 


MF방식 선정 기준은 거래 상대방이 얼마나 역량있는 파트너인가이다. 교촌측은 "예비 파트너는 외식프랜차이즈 사업에 대한 이해도와 역량, 현지 사업 전개를 위한 현지화 역량, 단기간에 매장을 개설할 수 있는 확장성이 요구된다"며 "이러한 필요 역량 기준은 내부적으로 구축된 ‘신규 파트너 개발 프로세스’에 근거하고 운영하고 있다"고 밝혔다.  


업계 관계자들이 교촌의 이번 북미시장 진출 성공 가능성을 높게 평가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K-치킨의 경쟁력은 입증된 상태이다. 치킨의 원조격에 해당하는 KFC가 한국 시장에서는 밀리고 있다. KFC가 한국 시장에 진출한 초기에는 미국산에 대한 동경과 호기심 덕분에 성과를 냈지만 K-푸드 파워가 커지고 K-치킨의 '맛'이 지속적으로 업그레이드되면서 '치킨 원조' KFC가 한국에서 설 자리를 위협받고 있다. KFC코리아는 실적 부진으로 경영권이 유럽계 사모펀드 CVC캐피털에서 KG그룹을 거쳐 최근 오케스트라PE로 넘어갔다. 

 

교촌에프앤비의 매출액, 영업이익률 추이. [자료=교촌에프앤비]

◆권원강 창업 회장, "2023년은 제2창업 원년"... 혁신 주도


교촌의 글로벌 시장이 성과를 낼 경우 수익성 개선에도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교촌은 매출액 5176억원, 영업이익 89억원, 당기순이익 50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전년비 1.97% 증가하며 역대 최대를 기록했지만,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78.29%, 83.22%로 크게 감소했다. 원·부자재 가격 상승과 인건비, 광고비 및 판촉비 때문으로 분석된다.


교촌 창업주이자 최대주주(69.20%)인 권원강 회장의 경영 복귀도 교촌의 글로벌 시장 진출에 힘을 보태고 있다. 권 회장은 2019년 회장에서 물러 났다가 지난해 복귀했다. 권 회장은 측근들에게 “2023년을 제2의 창업 원년으로 삼고 다시 성장하는 교촌으로 만들겠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권원강(왼쪽) 교촌에프앤비 회장이 지난달 경기 오산시 교촌 본사 대강당에서 헨리 왕 라카파 인터내셔널 그룹 회장과 대만 시장 진출 관련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기념촬영하고 있다. [사진=교촌에프앤비]

교촌 관계자는 "올해 글로벌 사업 영역 확장과 더불어 수제 맥주·친환경 패키지 사업 확대 등을 통한 사업 다각화로, 변화하는 시장에 발맞춰 매출액을 늘리고 수익성을 개선할 것"이라고 밝혔다. 


lksw4070@thevalu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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