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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밸류뉴스=정채영 기자]

워렌 버핏이 말하는 '일시적 위기에 빠져 있지만 투자할 만한 가치주'일까, 아니면 쳐다보지도 말아야 할 '제2의 신라젠'일까.


직원 횡령으로 거래정지에 들어간 코스닥 기업 오스템임플란트(대표이사 엄태관)를 놓고 주식 시장 참여자들 사이에 '가치주(價値株. value stock)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이 회사가 지금은 직원의 거액 횡령으로 위기를 겪고 있지만 펀더멘털은 훼손되지 않았으므로 투자 기회로 봐야하지 않느냐는 것이다. '투자 대가' 워런 버핏이 관심을 갖는  '일시적 위기에 빠져있지만 펀더멘털은 훼손되지 않은 기업'이라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 존 리 대표, "오히려 투자 기회 열려"


이같은 논쟁은 '동학개미 선봉장' '존봉준'으로 불리는 존 리 메리츠자산운용 대표가 최근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오스템임플란트가 (직원 횡령 사건이 벌어지면서 오히려) 투자자들에게 투자 기회가 열렸다"라는 의견을 밝히면서 촉발됐다.


워렌 버핏 관련 도서들. [사진=더밸류뉴스]

존 리 대표는 "오스템 임플란트가 재무관리 직원 개인의 잘못으로 회사의 큰 자본금이 횡령 당한 것은 사실이지만, 오스템임플란트의 핵심 사업에 흠이 생긴 것은 아니디"라며 "승승장구의 길을 걸어오던 기본이 탄탄한 기업이 한 순간의 위기로 주주들의 민심이 휘청일 때, 바로 그때 투자 기회가 열린다"라고 말했다. 또, 자신이 경영을 맡고 있는 메리츠자산운용도 지난해 9월 기준 0.5%에 해당하는 7만1200주를 보유하고 있다며 가장 돈을 많이 벌게 해준 기업 중 하나라고 덧붙였다.


◆버핏,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주가 하락하자 베팅 고수익


존 리 대표가 말한 '일시적 위기에 빠진, 그렇지만 기본이 탄탄한 기업'은 가치투자자들에게는 낯설지 않은 용어다. 가치투자 대가 워렌 버핏이 젊은 시절 거액을 베팅해 대박을 안겨준 주식도 바로 '일시적 위기에 빠져 있지만 펀더멘털은 훼손되지 않은 기업'이었다. 카드회사 아메리칸 익스프레스가 여기에 해당한다.  


1963년 말 미국의 신용카드사 아메리칸 익스프레스는 이른바 '샐러드 오일 사기 사건'으로 주가가 폭락했다. 이 회사가 뉴저지의 저장창고에 샐러드오일을 담보로 창고증권을 발행했는데 알고 보니 그 안에는 샐러드 오일이 없었다. 기업 사기꾼 앤서니 드 앤젤리스가 창고에 샐러드오일을 보유하고 있는 것처럼 조작해 이를 담보로 돈을 빌렸다가 모두 날린 것이다. 아메리칸 익스프레스는 이 때문에 수억 달러를 책임져야 하는 처지에 직면했다. 미국 주식 투자자들은 공포에 질려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주식을 내다 팔았고, 주가는 연일 폭락했다.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카드. 

그렇지만 버핏은 이를 기회로 봤다.  


버핏은 아메리칸 익스프레스가 펀더멘털(본업)과는 무관한 사고로 위기를 겪고 있으며, 펀더멘털에 이상이 없는 한 사고가 수습되면 주가는 제자리를 찾아갈 것이라고 봤다. 


그는 자신의 단골 스테이크 전문점 '고라츠'(Gorat's)의 계산대 앞에 상주하다시피 하며 조사한 결과 고객들이 여전히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카드로 결제하고 있음을 확인했다. 고객들은 예전과 다름없이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카드를 내밀었고, 가게 주인은 아무 문제가 없다며 이 카드를 받아주었다. 


1964년 버핏은 주당 65달러에서 35달러로 떨어진 아메리칸 익스프레스에 1300만 달러(약 154억원) 가량을 투자했다. 2년이 지나자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주식은 3배 뛰었고 5년 뒤에는 주당 189달러가 되었다. 이 거래로 버핏은 수천만 달러를 벌었다. 


개인 투자자 A씨는 "임플란트 시장은 성장 산업이고, 오스템임플란트는 이 분야에서 1위이며 여전히 제품은 잘 팔리고 있다. 버핏이 말하는 '일시적 위기에 빠진 훌륭한 기업'이라고 본다. 거래가 재개된다면 투자를 고려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렇지만 일부 주식 투자 카페에서는 오스템임플란트가 주식시장을 명멸했던 수많은 '한때의 스타 기업'의 길을 걸을 것이라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현재 증권가에서는 오스템임플란트의 상장 폐지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보고 있다. 오스템임플란트는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대상 여부에 관한 결정일(24일)까지 주권 매매 중단된 상태이다. 서근희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2017년 8월 D제약사가 자기자본 대비 5% 이상의 횡령으로 인해 거래 중단됐지만 9월 1일 한국거래소 심사 결과 9월 4일부터 거래가 재개됐다"며 "기업의 영속성, 투자자 보호 등을 감안하면 상장 폐지 가능성은 낮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1011pink@thevalu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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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2-01-19 19:2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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