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샘표, "간장회사 아닙니다. 종합식품기업입니다"...HMR·새미네 부엌 성과

- 올해 비(非)장류 매출액 50% 육박

- 요리 에센스 '연두' 매출액 ↑

  • 기사등록 2021-09-10 12:0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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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밸류뉴스=문성준 기자]

샘표(대표이사 박진선)가 가정간편식(HMR) 등으로 사업 포토폴리오를 다각화하고 있다. ‘새미네부엌’, ‘티아시아키친’ 등 독립브랜드를 선보이며 '간장 명가(名家)'에서 종합식품회사로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샘표식품의 비(非)장류 매출액은 절반에 육박하고 있다. 


◆HMR사업 확장…’새미네 부엌’ 론칭·카레 3종 출시


올해 샘표는 HMR 사업을 확장하고 독립 브랜드 마케팅 강화에 힘썼다. 올해 3월 1인 파우치 형태의 카레 제품 3종을 정통 아시아 소스 브랜드인 ‘티아시아 키친’으로 출시했다. 올해 4월에는 ‘즐거운 요리 혁명’이라는 슬로건을 달고 요리를 쉽게 도와주는 ‘새미네부엌’ 브랜드를 론칭했다. ‘새미네부엌’에서는 김치양념, 반찬소스 등을 판매하고 있다. ‘다니엘헤니 파스타’로 유명한 ‘폰타나’ 브랜드 역시 다양한 제품을 내놓고 있다.


올해 4월 출시한 ‘새미네부엌’ 브랜드. [사진=샘표식품]

샘표의 이같은 사업 확장은 코로나19로 변화된 소비 패턴을 따라가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사회적 거리두기 등의 영향으로 집에 있는 시간이 증가하며 HMR 시장이 폭발적으로 확대됐기 때문이다. HMR을 취급하는 CJ제일제당, 풀무원 등 식품회사들은 간편식 시장 확대로 호조를 이뤘다. 샘표 역시 장류 실적이 개선됐지만 장류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국내 HMR시장 규모는 2016년 2조2700억원에서 내년 5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전망된다.


샘표식품 담당자는 "문화 다양성'을 실현하고자 티∙아시아 키친, 폰타나 등 다양한 브랜드를 선보이고 있다"며 "한식을 포함한 세계 각지의 맛을 소비자들이 편하게 즐길 수 있도록 사업 다각화를 진행하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샘표의 비(非)장류 부문 매출액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샘표 주력사 샘표식품의 사업은 크게 장류와 비장류로 나뉘는데 장류는 간장, 된장, 고추장 등을 의미하고 비장류는 이를 제외한 연두, 질러, 새미네부엌, 티아시아키친 등 식품과 독립 브랜드들이 포함돼있다. 


올해 상반기 총매출액은 1692억원으로 전년비 15.33% 증가했는데, 이 중 절반에 가까운 818억원이 비장류 부문에서 발생했다. 비장류 부문 매출액은 전년 대비 46.85% 크게 신장했다.


최근 5년간 샘표식품 연결기준 총매출액(가감 전)과 총매출액 대비 비장류 부문 비중. [이미지=더밸류뉴스]

샘표는 올해 원재료값 상승, 사회적 거리두기 격상 등에도 공격적인 마케팅을 이어갔다. 샘표의 올해 2분기 광고선전비는 69억원으로 전년 2분기 2억원 대비 급증했다. 또, 샘표는 배우 전지현씨와 CF계약을 체결해 ‘티아시아 커리’ 등 광고 촬영을 하고 새미네부엌 등 브랜드 CF도 여러 번 공개했다. 최근에는 CJ ENM과 11번가가 진행하는 '자영업자 김다비'에 ‘새미네부엌’편이 방영됐다.


티∙아시아 키친 브랜드 모델 전지현이 제품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샘표식품]

샘표는 가정간편식(HMR) 등 비장류 부문을 ‘샘표’ 이름이 아닌 독립 브랜드로 론칭하고 있다. ‘샘표’는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브랜드로 소비자의 인지도와 신뢰도를 얻을 수는 있으나 ‘간장 회사’ 이미지가 강하다. 샘표식품은 지난 1987년 캔커피 시장에 진출했으나 캔커피의 색이 간장과 비슷하다는 지적을 받았다. 이후 샘표식품은 장류 제품들은 ‘샘표’ 브랜드로 판매하고, 비장류 제품들은 독립 브랜드로 론칭하는 전략을 세웠다.


샘표는 지난 2016년 식품 사업회사 ‘샘표식품’과 지주사 ‘샘표’를 물적분할했다. 샘표는 주력사인 샘표식품을 포함해 통조림 등을 만드는 양포식품, SFS(Sempio Food Services, Inc), 샘표아이에스피 등의 종속회사들을 보유하고 있다.

  

◆박진선 대표, 요리 에센스 ‘연두’ 키워


샘표 식품의 사업 다각화와 공격적인 마케팅은 박진선 샘표 대표이사가 지휘하고 있다. 박진선 샘표 대표이사는 핵심 자회사 샘표식품의 대표이사도 맡고 있다. 그는 조부 박규회 샘표식품 창업주와 아버지 박승복 전 샘표식품 회장을 이어 샘표 경영을 맡고 있다. 박진선 대표이사는 샘표 최대주주(34.05%)이다. 


박진선 샘표 대표이사 사장. [사진=샘표]

그는 서울대 전자공학과와 미국 스탠퍼드대 석사 과정을 거쳐 오하이오 주립 대학원에서 철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미국 빌라노바대에서 철학을 강의했다. 이후 샘표식품에 입사해 뉴욕지사장과 기획실장을 거쳐 1997년부터 샘표식품 CEO로 재직중이다. 


그는 취임 후 국내 간장업계 1위에 만족하지 않고 글로벌 시장으로 눈을 돌렸다. 부임 이듬해인 1998년 해외 마케팅팀을 신설하고, 2000년에는 첫 해외법인 SFS(샘표푸드서비스)를 설립했다. 이후 샘표는 2012년에 수출 2200만 달러를 기록해 ‘제49회 무역의 날 기념식’에서 ‘2000만 불 수출의 탑’을 수상하기도 했다. SFS는 지난 2018년 첫 흑자전환 이후로 지속적으로 이익을 내고 있다. 중국시장에서도 ‘요리에센스 연두’를 중심으로 진출 10여년 만에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샘표식품의 요리에센스 ‘연두’. [이미지=샘표식품]

그는 마케팅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샘표식품의 ‘연두’는 2010년에 개발됐으나 2012년 ‘요리 에센스’라는 마케팅 전략 이후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었다. 출시 당시 16억원이던 연두 매출액이 지난해 200억원대까지 증가했다. 2018년부터는 미국, 스페인을 중심으로 글로벌 시장에 진출해 영국, 독일 등 시장을 키우고 있다.


박진선 대표이사는 연구개발과 마케팅 중심으로 샘표를 성장시키겠다는 목표를 제시했고 이 때 채용한 영업 및 마케팅 신입직원 숫자(130명)가 기존 임직원(120명) 보다 더 많았던 상황이 나타나기도 했다. 최근에는 75주년 한가위를 맞아 "새로운 식문화를 제안해 한식의 세계화에 기여하고 즐거움을 선사하겠다"는 각오의 서문을 밝혔다.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비(3.24%), 업종 평균 3배


샘표는 해마다 매출액의 평균 3%를 연구개발에 투자하고 있다. 우리발효연구중심 산하 6개팀과 우리맛연구중심 2개 팀을 중심으로 연구가 이뤄지고 있다. 올해 상반기에도 장류와 비장류를 모두 포함해 19개의 신제품을 출시했다. 상반기 연구개발비는 55억원으로 매출액의 3.24%를 기록했다. 국내 대형 식품기업 평균인 1%보다 높다.


충북 오송 샘표 우리발효연구중심 연구소 전경. [사진=샘표식품]

샘표는 최근 5년간 꾸준한 실적 향상을 기록하고 있다. 주요 수익원인 장류 부문과 비장류 부문의 성장세가 맞아떨어진 것이다. 2006년까지만 해도 장류에 100% 가까이 의존했으나 지난해 기준 비장류의 매출비중이 43%까지 상승했다. 


샘표는 올해 상반기 이천과 영동 사업장의 기계장비에 126억원을 투자했다. 이는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간 투자한 75억원보다도 68% 증가한 액수다. 주주들에게 추가 배당 대신 자본적 지출을 확대하겠다는 약속을 이행한 것이다. 샘표식품은 지난 3월 정기주주총회에서 주주들의 배당 증액 요구에 대해 대규모 자본 투자로 증액은 어렵다고 답한 바 있다. 


수익성 개선은 향후 풀어나갈 과제다.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121억원으로 전년비 45.49% 감소했다. 이는 매출원가 상승과 광고비 증가로 인한 것으로 분석된다. 국제 곡물가 상승으로 매출원가가 전년비 22.77% 증가했으며 광고선전비 증가로 판관비(판매관리비) 역시 24.88% 증가했다. 샘표식품 관계자는 "올해 새미네부엌∙티아시아키친 등 독립 브랜드의 신제품들이 시장의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며 “앞으로 매출 확대 및 수익성 개선을 위해서 노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a854123@thevalu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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