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2024.04.30 (화)
일본의 경제보복으로 촉발된 불매운동의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지난달 일본 맥주 수입액은 지난달에 비해 45% 급감했고, 승용차 수입액은 1년 전보다 34%가량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6일 더불어민주당 김정우 의원이 관세청으로부터 받은 맥주와 승용차 등 품목의 수입동향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일본 맥주 수입액은 434만2000달러로 지난 6월 790만4000달러에 비해 45.1% 감소했다. 보통 여름에 가까울수록 맥주 소비가 늘고 수입도 증가하기 때문에 일본 맥주 수입액은 지난 4월 515만8000달러에서 5월 594만8000달러, 6월 790만4000달러로 계속 증가해왔다. 그러나 7월에는 지난달 수입액의 ‘반토막’을 기록했다.
맥주 수입액은 지난해 7월(663만9000달러)에 비해서는 34.6% 감소했다. 역대 7월 수입액과 비교하더라도 2011년 동일본 대지진으로 인한 후쿠시마 원전 폭발사고 여파로 일본 맥주 소비가 급격히 줄었다 회복되기 시작한 2015년(502만달러)보다도 못한 수준이다.
맥주는 일본제품 불매운동의 주요 대상으로 지목돼 마트와 편의점 등에서 퇴출되고 있다. 대형마트와 편의점 업계는 수입 맥주 할인행사에서 일본 맥주를 빼거나 신규 발주를 중단하는 등 불매운동에 참여하고 있다.
일본 맥주인 아사히맥주. [사진=롯데아사히 SNS]
일본제품 불매운동의 또 다른 대상인 일본산 승용차 역시 뚜렷한 감소세를 보였다. 7월 수입액은 6573만9000달러로 전년비 34.1%(9978만2000달러) 감소했다. 이는 6월(7938만2000달러)보다 17.2% 줄어든 것이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일본계 브랜드 승용차 신규등록 대수는 2674대로 지난해 7월(3229대)에 비해 17.2%, 올해 6월(3946대)에 비해선 32.2% 각각 감소했다.
자동차는 구매 계약이 성사돼 공장에서 출고하고 검사를 거쳐 실제 수입되기까지 시간차가 난다. 업계에서는 시간이 좀 더 흐르면 불매운동의 여파를 정확히 알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관세청은 승용차 등 대(對)일본 10대 수입 품목을 지정해 통계를 따로 관리하고 있다. 이들 품목에는 승용차 외에 기계류, 반도체, 반도체 제조용 장비, 정밀기기, 고철, 자동차 부품, 정보통신기기, 석유제품, 가스 등이 포함된다. 이 중에서 7월 수입이 전년비 줄어든 품목은 반도체 제조용 장비(2억7455만5000달러), 석유제품(5498만4000달러), 기계류(4억4015만4000달러) 등으로 각각 42.6%, 41.4%, 22.3% 감소했다. 반면 가스(1360만3000달러)는 100.6% 늘었고 반도체(3억8180만1000달러)는 4.3% 증가했다.
관세청은 “일본 제품 불매운동의 영향으로 관련 소비제품 수입액이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는 잠정치로, 정확한 통계는 15일 이후에 나올 예정”이라고 전했다.
김주영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