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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농업굴기'를 성장엔진으로… 한국은?

- 중국, 농업을 안보 차원에서 대대적 혁신 나서

- "한국의 농업 혁신에 중국 모델 참고해야" 지적도

  • 기사등록 2019-03-15 15:0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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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밸류뉴스=지윤석 기자]

중국은 인구 대비 좁은 경지 면적, 낮은 토지 생산성 등 농사에 불리한 자연 환경과 수많은 기근의 역사 때문에 식량 이슈와 안보에 특히 민감하다. 이런 상황에서 식량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는 중국에게 늘 중요한 문제였다. 


이 문제 해결을 위해 최근 중국 정부가 추진하는 '농업 선진화'가 성과를 거두면서 중국의 '농업 굴기'가 주목받고 있다 

14일(현지시각)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 외신에 따르면 중국 국영 기업들은 글로벌 농업 기업들을 인수하고, 중국 정부가 '스마트 농업'을 통해 자국 농업의 경쟁력 강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 '스마트 농업'으로 농업 선진화 성과


중국 정부가 농업 선진화를 위해 역점을 두는 분야는 '스마트 농업'이다. 농작물 재배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든 중국 스타트 기업인 알래스카 라이프가 여기에 해당한다. 이 회사는 수명이 다한 화물용 컨테이너를 도시형 농장으로 개조해 어디서나 쉽게 신선한 채소를 얻을 수 있도록 한다.


컨테이너 내부에 센서를 이용해 작물을 모니터링하고, 스마트폰앱을 통해 원격으로 제어한다. 

알래스카 라이프는 2013년 설립됐고, 농업인, 수경 재배 전문가, 시스템 자동화 관리자 등 다양한 전문가로 구성되어 있다. 어디서든 소규모 상업용 농장을 구현할 수 있도록 한 턴키방식의 컨테이너 농장 솔루션을 의미하는 'EDN'(Every Day Nutrition), 새싹·어린잎 채소만을 생산할 수 있도록 한 콤팩트 형 생산 시스템인 'EDN프레시'(EDN Fresh), 클라우드 네트워크 연동 센서박스 및 앱 서비스인 'EDN스프라우트'(EDN Sprout)가 이들의 주요 제품이다.

 

중국의 농업기업 알래스카 라이프의 직원이 수경재배 식물을 돌보고 있다. [사진=알래스카 라이프 홈페이지] 

컨테이너형 EDN의 경우 기존 농업 방식과 비교하여 물의 5%, 토지의 1%, 전력의 30%만을 사용하여 재배가 가능하다. 다양한 제품을 구비하고 있어 크기·장소·목적별로 사용자가 원하는 방식으로 맞춤화할 수 있다. 


알래스카라이프는 현재 중국 내수 시장은 물론, 아랍에미리트(UAE)로 눈을 돌려 해외 시장을 동시에 공략하고 있다. 두바이는 세계 각국의 사람들이 모이는 대표적인 관광지인 만큼 두바이에서 생산할 수 없는 식재료를 많이 필요로 한다. UAE 시장 공략을 위해 알래스 카라이프는 2016년 두바이 미래 액셀러레이터 프로그램(Dubai Future Accelerators Program)을 적극 활용했다. 이 결과 2017년 두바이와 MOU(양해각서)를 체결했고, UAE의 정부기관을 포함해 여러 고객사와 공급 계약 막바지 단계에 이른 것으로 알려져 있다.


◆ AI로 양돈 선진화도...


스마트 농업은 축산 분야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중국의 전자상거래업체 알리바바는 최근 쓰촨성에 기반을 두고 있는 농업 기업인 데콘과 계약을 맺고 인공지능을 활용한 양돈 선진화 사업을 시작하였다. 


이 회사는 축사 천장에 달린 카메라로 돼지 몸에 새긴 번호 문신을 인식해 추적한다. 현재 이 기술은 돼지 개체 수와 새끼 돼지를 구별하는 수준에 머물고 있지만 향후 적외선 센서가 측정한 돼지 체온과 동작 패턴을 분석해 건강한 돼지와 아픈 돼지를 구별할 수 있는 기술 등으로 발전시킬 계획이다. 새끼 돼지 울음소리를 이해하는 음성 인식 기술도 도입돼 다양한 유형의 돼지 울음 소리 빅데이터를 분석해 새끼 돼지가 어떤 상태인지 파악한다.


또, 영상분석 소프트웨어로 농장 관리 돼지의 기침소리와 체온 정보를 분석해 돼지 구제역이나 돼지 독감 같은 전염병을 사전에 파악하고 예방 접종 시기를 알아내는 기술 역시 도입될 예정이다. 돼지고기를 포함하여 중국의 육류 시장은 점점 커지고 있는 동시에 중산층들을 중심으로 점점 안전한 식품에 대한 필요가 강해지고 있다. 


중국의 IT(정보기술) 기업들을 중심으로 자신들의 IT 노하우와 축산을 결합한 시도들이 증가하고 있다. 핀테크 기업인 중안커지(중안보험의 자회사)는 농가에 위탁해 닭 10만 마리를 사육하고 있다. 


닭에게 센서 발찌를 채워 하루 몇 걸음 걸었는지, 어떤 사료를 먹었는지 등을 블록체인으로 저장한다. 소비자는 스마트폰에 포장지 QR 코드만 읽히면 이 정보를 한 눈에 확인할 수 있다. 블록체인으로 방목한 닭임을 입증하고 사육·유통과정을 투명하게 보여주는 것이다. 사육하는 닭의 수를 3년 내 2,300만 마리로 늘릴 계획이다. 


중국 2위 전자상거래 회사인 징동닷컴은 지난 2017년부터 몽골 쇠고기 제조 기업 커친(Kerchin)과 제휴해 소를 키우고 있다. 중안커지와 같은 방식으로 소에 센서 발찌를 채워 관련 정보를 모두 블록체인에 저장한다. 소비자가 포장지 QR코드를 스캔하면 사육에서 도축, 유통까지 한 눈에 알 수 있다. 기존 사업인 식품 배송을 넘어 안전한 축산물을 직접 공급하여 더 많은 소비자를 확보하고자 한다.


2016년 기준. [자료=ISAAA(국제농업생명공학정보서비스] 

◆ 농업과 해충 방제에 드론 활용...


농업에 있어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농업 장비와 농기구 분야에도 스마트 농업이 적용되고 있다. 스마트 농업에 활용되는 대표적인 장비는 드론이다. 


드론은 다양한 방법으로 농업에 활용되고 있다. 방제에 특화된 드론은 약제 통과 분사 장치를 장착하고 항공에서 방제를 수행한다. 짧은 시간 동안 대규모의 방제를 가능하게 한다. 인력 활용이나 광역 방제의 경우 1핵타르(ha)당 살포량이 약 1000리더(L) 이상 되지만 드론 방제의 경우 8~10리터로 해당 부분에 집중 살포가 가능하다. 따라서 방제 효과는 향상되고 비용은 절감될 수 있다. 


또, 농경지 모니터링에 사용되는 드론은 해충과 질병 발생을 예찰하고, 품질과 수확율 등을 예측하여 작물 생산성을 높인다. 세계 드론 시장(소비자용 분야)의 70%를 점유하고 있는 중국의 DJI15는 최근 농업용 ‘DJI 아그라스 MG-1’를 출시했다. 9.8L짜리 분사용 탱크가 붙어 있고 12분 동안 날면서 농약을 뿌린다. 1시간에 4만468㎡의 농토에 농약을 뿌릴 수 있어, 기존 인력에 의존하는 방식보다 효율이 40배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DJI는 올해 농업용 드론에 특히 주력할 것으로 알려져 있다.


중국인들의 식습관이 점점 서구적으로 변하고 식품의 종류와 함께 품질에 대한 요구 역시 높아졌다. 단순히 배고픔을 벗어나는 것이 아닌, 중국인들의 변화된 욕구를 충족시켜야 하고 ‘건강과 안전’을 중시하는 분위기 속에서 식품시장 트렌드는 저칼로리, 저지방, 저당분으로 발전해가고 있다. 또, 유기농 식품 등 친환경 먹거리의 수요도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의 농업혁신은 한국에 시사점을 가져다준다는 지적이다. '중국 전문가' 윤진기 경남대 법대 교수는 “중국의 농업 혁신에도 불구하고 소비 시장이 양적인 수준뿐만 아니라 질적인 수준에서 발전하면서 식품 수급 구조의 불균형이 커지고 있다”며 “고품질 식품의 공급 부족은 한국을 비롯한 다른 국가에 수출의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한편으로는 중국이 식량 생산 혁신이 성공하면 한국의 농업은 위기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jys@thevalu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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