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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밸류뉴스=이승윤 기자]

최근 삼성과 그 뒤를 이어 다른 20개 가량의 대기업들이 어닝 쇼크를 맞아 적잖은 충격을 주고 있다. 어닝 쇼크란 기업이 시장에서 예상했던 것보다 저조한 실적을 발표하여 주가에 영향을 미치는 현상이다. 어닝 쇼크를 맞은 기업들은 제조업을 주 분야로 하고 있는 기업들로 자동차·철강·조선·화학 등 기간 산업이 부진한 와중에 삼성전자의 어닝 쇼크로 올해 한국 주력 산업의 위기가 현실화될 수 있다는 분석에 힘이 실리고 있다. 그런데, 과연 대기업들만 타격을 입었을까? 매출액 1000억원 미만인 중소기업들의 실적은 더욱 안 좋았다.


서울 금호동의 한 빵집 매장 진열대에 식빵이 놓여있다. [사진=더밸류뉴스]


중소규모 기업의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46.4% 감소하여, 3년 연속 감소하는 추세이다. 2018년 매출액 증가율은 8.7%로 높은 성장세를 보였음에도 불구하고 영업이익은 오히려 46.4% 감소했다. 비금융 상장기업 전체의 평균 영업이익이 0.9% 감소한 점을 감안하면 중견기업 및 대기업과 비교해 중소규모 기업의 영업이익이 더욱 큰 폭으로 감소했다고 볼 수 있다. 


또, 중소규모 기업의 영업이익률은 중견기업 5.4%로 대기업 8.1%에 크게 못 미치는 수준이다. 상장기업의 수익성이 빠르게 개선되었던 2015~2017년 중에도 중소규모 기업 의 영업이익률은 오히려 하락했다. 2016년 이후 중소규모 기업의 영업이익은 연평균 36.5% 감소하였는데, 이는 영업적자를 기록한 기업 수가 꾸준히 늘어났다는 것을 보여준다.

 

중견기업, 대기업과 비교해 볼 때 중소규모 기업은 3년 연속 적자를 기록한 ‘부실기업’의 비중이 높고, ‘우량기업’과 ‘부실기업’ 간의 실적 편차가 매우 크다는 특징이 있다. 중견 및 대기업은 해당 집단에서 부실기업의 비중이 5% 미만인데 비하여 중 소규모 기업은 부실기업의 비중이 높았다. 2018년 중소규모 기업 중 우량기업의 영업이익률은 9.8%(YoY –0.6%p)로, 중견기업과 대기업 그룹의 우량기업 보다 양호한 수익성을 시현했지만 부실기업은 영업이익률이 –25.5%(YoY –2.7%p)에 달하여, 중견기업 및 대기업과 비교해 적자 수준이 심각했다.

 

부실기업을 업종별로 비교해 봤을 때 특히 헬스케어에서 대규모 영업적자가 지속되고 있다. 헬스케어 업종에 포함되는 기업 중 30%가 부실기업으로, 이들 기업의 경우 2016~2018년 평균 –55%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하여 매출액의 절반 이상에 해당하는 대규모 적자가 누적됐다. 그 외 IT, 경기소비재, 산업재 업종의 부실기업은 매출액 대비 영업적자 비율이 약 20% 수준이다.

 

중소규모 기업들 중 60%를 차지하는 IT와 헬스케어 업종은 2018년에 이어 2019년에도 실적이 부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반적으로 중소 규모 IT 기업들의 수익성이 취약하고, 2018년 실적이 양호했던 반도체도 올해 영업이익이 감소하여 영업이익률 하락세가 지속될 전망이다. IT 업종의 2018년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31.8% 감소하였고, 영업이익률은 전년도 2.1%에서 1.3%로 하락했다. 


세부 업종별로 보면 반도체는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전년 대비 11.4%, 68.6%로 증가했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이나, 수익성은 대기업 및 중견기업과 비교해 매우 낮은 수준이다. 디스플레이장비는 기존에 진행되었던 디스플레이 패널 업체들의 설비투자가 마무리 단계에 들어감에 따라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1.8%, 58.5%로 감소했다. 게임은 국내 게임시장에서 상위 3개(넷마블, 넥센, 엔씨소프트) 기업이 시장을 장악하고 있고, 중국 게임 업체들이 국내에 진출함에 따라 중소 게임 업체들의 적자가 확대됬다. 2019년에는 글로벌 반도체와 스마트폰 수요 감소로 관련 부품 및 장비 업 체들의 실적 부진이 심화될 전망이다. 핸드폰 부품은 스마트폰 시장이 역성장 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단순 부품 제조업체는 생산량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한다.


건강관리장비·서비스는 수익성이 하락하고, 제약·바이오는 적자가 지속되어 2019년 영업적자 폭이 확대될 전망이다. 헬스케어 업종의 영업이익이 적자로 전환되어, 영업이익률은 전년도 1.0%에서 -1.5%로 하락하고 헬스케어 업종 중 건강관리장비·서비스는 과거 안정적인 성장성과 수익성을 바탕으로 영업이익률이 7~8% 수준을 유지하였으나 2018년에 들어서 2.9%로 급락했다. 제약은 수익성이 악화되고, 바이오는 적자가 지속되어 2016년 이후 영업적자 폭이 확대되고 있는 추세이다. 


2019년에 건강관리장비·서비스는 피부미용과 자가 건강진단 장비 시장에 신규로 진입하는 기업들이 늘어남에 따라 내수 시장의 경쟁이 심화되고, 해당 기업의 수익 성은 2017년을 고점으로 하락세가 이어질 전망이다. 제약은 올해 예정된 제네릭 약가 제도 개편의 영향으로, 중소형 제약사의 약품 가격이 큰 폭으로 인하될 것으로 예상한다.


현재 국내 중소규모 기업의 경우 이익 감소와 수익성 부진이 심각하다. 중소규모 기업 중에서도 우량기업은 성장성과 수익성이 양호하여 중견기업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있는 반면, 부실기업은 과도한 적자가 누적되고 있어 구조조정이 필요한 상황이다. 특히 부실기업은 자본잠식, 주식시장 퇴출 등으로 유동성이 급격하게 악화될 수 있는 위험이 상존한다. 2018년에 이어 올해도 중소규모 기업의 수익성 악화 추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 적자가 누적되고 있는 중소규모 기업들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lsy@thevalu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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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19-02-25 08:4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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