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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집단 탐구] ㊾BGF그룹, CU 편의점 고성장하며 재계 첫 진입...낮은 수익성 과제

- 2012년 독자 브랜드 CU로 편의점 사업 본격 진출... 편의점 1위

- 영업이익률 2~3%로 낮아 과제

  • 기사등록 2024-03-05 20:5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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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거래위원회의 '2023 공시대상기업집단'에 이름을 올린 국내 대기업집단의 지배구조와 경영 현황, 비즈니스 전략 등을 분석하는 '대기업집단 탐구'시리즈를 연재합니다. '재계순위'로도 불리는 공정위의 공시대상기업집단을 심층 분석해 한국 경제와 재계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하겠습니다. [편집자주]
[더밸류뉴스=문성준 이명학 기자]

BGF그룹(회장 홍석조)이 공시대상기업집단(일명 대기업집단)에 새롭게 진입하면서 관심이 쏠리고 있다. 


그룹 이름 보다는 편의점 CU로 우리에게 잘 알려진 대기업집단으로 내수 시장 기반으로는 보기 드물게 고속 성장하고 있어 향후 한국 재계에서 어느 정도 존재감을 보여줄 지 궁금증을 낳고 있다.   


◆대기업집단 첫 진입(82위)... 국내 편의점 1위 CU 운영


BGF그룹은 지난해 공정거래위원회(위원장 한기정. 이하 '공정위')가 발표한 공시대상기업집단에 처음 이름을 올렸다(82위). 그룹 전체 매출액 8조4130억원, 순이익 2000억원을 기록했고 계열사는 BGF리테일, BGF에코머티리얼즈(이상 상장사), BGF휴먼넷, BGF네트웍스 등 17개이다(이하 K-IFRS 연결).  


BGF 지배구조와 현황. 2023. 12. 단위 %. [자료=금융감독원] 

BGF그룹을 살펴보면 CU 편의점 사업이 전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CU편의점을 운영하는 BGF리테일(대표이사 홍정국)이 그룹 전체 매출액의 절대액(약 90%)을 차지하고 있는 데다 나머지 계열사도 편의점 사업과 관련된 물류(BGF로지스), 식품(BGF푸드) 등으로 구성돼 있기 때문이다. 


1만원 짜리 한 장도 채 되지 않는 삼각 김밥, 컵라면, 우유, 담배를 팔아 한국 재계에 정식 등장했다는 의미인데 어떻게 그럴 수 있을까? 내수 기반의 편의점이 그렇게 성장 산업이라는 말인가?  

 

BGF그룹 주요 계열사 매출액. 2022 K-IFRS 연결.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

여기에 대한 대답은 "그렇다"이다. 


편의점 사업은 내수 시장으로는 보기 드물게 성장 사업이다. 국내 '편의점 빅3'의 점포수와 매출액을 보면 지속적으로 우상향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국내 '편의점 빅3' 점포수 추이. [자료=산업통상자원부]

◆편의점, 오프라인 유통 '키플레이어' 떠올라


편의점은 한국 오프라인 유통업계에서 대형마트를 따라잡고, 백화점의 뒤를 바짝 뒤쫓으며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오프라인 유통 채널 가운데 대형마트는 '이커머스 공룡' 쿠팡 급성장과 소형 가구 증가 등으로 고전하고 있고, '명품 쇼핑'으로 대변되는 백화점은 경기 침체와 물가 부담으로 주춤하고 있다. 편의점은 정반대이다. 직장인들이 점심값 부담이 커지는 현상을 의미하는 이른바 ‘런치플레이션’(lunchflation)의 반작용으로 편의점에서 삼각김밥으로 한끼를 떼우고 있다. 이제 편의점은 신선식품은 물론이고 진통제, 반창고까지 구비하면서 고객을 끌어들이고 있다. 수년전까지만 해도 '편의점=비싸지만 당장 필요한 물건을 사는 곳’이었다면 이제는 들어가면 사고 싶은 물건을 살 수 있고, 가성비도 있는 곳’으로 업그레이드한 것이다. 


GS리테일측은 "기존의 동네 구멍가게 주인이 편의점 전환을 문의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연령별로는 은퇴자는 물론이고 최근 들어 20, 30대도 투자비용이 상대적으로 적다는 사실을 알고 편의점 개설을 문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BGF리테일이 운영하는 CU는 국내 편의점 업계에서 점포수 기준 1위이다. 지난해 말 기준 국내 '편의점 빅3'의 점포수를 살펴보면 CU가 1만7762개로 1위로 2위 GS25(1만7390개)보다 372개 많다. 3위는 세븐일레븐(1만3501개)이다. BGF리테일의 최근 5년(2018~2023) 매출액 연평균 증가율은 7.25%로 한국 연평균 경제 성장률(약 2%)를 훌쩍 넘고 있다. 유정현 대신증권 연구원에 따르면 BGF리테일의 매출액은 내년 8조9110억원에 이어 2025년 9조5390억원으로 10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된다. 


BGF리테일 실적과 주요 연혁. 억원, %. [자료=BGF리테일 사업보고서]

◆10여년만에 국내 1위... 차별화, 선택과 집중 전략 성공


CU라는 편의점 브랜드가 국내에 모습을 드러낸 지는 10여년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아는 이는 많지 않다. CU 1호점인 서울 올림픽 광장점은 2012년 8월 오픈했다. CU의 전신은 보광훼미리마트로 범(凡)삼성가 보광그룹이 일본의 훼미리마트와 라이선스 계약을 맺고 국내에서 CVS사업부를 출범했다. 이후 보광훼미리마트라는 법인으로 운영하다 2012년 계약을 해지하고 독자 브랜드 CU로 변신했다. 


당시만 해도 훼미리마트라는 브랜드를 두고 CU라는 낯선 이름으로 성공할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제기됐다. 그렇지만 홍석조 BGF 회장이 독자 브랜드를 키우겠다는 의지로 밀어 부쳤던 것으로 알려졌다.  


10년여만에 업계 1등으로 성장한 비결로는 무엇보다도 차별화된 상품이 꼽히고 있다. 곰표 맥주, 연세우유빵을 비롯한 이른바 '히트템'이 연이어 성공했다. 특히 CU의 디저트, 베이커리류는 타 편의점에 비해서 다양성과 품질에서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연세우유빵의 누적 판매개수는 5000만개로 단순산술로 국민 모두가 연세우유빵을 한번씩은 먹어본 셈이다. 


2023 공시대상기업집단. [자료=공정거래위원회]

선택과 집중 전략도 한몫했다. GS25의 GS리테일이 타 사업군을 동시에 영위하고 있지만 BGF리테일은 편의점 사업에 집중했다. 앞서 언급했듯이 BGF그룹의 계열사를 살펴보면 BGF푸드(식품), BGF로지스(물류), BGF네트웍스(온라인 마케팅) 등 편의점 전후방 산업으로 구성돼 있다. 


포켓 CU 등 자사 온라인 커머스 경쟁력을 강화하고, 컬리 등과 전략적 제휴 및 프로모션을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는 것 또한 중점 포인트이다. 영상매체와 SNS에 영향을 많이 받는 10~20대를 대상으로 한 온라인 전략도 활발히 진행됐는데, 대표적인 것이 편의점 웹 예능 ‘편의점 고인물’이다. 편의점에서 일어나는 에피소드를 재미있게 담으면서도 CU를 적절히 홍보하는 것이 잘 녹아졌다는 평을 받으며 누적 조회수 1억뷰를 돌파했다. 유통 업계의 한 관계자는 "BGF리테일 편의점 담당자들이 상품 기획력, 상권 선정 능력, 가맹점주와의 소통 능력에서 비교우위를 갖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렇지만 영업이익률 2~3%의 낮은 수익성은 해결 과제로 남아있다.  


◆홍정국 부회장=유통, 홍정혁 사장=소재 신사업... 계열 분리설 나돌아


BGF그룹은 최근 신사업에 진출했다. BGF에코머티리얼즈(대표이사 홍정혁)가 대표적으로 바이오, 재활용 소재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지난 2021년 BGF그룹에 편입됐으며, 지난해 BGF에코바이오와 계열사 코플라(KOPLA)를 합병해 BGF에코머티리얼즈로 사명을 바꿨다. BGF에코머티리얼즈는 2022년 매출액 2,633억원, 영업이익 153억원을 기록했고, 지난해 1~3분기 매출액 1994억원, 영업이익 120억원을 기록했다. 최근 손자회사 ‘플루오린코리아’가 1000억원 이상을 투자해 AHF 시장에 투자하는 것을 추진하고 있다. AHF는 반도체 식각에 사용되는 수용액이다. 신사업 확장을 위한 BGF그룹의 포부를 잘 보여주는 대목이기도 하다. 


홍석조 회장은 경기고, 서울대 법대, 사법시험을 거쳐 검찰국장, 검사장 등 요직을 두루 거쳤다. 검찰총장으로 거론되기도 했으나 2005년 '삼성 X파일' 사건으로 법조계를 은퇴했다. 이후 보광훼미리마트의 최고경영자로 취임해 지금의 BGF그룹 초석을 닦았다. BGF 최대주주(32.4%)이고 BGF리테일(7.4%), BGF에코사이클(5.3%), 보광인베스트먼트(6.5%) 지분을 갖고 있다. 


BGF그룹 오너 가계도와 지분 현황. 

슬하에 2남을 두고 있다. 장남 홍정국 부회장은 본업(유통)을 이끌고 있다. 서울대 경제학과, 미국 와튼스쿨 MBA(경영학석사)를 받았다. 부인 구희나는 구자용 E1회장 차녀이다


차남 홍정혁 BGF에코머티리얼즈 사장은 그룹 신사업 부문을 이끌고 있다. 지난 2018년 BGF그룹에 상무이사로 합류했다. 미국 카네기멜론대 사이언스학과, 일본 게이오주쿠대 MBA(경영학석사)를 받았다. 부인 허서희는 허동섭 한일시멘트 명예회장 장녀이다. 사업 특성과 기반이 다른 탓에 향후 유통부문과 비유통부문으로 BGF그룹이 분리될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a854123@thevalu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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