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오전 서울 강남구 코엑스 컨벤션센터에 들어서자 삼성SDS의 ‘REAL Summit 2026’ 행사장으로 향하는 사람들의 줄이 이어졌다. 입장을 기다린 뒤 행사장에 들어서자 층마다 기업용 AI와 클라우드, 로봇 관련 전시와 세션을 찾아 움직이는 참가자들로 붐볐다.
삼성SDS는 이날 ‘삼성SDS AI 풀스택으로 완성하는 성공적인 AI 전환(AX) 혁신의 미래’를 주제로 REAL Summit 2026을 열었다. 올해 행사는 AX 전략과 실행부터 제조, 유통·서비스, 금융, 공공·국방, 물류 등 10개 트랙 59개 세션과 40여개 전시부스로 구성됐다.
◆ 키노트 밖에도 AX 가득…상담부터 이벤트까지 북적
메인 키노트에서는 이준희 삼성SDS 대표를 비롯해 오픈AI, 앤트로픽, GS칼텍스, 동원그룹 등 국내외 기업 관계자들이 무대에 올라 기업의 AX 방향과 실제 적용 사례를 소개했다.
삼성SDS ‘REAL Summit 2026’ 전시장에 참가자들이 부스와 세션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더밸류뉴스]
이 대표는 “AI는 이제 더 이상 도입 경쟁을 하고 있지 않다”며 “성과를 어떻게 낼 것인가의 경쟁 시대에 접어들었다”고 말했다. 실제 행사장에서도 새로운 AI 기능 자체보다 이를 기업 업무와 제조 현장에 어떻게 연결할지 보여주는 전시가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노션(Notion), 유니티(Unity) 등 파트너사 부스에서는 단순히 솔루션을 구경하는 데서 끝나지 않았다. 각 솔루션을 기업 업무에 어떻게 적용할 수 있을지 상담을 받을 수 있어, 전시장이 곧바로 실제 도입을 논의하는 자리로 이어졌다. 삼성SDS와 오픈AI가 함께 마련한 ChatGPT Enterprise 관련 공간에서도 기업 고객을 대상으로 도입 방안을 안내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한쪽에서는 진지한 상담이 이어졌지만 바로 옆에서는 분위기가 달랐다. 부스 곳곳에서 룰렛과 설문조사, 특정 타이밍에 맞춰 버튼을 눌러 상품을 받는 이벤트가 진행됐다. 한 참가자가 아쉽게 실패하자 주변에서도 탄식하는 소리가 들렸다.
삼성SDS의 가상 신입사원 ‘송덕삼’도 행사장 곳곳에 숨어 있었다. ‘송덕삼’을 찾는 이벤트로, 전시를 둘러보다 불쑥 등장하는 송덕삼을 찾는 재미도 쏠쏠했다.
삼성SDS 가상 신입사원 캐릭터 ‘송덕삼’을 활용한 이벤트 패널이 배치돼 있다. [사진=더밸류뉴스]
◆ 글로벌 AI 기업 줄줄이…삼성SDS가 맡은 건 ‘현장 연결’
행사장을 걷다 보면 오픈AI와 앤트로픽, 구글클라우드 등 글로벌 AI 기업 이름이 반복해서 등장했다. 전시장에 반복해서 등장한 글로벌 기업들의 이름은 삼성SDS가 AX 시장에서 어떤 역할을 맡으려 하는지 보여주는 단서이기도 했다.
삼성SDS는 AI 모델과 로봇 하드웨어를 직접 만드는 대신 외부 기술을 기업의 실제 업무와 현장에 연결하고 운영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모델·보안 영역에서는 오픈AI와 앤트로픽, 실행 인력에서는 액센츄어, 로보틱스에서는 국내외 전문기업, 투자 영역에서는 KKR과 협력하는 구조다.
이 대표는 지난 4월 투자를 받은 이후 세 갈래로 협력이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AX 관련 기술과 전략적 투자 방향을 검토하는 한편, 로봇 파운데이션 모델 관련 지분 투자와 항공 물류 강화를 위한 투자도 함께 살피고 있다는 것이다.
메인 키노트에서 오픈AI 샘 올트먼 CEO가 영상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사진=더밸류뉴스]
삼성SDS는 지난 7월 앤트로픽과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했고, 오픈AI의 보안 프로그램 ‘데이브레이크(Daybreak)’는 국내 기업 최초 파일럿 파트너(시범 운영 단계 협력사)로 참여하고 있다. 앤트로픽의 보안 프로젝트 ‘글래스윙(Glasswing)’과도 협의를 이어가고 있다.
기술을 실제 기업에 적용할 인력도 늘린다. 단순 기술 지원보다 고객의 문제를 찾는 단계부터 AI 적용과 운영까지 맡는 인력을 지향한다는 설명이다.
이 같은 협력은 실제 제품으로도 이어진다. 브리티웍스(Brity Works)는 메일·메신저·화상회의·일정·문서 등을 통합한 삼성SDS의 기업용 협업 솔루션이다. 전시장 한쪽에 마련된 브리티웍스 부스에서는 삼성SDS가 오는 10월 출시할 ‘브리티웍스 코워크(Brity Works Co-work)’의 방향을 확인할 수 있었다.
기존 기업용 생성형 AI가 번역이나 질의응답을 지원하는 수준이었다면, 코워크는 사용자가 업무를 맡기면 계획 수립부터 실행까지 수행한다.
메일·일정·드라이브 등 브리티웍스의 협업 환경과 연결해 사용자의 업무 맥락을 이해하고, 공공·금융·국방 등 폐쇄망 환경이 필요한 시장도 주요 대상으로 삼는다. 삼성SDS는 10월 출시 이후 기존 브리티웍스 고객에게 코워크를 제공하고,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사업화할 계획이다.
◆ ‘일하는 AI’ 넘어 ‘움직이는 AI’로…RX 시연에 발길 멈춰
전시장 가운데 특히 눈길을 끈 곳은 로봇 전환(RX·Robotics Transformation) 공간이었다. 약 15분간 진행된 미니 세션에서는 반도체·전자, 자동차, 물류·유통 등 업종에 따라 달라지는 로봇 활용 방식과 이를 하나로 연결하는 운영 구조가 소개됐다.
설명만으로 끝나지는 않았다. 실제 로봇이 움직이는 시연이 시작되자 주변 참석자들이 발걸음을 멈추고 로봇을 바라봤다. 전시장 벽면에 크게 적힌 ‘Many Robots, One Orchestration’이라는 문구도 눈에 들어왔다.
RX 전시 공간에 다양한 로봇과 로봇 오케스트레이션 관련 전시가 마련돼 있다. [사진=더밸류뉴스]
삼성SDS는 특정 로봇 하나를 만드는 것보다 서로 다른 제조사의 로봇을 제조 현장에서 함께 움직이도록 제어하는 ‘로봇 오케스트레이션 플랫폼’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우선 공략 대상은 기존 제조 고객이다. 수작업이 필요한 공정을 범용 로봇으로 대체하되, 실제 제조 환경에서 성능과 품질 검증을 먼저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삼성SDS는 월든 로보틱스와 전략적 투자·협력을 맺고 국내외 로보틱스 기업이 참여하는 ‘Team REX’를 구성해 로봇 간 연동과 제조 현장 적용도 추진하고 있다. 국내에서 성능을 검증한 뒤 미국 등 글로벌 시장으로 사업을 확대한다는 구상이다.
무대에서는 ‘일하는 AI’를 이야기했고, 전시장에서는 실제 로봇이 움직였다. 삼성SDS가 AX를 사무실 안의 업무 자동화에 머물지 않고 제조 현장까지 확장하려는 방향을 가장 직관적으로 보여주는 공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