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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창극, 아시아 넘어 세계로”…국립극장, 세계 음악극 축제 첫선

- ‘동아시아 포커싱'...韓·中·日 전통음악극 한자리에

- 창작 창극, 전통과 현대의 경계 허물다

- 창극, 세계 음악극의 공용 언어로

  • 기사등록 2025-08-25 13:3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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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밸류뉴스=윤승재 기자]

“창극이 한국을 넘어 아시아, 더 나아가 세계 무대의 공용 언어가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확인할 자리다.”


[현장]“창극, 아시아 넘어 세계로”…국립극장, 세계 음악극 축제 첫선21일 서울시 중구 국립극장 '창극 중심 세계 음악극 추제' 기자간담회에서 박인건 국립극장 극장장이 기자간담회 개회사를 하고 있다. [영상=더밸류뉴스]

지난 21일 서울 중구 장충동 국립극장. 무대 조명이 차분히 비추는 기자간담회장에는 관계자들과 언론의 열기가 가득했다. 객석 곳곳에서 메모를 남기는 기자들의 펜 소리와 플래시가 번쩍이는 순간, 국립극장(극장장 박인건)이 다음달 3일부터 28일까지 한 달간 펼칠 ‘창극 중심 세계 음악극 축제’를 알렸다. 


박인건 극장장은 단상에 서며 “이번 축제는 국립극장의 시즌 슬로건 ‘함께 더 멀리’의 출발점이자 창극을 세계 음악극 담론 안에 본격적으로 올려놓는 첫걸음”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동아시아 포커싱'...韓·中·日 전통음악극 한자리에


기자간담회 현장은 작은 공연장처럼 꾸며졌다. 일본 배우 시미즈 간지가 무대에 올라 직접 ‘망한가’의 한 장면을 시연하자 객석에서는 순간 숨죽인 정적이 흘렀다. 이어 광둥 오페라 ‘죽림애전기’의 의상과 동작이 시연되자, 낯설면서도 우아한 몸짓에 취재진의 카메라 셔터가 쉴 새 없이 터졌다.


[현장]“창극, 아시아 넘어 세계로”…국립극장, 세계 음악극 축제 첫선람 틴우 '죽림애전기' 코디네이터 겸 배우는 21일 서울시 중구 국립극장에서 열린 '창극 중심 세계 음악극 축제' 기자간담회에서 광둥 오페라 '죽림애전기'의 공연 모습을 시연하고 있다. [영상=더밸류뉴스]올해 처음 선보이는 이번 축제는 ‘동아시아 포커싱(Focusing on the East)’을 주제로 한국·중국·일본 3국의 전통 기반 음악극 9편이 무대에 오른다. 해오름·달오름·하늘극장에서 23회 공연이 이어지며, 티켓 패키지가 개시 직후 매진되는 등 관객의 뜨거운 반응을 입증했다.


해외 초청작으로는 홍콩아츠페스티벌 제작 ‘죽림애전기’, 일본 노가쿠를 새롭게 해석한 ‘노가쿠: 노와 교겐’, 한·일 합작 음악극 ‘망한가’가 포함됐다. 이날 현장에서 만난 배우 람 틴우는 “관객으로 한국을 여러 차례 찾았지만, 직접 무대에 서는 건 처음”이라며 긴장된 미소를 보였다.


◆창작 창극, 전통과 현대의 경계 허물다 


국내 창작진의 실험적 시도도 주목됐다. 판소리아지트 놀애박스의 1인극 ‘종이꽃밭: 두할망본풀이’, 창작집단 타루의 ‘정수정전’은 제주 무속 신화와 조선 말 여성 영웅 서사를 소재로 삼아 판소리, 민요, 재즈 등 이종 장르의 결합을 시도한다.


[현장]“창극, 아시아 넘어 세계로”…국립극장, 세계 음악극 축제 첫선시미즈 간지 '노가쿠: 노와 교겐'과 '망한가' 연출 및 주연 배우는 21일 서울시 중구 국립극장에서 열린 '창극 중심 세계 음악극 축제' 기자간담회에서 '망한가'의 공연 모습을 시연하고 있다. [영상=더밸류뉴스]국립극장 제작 공연 4편도 소개됐다. 개막작 ‘심청’은 전통 심청가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효심에 국한되지 않는 인간적 서사를 조명한다. 신진 작가 3인의 작품을 소개하는 ‘2025 창극 작가 프로젝트 시연회’, 창극콘서트 ‘토선생, 용궁가다’, 반려동물 시선으로 불평등을 다룬 ‘다정히 세상을 누리면’도 무대에 오른다. 특히 마지막 작품은 자막, 음성 해설, 수어 통역이 도입된 무장애 공연으로, 현장에서 관계자들이 “이제는 장애 유무와 관계없이 모두가 즐길 수 있는 무대”라며 강조했다.


◆창극, 세계 음악극의 공용 언어로


기자간담회가 끝날 무렵, 로비에는 전통의상을 입은 배우들이 돌아다니며 관객과 포즈를 취했고, 참가자들은 스마트폰을 꺼내 연신 사진을 남겼다. 박인건 극장장은 “이번 축제를 시작으로 해외 초청작과 국내 협업을 확대해 세계 각국의 음악극이 모이는 글로벌 페스티벌로 키우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현장]“창극, 아시아 넘어 세계로”…국립극장, 세계 음악극 축제 첫선다음달 3일부터 28일까지 서울시 중구 국립극장에서 열리는 '창극 중심 세계 음악극 축제' 포스터. [이미지=국립극장]

축제 운영진도 “창극은 이제 한국 안에 머무르는 장르가 아니라 세계 음악극의 공용 언어가 될 수 있다”며, “이번 무대에서 관객들이 직접 그 가능성을 체감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행사장 출구에는 이미 축제 포스터와 스탬프 미션 판이 설치돼 있었다. 기자들 사이에서는 “부루마블 판 이벤트는 일반 관객의 발걸음을 붙잡을 장치가 될 것”이라는 반응도 나왔다.


국립극장이 내놓은 첫 세계 음악극 축제는 단순한 무대가 아니라, 현장에 있던 이들에게 창극이 ‘전통’의 틀을 넘어 ‘세계’와 만나는 생생한 순간을 목격하게 했다. 


이번 무대가 앞으로 창극의 국제적 위상을 끌어올리는 도약점이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ric9782@thevalu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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