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3개 소재 수출 규제 강화 이후에도 삼성전자의 글로벌 D램 시장 점유율이 최근 6분기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며 1위를 유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9일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의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전세계 D램 매출액은 148억4400만달러(약 17조9600억원)로 전 분기 163억3300만달러보다 9.1% 감소했다. 다만, 지난해 하반기부터 본격화한 수요감소와 가격 하락세가 최근 둔화조짐을 보이면서 매출 감소율은 전분기(-28.6%)보다는 줄어들었다.
삼성전자 데이터센터용 DDR4 D램 모듈 제품. [사진=삼성전자]
업체별로는 삼성전자가 점유율 45.7%를 차지하며 압도적 1위 자리를 유지를 유지했다. 이 기간 매출액은 67억8300만달러로 전분기 대비 2.7% 줄었으나, 점유율은 3.0%포인트 상승했다. 이는 지난 2017년 4분기(46.0%) 이후 가장 높은 점유율이다. 지난해 4분기 41.3%까지 떨어졌으나 2분기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반도체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기술 초격차’로 1위 지배력을 강화한 것이라고 평가한다. 삼성전자는 일본 수출규제 이후인 지난 7월 말부터 역대 최대 속도를 구현한 ‘차세대 모바일 D램’을 양산하는 등 기술 혁신에 속도를 내고 있다.
SK하이닉스의 2분기 매출액은 전분기보다 12.6% 줄어든 42억6100만달러로 점유율은 1.2%p 하락한 28.7%를 기록했다. 다만,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점유율 합산은 74.4%로 ‘반도체 코리아’의 저력을 확인하게 했다.
전세계 D램 시장 업체별 점유율 추이. [사진=더밸류뉴스]
미국 마이크론은 미·중 무역전쟁 여파로 매출액이 30억4100만달러로 전분기 대비 19.1%나 급감해 상위 업체들 가운데 가장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점유율도 2.5%p 하락한 20.5%에 그쳤다.
한편, D램익스체인지는 올 3분기에도 글로벌 D램 시장의 매출은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보고서는 "(반도체) 소재 수출을 둘러싼 한국·일본의 갈등으로 7월 들어 D램 현물가격이 올랐지만 현물 시장의 규모가 워낙 작기 때문에 재고 조정에 큰 도움이 되지 못했다"면서 "수요가 여전히 부진해 고정 계약 가격은 하락세가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PC에 주로 사용되는 D램(DDR4 8Gb 기준) 제품의 7월 가격은 평균 2.94달러로 전달보다 11.18% 하락하며 3달러선이 붕괴됐다. 지난해 말(7.25달러)과 비교하면 반 토막도 더 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