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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사 탐구] ①하나금융그룹, '사업 다변화' 과제 맞이한 '금융 빅3'...관건은 KDB생명 인수

- 단자회사→외환은행 인수로 '금융지주 빅3' 점프

- 그룹 매출액의 90%가 은행에서 나와...하반기 KBD생명 인수 적극적

  • 기사등록 2023-08-30 16:3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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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금융 시장을 움직이는 주요 금융그룹의 지배구조와 경영 현황, 비즈니스 전략 등을 분석하는 '금융사 탐구' 시리즈를 연재합니다. 기업에게는 생산 자금을 지원하고 개인에게는 소매 금융으로 재산 증식의 기회를 제공하면서 한국 경제를 이끄는 키플레이어로 자리매김하기까지의 성장 과정과 미래 전략을 심층분석해 한국의 금융·자본 시장이 나아가야 할 길을 제시하겠습니다. [편집자주]
[더밸류뉴스=이민주 구본영 기자]

'시작은 미약했지만 그 끝은 심히 창대한 금융그룹.'


하나금융그룹(회장 함영주)을 따라 다니는 수식어이다. 


하나금융그룹은 국내 금융지주 '빅5'(KB∙신한∙하나∙우리∙농협금융지주) 가운데 출발이 가장 소박하다는 특징을 갖고 있다. 


하나금융그룹의 시작은 1971년 6월 설립된 단자회사 한국투자금융(일명 '한투')이다. 박정희 정권의 경제개발계획에 따라 기업들이 우후죽순격으로 생겨나고 자금 수요가 커지자 기존의 은행 외에 기업들에게 단기자금을 제공하자는 취지에서 정부가 허가한 신종 금융업태였다. 하나금융지주를 제외한 금융지주사들의 출발이 제1금융권(은행)인 것과 차이가 있다. 당시 한투는 자기자본 규모나 인력에서 제1금융권과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소박했고 이른바 '조상제한서'(조흥∙상업∙제일∙한일∙서울은행)로 서열화된 당시 금융업계에서 '단자회사'라며 괄시당하기도 했다. 


하나금융그룹 지배구조. 단위 %. [자료=하나금융지주 사업보고서]

◆외환은행 인수하며 '금융지주 빅3' 점프... 글로벌 경쟁력도 확보 


그로부터 52년이 지났다. 


하나금융그룹은 이제 한국 자본시장에서 금융지주 '빅3'로 자리매김했다. 지난해 12월 기준 자기자본(자본총계) 기준으로 금융지주사 순위를 매겨보면 1위 신한지주(51조1304억원), 2위 KB금융지주(49조6429억원)에 이어 하나금융지주가 3위(37조4189억원)를 기록하고 있다. 이어 4위 우리금융지주(31조6273억원), 5위 농협금융지주(28조6777억원) 순이다.


매출액 기준으로 하나금융지주는 2위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액을 살펴보면 1위 KB금융지주(88조8959억원), 2위 하나금융지주(70조8438억원), 3위 우리금융지주(42조3727억원), 4위 신한지주(35조4133억원)이다(이하 K-IFRS 연결). 상장사 1곳(하나금융지주)을 포함해 계열사 45개를 두고 있다.  


반세기만에 상전벽해(桑田碧海), 경천동지(驚天動地)의 '사변'(事變)이 벌어진 것이다.  


KB금융∙신한∙하나금융∙ 우리금융∙ 농협금융지주 등 5대 금융지주사 자본총계 추이. K-IFRS 연결, 단위 억원.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

하나금융그룹의 이같은 점프의 비결은 M&A(인수합병) 덕분으로 요약된다. 


한국투자금융은 설립 20년만인 1991년 7월 하나은행으로 전환했고 이후 충청은행(1998년 6월), 보람은행(1999년 1월), 서울은행(2002년)을 차례로 인수하거나 흡수 합병하면서 빠르게 사이즈를 키웠다. 

 

하나금융그룹이 지금의 금융지주 '빅3'로 점프한 결정적 계기는 2012년 외환은행 인수였다. 하나금융그룹은 외환은행을 인수하면서 자산규모가 99조원에서 165조원으로 단숨에 두 배 가까이 점프했다. 은행 지점(점포) 숫자도 하나은행(650개)은 당시 4위였다가 외환은행(354개)을 합쳐 1004개가 되면서 국민은행(1197개)에 이어 2위로 도약했다. 


이것 뿐만이 아니었다. 당시 하나은행은 해외 지점이 4개에 불과했는데 외환은행 해외지점(12개)을 인수하면서 국내 은행 가운데 가장 많은 해외지점(16개)을 보유하게 됐다. 하나금융그룹이 지금의 '해외 지점에 강한 금융지주사'로 탈바꿈한 계기가 된 것이다. 현재 하나금융그룹의 해외 네트워크는 24개국 214개로 국내 금융그룹 가운데 가장 많다. 금융업계에서 하나은행의 외환은행 인수가 '신의 한수'로 회자되는 배경이다. 


하나금융그룹의 이같은 성장을 주도한 인물은 김승유 전 하나금융그룹 회장이다. 그는 1971년 한투 설립 원년에 신입사원으로 입사해 1997년부터 2005년까지 하나은행장으로 근무했고 하나은행이 지주사로 변신한 2005년 하나금융지주 초대회장을 맡아 2012년까지 7년동안 3연임했다. 이 기간에 그는 하나금융그룹을 가파르게 성장시켰고 앞서 언급한 외환은행을 갖가지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최종 인수하며 대미를 장식했다. 김승유 전 회장은 외환은행 인수 당시의 이명박 대통령과 고려대 경영학과 동기(61학번)이다. 


◆매출액 절대액이 은행 편중... 사업 다변화 과제 안아 


그런데 하나금융그룹의 성공 스토리는 여기까지이다. 하나금융그룹은 '포스트(POST) 김승유'에 접어들면서 도전을 맞이하고 있다. 


현재 하나금융그룹이 대면한 가장 큰 도전은 '은행 일변도'의 비즈니스 구조이다. 다시 말해 하나금융그룹은 은행을 제외하면 규모나 경쟁력에서 내세울만한 것을 찾기 어렵다는 한계를 갖고 있다. 


하나금융그룹 주요 계열사의 영업수익(매출액). K-IFRS 연결, 단위 억원.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 

올해 상반기 기준 하나금융지주의 순이익 가운데 은행이 차지하는 비중은 90%에 달한다. 그룹 전체 순이익의 대부분이 은행에서 창출된다는 의미다. KB금융지주가 62%, 신한지주가 64.2% 수준의 은행 의존도를 보인 것과 비교해보면 비정상적으로 높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하나금융그룹의 매출액 비중. [자료=하나금융그룹]

이는 하나금융그룹이 증권(하나증권), 카드(하나카드), 보험(하나생명보험, 하나손해보험) 부문이 약하다는 의미도 갖고 있다. 


기업분석전문 버핏연구소의 지난해 리그테이블(League table) 집계 결과 하나증권(대표이사 강성묵)은 ECM(Equity Capital Market·증권자본시장) 부문에서 10위권에도 포함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13위). 리그테이블이란 기업이 IPO(기업공개), 유상증자, ELB(증권연계채권) 발행을 하는 과정에서 증권사가 주간사로 참여한 실적을 순위로 매긴 것으로 '자본시장의 꽃'으로 불린다. 또 하나금융그룹은 버핏연구소의 카드, 보험 부문 리그테이블에서도 10위권에 포함되지 못했다.  


지난해 국내 증권사의 ECM 주관 현황. [자료=버핏연구소] 

하나금융의 올해 1분기 비은행부문 그룹 수익 기여도는 14.4%로 지난 2016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하나금융지주의 비(非) 은행 부문 기여도 추이. [자료=하나금융지주] 

이에 따라 하나금융그룹의 향후 핵심 과제는 '비은행 강화'가 될 전망이다. 이는 함영주 하나금융 회장이 지난 1월 신년사에서 "보험, 카드, 자산운용 등 비은행 부문의 M&A를 적극 고려할 것"이라고 밝힌 배경이기도 하다. 


하나금융지주는 최근 KDB생명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고 인수를 위한 실사(Due diligence)에 들어갔다. 산업은행과 칸서스자산운용이 공동으로 설립한 KDB칸서스밸류PEF는 지난달 12일 KDB생명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하나금융지주를 선정했다. KDB생명 인수에 성공하면 하나생명을 하위권 생보사에서 중위권 생보사로 자리매김하는 등 시너지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함영주 회장, 외환은행과의 '화학적 결합' 주도


함영주 회장은 김승유(2005~2012), 김정태(2012~2022) 전 회장에 이어 지난해 3월 하나금융그룹을 이끄는 3대 회장에 취임했다. 김정태 회장이 김승유 회장의 뒤를 이어 하나금융그룹의 제2도약을 이끌 것으로 기대됐으나 여러 사정으로 연임을 포기하면서 함영주 회장이 과제를 떠안게 된 것이다. 1956년 충남 부여 태생으로 선린상고를 졸업했고 1980년 서울은행애 입행해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2002년 서울은행이 하나은행에 인수되면서 '하나맨'이 됐고 2015년 KEB하나은행의 초대 은행장을 맡아 외환은행과의 화학적 결합을 이끌었다. 


전임 회장들이 카리스마로 장기 근무해왔다면 함영주 회장은 부드러운 리더십을 발휘하고 있다. 스스로를 '시골 촌놈'이라 말하며 격의없이 소통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룹 내 임원, 부서장 등을 대상으로 '시네마 포럼'을 진행하고 있다. 


함영주(왼쪽) 하나금융그룹 회장, 이승열 하나은행장. [자료=하나금융지주]

이승열 하나은행장은 1963년생으로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했고 1991년 외환은행에 입행해 사회생활을 시직했다. 외환은행이 하나은행에 인수되면서 '하나맨'이 됐고 하나은행 경영기획그룹장 등을 거쳐 올해 1월 하나은행장에 올랐다. 


qhsdud1324@iclou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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