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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탐구] 삼성증권 장석훈, 실적↑으로 역대 '최장수 삼성증권 CEO'...향후 행보 관심↑

- '유령 주식' 사고 '리스크 관리'에 실적 개선까지... 증권업계 장수 CEO 등극

  • 기사등록 2023-06-20 14:5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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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밸류뉴스=공현철 기자]

장석훈 삼성증권 대표이사가 다음 달이면 'CEO 재임 5년'을 꼬박 채운다. 역대 삼성증권 CEO 가운데 최장수 기록을 갈아 치웠고 현직 주요 증권사 CEO 가운데 세번째로 장수 CEO 반열에 올랐다. 실적 개선에 힘입어 장수 CEO에 등극한 장석훈 대표의 향후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일러스트=홍순화 기자]

◆ 장석훈 대표는...


▷1963년생(60) ▷연세대 경제학과 ▷미국 위스콘신대 경영학석사(MBA) ▷삼성증권 기획팀(1995)·인사팀장(2003)·상품지원담당(2007)·전략인사실장(2009)·인사지원담당임원(2011. 7) ▷삼성화재 인사담당임원(2013. 11) ▷삼성증권 경영지원실장(2018. 2) ▷삼성증권 대표이사(2018. 7~현재)


◆최장수 삼성증권 CEO...다음달 '재임기간 5년' 진기록 


장석훈 대표는 2018년 7월에 삼성증권 최고경영자에 취임해 다음 달이면 5년을 꼬박 채우게 된다. 


이는 역대 삼성증권 CEO 가운데 최장수 기록이다. 삼성증권 CEO는 그간 'CEO 무덤'으로 불릴 정도로 단명했다. 


더밸류뉴스 취재 결과 지난 2000년 이후 삼성증권 CEO는 유석열, 황영기, 반용음, 배호원, 박준현, 안종업, 김석, 김남수, 윤용암, 구성훈 등 모두 10명이었고 평균 재임기간은 1년 9개월(장석훈 대표이사 제외)로 2년이 채 되지 않는다. 삼성그룹 계열사 CEO들의 평균 재임기간(2년 10개월)보다 짧다. 재임기간이 6개월이 되지 않는 CEO도 반용음(2개월), 안종업·김남수(1개월)로 3명이었다. 이 기간 최장수 CEO는 배호원 대표로 4년(2004년 5월~2008년 6월)이었다. 역대 삼성증권 CEO들이 이처럼 단명한 것은 삼성그룹 계열사 CEO의 특징을 갖고 있는 데다 '유령 주식 사고'를 비롯한 사건·사고 때문으로 분석된다. 장석훈 대표의 재임 5년이 돋보이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장석훈 대표는 현직 주요 증권사 CEO들 가운데서도 세번째로 장수 CEO 반열에 올랐다. 더밸류뉴스 조사 결과 6월 현재 증권업계에서 최장수 CEO는 최희문 메리츠증권 대표(13년4개월)이고 이어 정영채 NH투자증권 대표(5년3개월), 장석훈 대표(4년11개월), 정일문 한국투자증권 대표(4년4개월), 박정림 김성현 KB증권 대표(4년4개월), 황현순 키움증권 대표(1년5개월), 이만열 미래에셋증권 대표·김상태 신한투자증권 대표(1년 3개월), 김성묵 하나증권 대표(5개월)이다.


국내 주요 증권사 CEO 재임기간. 2023년 6월 기준.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

◆위기 관리 이후 실적 개선에도 성과... 자산관리 실적↑


장석훈 대표가 장수 CEO에 오른 비결은 뭐니뭐니해도 실적 개선 덕분이다. 


장 대표가 2018년 7월 CEO에 취임할 당시 삼성증권은 이른바 '유령주식 배당 사건'으로 흔들리고 있었다. 


유령주식 배당 사건이란 지급돼야할 배당금 '액수'만큼의 '주식'이 잘못 지급돼 삼성증권 거래량이 폭증하고 주가가 급락한 사건이다. 삼성증권 직원들이 보유한 우리사주에 배당금 1000원을 지급해야 했지만 1000주를 배당했다. 이 때 100조원가량의 주식이 배당됐는데, 일부 직원이 배당 받은 주식을 매도하면서 사건이 벌어졌다. 이 사건으로 윤용암 전 대표이사의 후임으로 들어온 구성훈 전 대표이사가 직무정지 3개월 징계를 받게 되면서 사의를 표명했고, 그 공백을 장석훈 대표가 채운 것이다. 당시 장 대표의 임무는 배당사건 수습이었다.


장 대표는 사건을 순발력있게 수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는 피해를 입은 개인투자자들에게 장중 최고가였던 3만9800원으로 피해를 보상하고 전산 시스템을 분리해서 사고 예방에도 노력을 기울였다. 고객과의 신뢰회복에 방점을 찍고 사고 조기 수습에 힘쓴 것이다. 덕분에 삼성증권 경영은 빠르게 정상화됐다. 


장석훈 대표가 사건 수습에서만 그쳤다면 지금의 장수CEO 등극은 쉽지 않았을 것이다. 장 대표는 이후 실적 개선에 괄목할만한 성과를 냈다. 장 대표 취임 이후 삼성증권 매출액(영업수익)은 주식시장 혹한기이던 2021년을 제외하고 지속적으로 우상해왔다. 삼성증권의 지난해 실적을 살펴보면 매출액 13조4869원, 영업이익 5781억원, 당기순이익 4224억원으로 전년비 매출액이 37.49% 급증했다. 다만 주식 시장 침체로 영업이익, 당기순이익은 각각 55.83%, 56.24% 감소했다. 


삼성증권의 연간 매출액, 영업이익률 추이. [자료=삼성증권]

구체적인 부문을 살펴보면 자산관리(WM) 부문의 성과가 두드러지고 있다. 삼성증권의 강점으로 꼽히는 고액 자산가 대상의 서비스에서 성과를 내고 있는 것이다. 삼성증권의 지난 1분기 실적은 매출액 4조4112억원, 영업이익 3416억원, 당기순이익 252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4.38%, 61%, 66.44% 증가했다. 실적의 배경으로 자산 1억이상 고객수(HNWI)이 전분기 대비 15.5% 증가하면서 초고액자산가 등 고객 기반 성장을 이뤄냈다고 밝혔다.


삼성증권의 분기 매출액, 영업이익률 추이. [자료=삼성증권]

장 대표는 모바일트레이딩서비스(MTS) ‘O2’와 ‘mPOP’, 퇴직연금 그리고 초고액자산가 자산관리 등 고객유치에 힘써왔다. 삼성증권의 MTS는 두가지가 있는데 ‘mPOP’은 여타 증권사의 MTS와 크게 다른 것은 없다. 계좌개설, 자산관리, 주식매매 등의 기능을 갖고 있는데, ‘O2’는 MZ세대를 겨냥해 만든 어플로 초보자들도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언어로 만들어졌고 많은 기능을 축소해 놨다. 또 국내주식과 해외주식은 한 화면에서 투자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한마디로 ‘mPOP’의 축소판이라고 볼 수 있다. 이어 삼성증권의 퇴직연금은 고용노동부가 처음으로 공시한 디폴트옵션 상품 현황에서 초저위험 ·저위험 등급에서 3개월 수익률 1위를 차지하는 등 성과를 나타내고 있다. 디폴트옵션이란 퇴직연금 가입자가 별도 운용 방법을 고르지 않을 시에 사전에 지정된 포트폴리오로 운용되도록 한 것이다. 


◆'은둔의 CEO'... 미디어에 좀체 드러나지 않아


장석훈(가운데) 삼성증권 대표가 2019년 9월 캐나다 퀘벡에서 퀘벡 연기금과 MOU(업무제휴)를 맺고 기념촬영하고 있다. 왼쪽부터 베르쥬홍(Claude Bergeron) 퀘벡주 연기금 투자총괄대표, 장석훈 대표, 엠마뉴엘 쟈끌로(Emmanuel Jaclot) 퀘벡주 연기금 인프라 담당 대표. [사진제공=삼성증권]

장석훈 대표는 '은둔의 경영자'로 불린다. 삼성그룹 계열사들이 일반적으로 미디어에 등장하지 않는 편이지만 장석훈 대표의 경우 은둔의 정도가 과도한 편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업무제휴 기념식이라든가 하는 꼭 필요한 행사 외에는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삼성증권 사업보고서에 나와 있는 장석훈 대표의 임기만료일은 내년 3월 18일이다. 업계에서는 장 대표가 위기 관리 능력과 경영 성과를 바탕으로 유임되거나 삼성그룹 계열사 CEO로 이동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police202@thevalu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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