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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밸류뉴스=이지윤 기자]

국내 5위 가상화폐 거래소 고팍스(대표이사 이준행)가 세계 최대 암호화폐 거래소 바이낸스에 인수된다는 소문이 나돌면서 이 회사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3일 인베스터닷컴 등에 따르면 세계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 바이낸스가 고팍스 인수를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바이낸스는 고팍스 최대주주 이준행 대표 지분(41.2%) 매입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더밸류뉴스와의 통화에서 고팍스는 "자사의 공지 내용이 아니기에 바이낸스 인수설과 관련한 사실 확인에 대해 따로 할 말은 없다"며 선을 그었다.  


고팍스는 국내 가상자산 시장에서 존재감이 크지 않다. 한국기업평판연구소에 따르면 2022년 12월 빅데이터 분석 결과 가상화폐거래소 2022년 12월 브랜드평판 순위는 빗썸, 업비트, 코인원, 코빗, 고팍스 순인 것으로 나타났다. 고팍스는 참여지수, 미디어지수 등 모든 항목에서 가장 낮은 순위를 기록하며 낮은 인지도를 보였다. 루나사태, FTX 파산 영향으로 인한 ‘고파이’ 출금 중단 등 고팍스와 직간접적인 사태가 연달아 벌어지면서 투자자들의 민심 또한 떨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국내 거래소 5위…한때 별명은 ‘선비 거래소’


고팍스 최대 주주이기도 한 이준행 대표는 미국 하버드대 역사학과를 졸업해 맥킨지 컨설턴트를 거친 끝에 2015년 블록체인 금융 서비스를 위해 스티리미를 설립했다. 스티리미는 2017년 11월부터 고팍스를 운영하고 있으며 스티리미의 지분 41.22%를 이준행 대표가 보유하고 있다. 스트리미는 고파이도 운영한다. 고파이는 보유 중인 가상자산을 예치해 이자수익을 가상자산으로 받을 수 있는 일종의 가상자산계 은행이다.


이준행 고팍스 대표. [사진=고팍스]


고팍스는 현재 국내 5대 암호화폐 거래소 중 하나로 출범 이후 해킹이나 불공정 거래 등 부정 이슈가 없었고, 또 코인 갯수가 많이 없고 깐깐한 심사를 통해 유망한 코인만을 상장하는 거래소로 정평이 나 있었다. '단독상장'으로 틈새 공략을 했다. 타 거래소에서는 150~200여개의 코인을 거래할 수 있는 반면 고팍스에서는 현재 80여개 가량의 코인을 거래할 수 있다.


2021년 가상자산 거래소를 대상으로 특금법이 본격 시행된 이후에도 실명계좌 인증을 계약할 은행을 찾지 못해 코인만 거래하는 코인마켓으로 운영되다가 지난해 전북은행과의 계약에 성공하며 4월 말을 기점으로 현금 거래가 가능한 한국의 5번째 거래소가 됐다.


◆FTX사태로 연일 타격…예치 서비스 지연


고팍스는 현재 자체 가상자산 예치 서비스인 고파이 이자 지급을 중단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미국 가상자산 전문매체 코인데스크는 FTX 자회사 알라메다리서치의 재무건전성을 지적했고, 이후 세계 1위 거래소 바이낸스가 보유하고 있던 FTX 자체 발행 가상자산인 FTT 코인을 전량 매각하겠다고 밝히면서 코인런(고객이 자금을 한꺼번에 인출)이 벌어졌다. 이에 따라 FTT 가격은 걷잡을 수 없이 폭락하기 시작, 불과 5일만에 기업 파산에까지 이르렀다. 


FTX의 파산은 고팍스에도 영향을 미쳤다. 지난해 11월 고파이 자금 운용을 맡고 있는 제네시스 트레이딩이 FTX 사태로 유동성 위기에 봉착하면서 출금과 신규 대출 및 자금 상환을 중단했다. 제네시스가 FTX 파산 신청 여파로 신규 대출 및 환매를 중단하면서 고파이 원금 및 이자지급도 중단된 상태다.


그러다 최근 고팍스는 투자 의향을 내비쳤던 블록체인 업체와 실사를 마무리하며 사실상 투자 실사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고 발표했다. '고파이' 투자금 출금 재개에 한 발짝 다가선 것이다. 고팍스는 더밸류뉴스와의 통화에서 "실사 마무리 단계이긴 하나 투자하고 있는 업체와의 계약관계로 인해 향후 진행 과정에 대한 자세한 설명은 어렵다"고 말했다. 


고팍스의 투자 실사 마무리 공지로 국내 첫 '코인 디폴트'사가 나오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는 당분간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고팍스가 그간 암호화폐 업계에서 '선비 거래소'로 불릴 만큼 그간 해킹이나 불공정 거래 등 부정 이슈가 없었기 때문에 충격의 여파가 다소 컸던 것으로 보인다.


고팍스 '원화마켓' 문 연다…수수료 전액 면제[이미지=고팍스]


◆고팍스, "'고파이' 문제 해결이 최우선"


지난해 12월 29일 오후 5시 기준, 가상화폐 시황중계 사이트 코인게코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기준 고팍스의 하루 거래량은 177만4641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국내 가상화폐 거래소 4위인 코빗(172만1061달러)보다 5만 달러가량 앞서 있는 수치이다.


2021년까지의 고팍스의 실적이 코빗보다 높았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템에 따르면 고팍스를 운영하는 스티리미의 매출이 코빗보다 많았다. 2021년 스티리미의 영업수익(매출액)은 315억원, 코빗은 226억원이다. 


고팍스 측은 "지난해 4월 전북은행과 계약하면서 신규 계좌를 획득해 유동성 자체가 없는 상태에서 다시 시작한 것이라 거래량이 더딘 것"이라며 "대신에 고객 유저베이스가 줄지 않은 상황에서 고객이 돌아오도록 하기 위해 향후 UI 업데이트 등 다양한 준비를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러나 향후 ‘고파이’의 출금 지연 해결이 우선인 만큼 문제 해결에 총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가 고팍스에게 쉽지 않았던 해였던 만큼 2023년도 또한 고팍스에게는 힘든 한 해가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실적의 경우, 고팍스와 코빗이 분기별 공시 대상이 아니기 때문에 구체적인 실적 확인이 어려우나 타 코인 거래소들의 실적이 대체로 부진한 상황에서 이들 거래소 또한 좋은 실적은 기대할 수 없는 상황인 것으로 짐작된다. 2023년 전망에 대해 고팍스는 "올해 가상화폐에 관련한 규제 입법이 순차적으로 진행될 예정이라 대체적으로 보수적인 운영 기조가 유지될 것으로 전망한다”며 “향후 투자환경 또한 개선돼 가상화폐 시장도 다시 회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고팍스는 ‘고파이’의 문제 해결과 더불어 투자자들의 거래 편의를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전했다.


jiyoun6024@thevalu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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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3-01-03 14:5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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