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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삼성의 한화종합화학 지분 인수. 왜?

- 2015년 이후 6년만의 빅딜... 삼성∙한화, 서로 윈윈

- NH투자증권, “한화종합화학 IPO, 수소사업 성장성 가시화 이후 진행”

  • 기사등록 2021-07-12 16:3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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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밸류뉴스=신현숙 기자]

한화그룹과 삼성그룹의 빅딜이 6년만에 완성됐다. 한화는 삼성이 보유한 한화종합화학 지분을 1조원에 사들이기로 했다. 이는 내년 4월 전까지 삼성물산과 삼성SDI가 보유한 한화종합화학 지분을 IPO(기업공개)나 직접 매입을 통해 처리해야하는 규정에 따라 진행한 것이다.


지난 23일 한화종합화화학의 대주주인 한화에너지와 한화솔루션은 이사회를 열고 삼성이 보유한 한화종합화학 지분 24.1%(삼성물산 20.05%, 삼성SDI 4.05%)를 1조원에 인수하기로 결의했다. 최근 수소 관련 사업 등 친환경 쪽으로 방향을 틀고 있는 한화종합화학은 빅딜 완성을 계기로 신사업 투자에 더욱 집중할 계획이다. 국내 시장점유율 1위인 한화종합화학은 폴리에스테르 섬유와 페트병 원료로 쓰이는 고순도 테레프탈산(PTA)을 생산하고 있다. 


서울 중구 청계천로 한화빌딩. [사진=더밸류뉴스]


◆한화에너지∙솔루션, 삼성물산∙SDI의 한화종합화학 지분 취득 


앞서 한화는 2015년 삼성으로부터 한화토탈, 한화종합화학, 한화탈레스, 한화테크윈 등 방산·화학 계열 4개사를 약 2조원에 인수하기로 했다. 당시 삼성은 삼성종합화학(현 한화종합화학) 지분을 남겨뒀는데, 한화의 인수 부담을 덜고 협력 관계를 이어 나가기 위해서였다. 


양측은 계약 시 올해 4월(1년 연장 가능)까지 한화종합화학을 상장한다는 내용을 계약서에 포함시켰다. 아울러 보유 지분을 일정 금액에 되파는 풋옵션(주식매도청구권)도 계약서에 명시했다. 이에 이달 초 한화종합화학은 IPO를 진행하기도 했으나 최종 무산되면서 남아있던 삼성 측 지분을 한화가 모두 인수한 것이다. 


향후 한화종합화학 최대 주주인 한화에너지(39.2%)와 2대주주인 한화솔루션(26.1%)이 삼성물산(20.05%)과 삼성SDI(4.05%)의 한화종합화학 지분을 취득한다. 최종 인수 후 한화종합화학 지분은 한화에너지 52.4%, 한화솔루션 47.6%로 변경된다. 이번 지분 취득에 한화에너지는 약 5270억원을, 한화솔루션은 약 4730억원을 투입하고 삼성물산은 8219억원을, 삼성SDI는 1658억원을 확보한다. 대금의 경우 1차는 올해 한화에너지와 한화솔루션이 보유한 현금으로, 2~3차는 향후 사업에서 발생하는 이익으로 지급한다는 계획이다.


한화-삼성 빅딜 일지. [이미지=한화그룹]


◆한화 재계순위 10→7위 UP 


빅딜 이후 양측 모두 ‘윈윈’했다는 평가다. 한화의 경우 2014년 10위였던 재계 순위가 지난해 7위까지 올라서며 지난 6년간 규모, 내실 모두 큰 성과를 거뒀다. 삼성의 화학계열사(삼성종합화학, 삼성토탈)와 방산계열사(삼성테크윈, 삼성탈레스)를 인수 후 현재 한화는 화학, 방산업에서 두각을 보이고 있다. 


한화종합화학은 2014년 영업손실 41억원이었으나 지난해 영업이익 375억원을 기록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옛 한화테크윈) 역시 2015년 영업손실 596억원에서 지난해 영업이익 2439억원을 기록했다. 한화는 “이번 지분 인수로 한화·삼성 빅딜 시즌1이 마무리됐다”며 “시즌2는 미래 전략 사업을 본격 추진해 석유화학 회사에서 지속 가능 미래형 기업으로 체질을 바꾸는 작업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 역시 비주력 사업을 매각하고 주력 사업에 집중해 성과를 내고 있다는 평가다. 특히 이번에 유입되는 현금은 사업경쟁력 강화하기 위한 투자재원으로 활용될 전망이다. 삼성물산은 "에너지와 소재 분야에서 기존 사업들을 공고히 해 나감과 동시에 친환경 에너지 및 산업용 소재 분야 등 유망분야 사업 확대를 위해 핵심 역량을 강화해 지속적으로 개발을 추진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한화종합화학 울산사업장. [사진=한화종합화학]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세 아들이 지분 100%를 가지고 있는 에이치솔루션은 한화에너지(100%) 모회사다. 한화에너지는 한화종합화학의 최대주주다. 에이치솔루션→한화에너지→한화종합화학으로 이어지는 것이다. 에이치솔루션은 김승연 회장의 장남 김동관 한화솔루션 사장(50%)이 최대주주이며, 차남 김동원 한화생명 전무(25%), 삼남 김동선 한화호텔앤리조트 상무(25%)가 2대 주주다. 이에 한화종합화학이 상장하며 공모금을 모으면 한화 3형제의 경영권 승계가 원활해진다. 


이에 업계에서는 한화종합화학이 IPO를 끝까지 진행할 것으로 봤으나 추후 사업을 키워 더 높은 기업가치를 인정받게 되면 재추진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황유식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한화그룹은 한화종합화학이 보유한 혼소발전 및 수소충전소 등 수소 사업을 확대하고 있는데 수소의 성장 가치가 높다는 판단으로 직접 지분매입으로 거래를 종료하기로 한 것”이라며 “한화종합화학의 IPO는 수소사업 성장성이 가시화된 이후로 연기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shs@thevalu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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