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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랑 끝 몰린 쌍용차...감사의견 거절로 상장폐지 위기

- 1분기 영업손실 986억원…전년비 적자 폭 증가

- 13분기 연속적자에 “존속 불확실”…올해 만기 차입금만 2500억원

  • 기사등록 2020-05-18 11:1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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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밸류뉴스=신현숙 기자]

13분기 연속 적자를 이어오고 있는 쌍용자동차에 대해 감사인인 삼정회계법인이 올해 1분기 감사보고서에 대해 '의견 거절' 판정을 내렸다. 쌍용차가 실적 악화 지속으로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기 때문이다.

 

쌍용차는 올해 1분기 재무제표에 대해 감사인인 삼정KPMG가 감사의견 거절을 표명했다고 지난 15일 공시했다. 쌍용차가 '한정'과 '부정적', '의견 거절' 등 비정적 감사의견을 받은 것은 2009년 기업회생절차 신청 이후 처음이다. 

 

이에 쌍용차는 15일부터 7영업일에 해당하는 오는 22일 이내 이의신청을 해야 한다. 신청을 하면 개선 기간 1년을 받을 수 있는데 만약 내년에 또 비적정 감사의견을 받으면 상장폐지된다. 

 

다만 이번 보고서는 반기보고서, 사업보고서가 아니기 때문에 즉각적인 제재 대상은 아니다. 상장사의 경우 반기보고서가 의견 거절을 받으면 관리 종목 지정, 사업보고서가 의견 거절을 받으면 상장폐지 대상이 된다.

 

쌍용자동차의 대표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티볼리’. [사진=더밸류뉴스(쌍용차 제공)]

쌍용차가 이번에 감사의견 거절을 받은 이유는 최근 극심한 실적 악화를 겪고 있어 계속 기업으로서의 불확실성이 커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또한 쌍용차는 2015년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티볼리 이후 후속작을 내지 못하고 있다.

 

쌍용차는 올해 1분기까지 13분기 연속 영업손익 적자를 이어오고 있다. 매 분기 1000억원에 가까운 손실을 내고 있다. 올해 1분기에는 매출액 6492억원, 영업손실 986억원, 당기순손실 1935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30.4% 급감하고 영업손실 폭도 지난해 1분기(278억)보다 확대됐다. 올해 1분기 판매는 2만4139대로 전년비 20.7% 줄었다.

 

쌍용차는 “2월부터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글로벌 확산으로 해외부품 수급이 차질을 빚어 라인별 순환 휴업 실시 등의 영향으로 판매와 매출이 각각 전년비 30.7%, 30.4% 감소한 데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올해 1분기 별도기준 실적은 더욱 악화해 영업손실 978억원, 당기순손실 1929억원을 기록했다. 부채비율과 자본잠식률의 경우 지난해 1분기 각각 245.2%, 4.3%였으나 올해 1분기는 755.6%, 71.9%로 급등하며 완전 자본잠식에 근접했다. 자본잠식률이 50%를 웃돌면 관리종목에 지정되고 80% 이상은 상장폐지 대상이 된다. 이와 함께 유동부채가 유동자산보다 5767억원 초과된 상황이 지속되고 있어 재무구조에 대한 우려가 커졌다.

 

삼정KPMG는 "이 같은 상황은 계속기업으로 그 존속능력에 유의적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며 "계속기업으로 존속하기 어려운 경우 자산과 부채를 정상적인 영업활동 과정을 통해 장부가액으로 회수하거나 상환하지 못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사진=더밸류뉴스(쌍용차 제공)]

아울러 쌍용차는 산업은행이 오는 7월 만기가 돌아오는 차입금 900억원을 유예해주지 않으면 부도를 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올해 만기가 돌아오는 차입금은 2500억원 규모다. 

 

이 같은 상황으로 쌍용차는 추가 자금 수혈이 없으면 경영 정상화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로서는 최대 주주인 인도 마힌드라 그룹의 적극적인 지원을 기대해야 하는 상황인데 이도 쉽지 않을 전망이다.

 

앞서 쌍용차의 위기 극복을 위해 2300억원의 자금을 투입할 계획이었던 마힌드라는 코로나19 영향으로 지원 규모를 400억원으로 축소했다. 그러나 400억원은 쌍용차를 회생시키기에는 부족한 금액이다. 특단의 조치가 없으면 상장폐지 및 부도로 치닫을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shs@thevalu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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