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과 영풍·MBK파트너스간의 경영권 분쟁에서 사법부가 영풍 측의 손을 들어줬다. 고려아연이 해외 계열사를 동원해 최대주주인 영풍의 의결권을 막아선 조치에 대해 대법원이 최종적으로 위법 판결을 내리면서다.
31일 법조계 및 IB업계에 따르면, 대법원은 고려아연의 호주 법인인 '선메탈스(Sun Metals Corporation Pty. Ltd., 이하 SMC)'를 국내 상법상 자회사로 볼 수 없다고 판단한 원심을 지난 28일 확정했다. 상법 제369조 제3항에 명시된 주식회사 요건과 동일하거나 유사하다고 보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영풍·MBK파트너스는 "이번 결정은 개인의 자리 보전을 위해 회사와 계열사 구조를 무리하게 활용한 최윤범 이사의 경영권 방어 시도에 대해 사법부가 제동을 건 것"이라고 말했다.
고려아연 CI. [이미지=고려아연]
앞서 고려아연은 2025년 1월 임시주주의총회 당시 SMC를 매개로 한 상호주 형성을 이유로 들며 영풍이 보유한 의결권 행사를 금지한 바 있다. 그러나 최고법원이 해당 전제 자체를 부정함에 따라 당시 이뤄진 의결권 차단 조치는 법적 효력을 잃게 됐다.
이번 판결은 향후 예정된 공정거래위원회의 판단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공정위는 고려아연이 SMC와 SMH 등 해외 거점을 우회하여 순환출자 고리를 형성했는지, 이것이 공정거래법상 규제를 피하기 위한 탈법에 해당하는지를 두고 전원회의 심의를 앞두고 있다.
영풍·MBK파트너스는 “이번 대법원 결정은 해외 계열사를 우회 통로로 삼아 국내 법질서와 주주권을 무력화하려 했는지 여부를 살피는 공정위 심의에도 중요하게 고려될 것”이라고 말했다.
영풍·MBK파트너스는 이번 대법원 결정이 오는 9월 9일 고려아연 임시주주총회에서 경영진으로부터 독립적인 감사위원을 선임해야 할 필요성을 분명히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고려아연 현 이사회와 감사위원회는 SMC를 활용한 최대주주 의결권 제한, 해외 계열사를 통한 순환출자 구조, 경영권 방어 목적의 회사 자산 및 계열사 활용 등 최윤범 이사가 주도한 핵심 의사결정에 대해 어떠한 실질적 견제도 하지 못했다.
증권선물위원회 제재, 국세청 특별세무조사, 공정거래위원회 심사, 회사 자금 유용과 이해상충 의혹, 석연치 않은 해외 투자 논란이 이어지는 지금도 감사위원회 차원의 독립적 조사와 책임 규명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영풍·MBK파트너스는 "현 감사위원회가 침묵하는 사이, 고려아연의 법적·재무적·지배구조 리스크는 계속 확대되고 있다"며 "오는 9월 9일 임시주총은 경영진으로부터 독립된 감사위원회를 통해 이러한 악순환을 끊을 수 있는 기회"라고 강조했다.
MBK파트너스, 영풍 CI. [이미지=MBK파트너스, 영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