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가 카카오톡·인공지능(AI) 중심 사업과 테크핀·콘텐츠·모빌리티 및 투자 사업을 분리해 독립 경영에 나선다. 사업별 의사결정과 자본 배분 체계를 나누고 각 부문의 성과를 시장에서 별도로 평가받겠다는 구상이다.
카카오는 21일 이사회를 열고 카카오AI와 카카오X로 회사를 인적분할하기로 결의했다고 21일 밝혔다. 카카오AI는 신설회사, 카카오X는 존속회사다. 순자산 장부가액을 기준으로 한 분할비율은 카카오AI 0.36, 카카오X 0.64다. 기존 주주는 해당 비율에 따라 두 회사의 주식을 모두 배정받는다.
김도영 카카오X 대표 내정자. [사진=카카오]◆카카오AI, 카카오톡·AI 사업 집중…정신아 대표 내정
카카오AI는 카카오톡을 중심으로 AI와 광고, 커머스를 연결하는 플랫폼 사업을 맡는다. 디케이테크인과 케이앤웍스 등 운영 자회사도 카카오AI 산하에 포함된다. 대표이사에는 정신아 현 카카오 대표가 내정됐다.
카카오AI는 카카오톡 이용자의 관계와 대화, 서비스 이용 정보를 기반으로 개인화된 AI 서비스를 확대할 계획이다. 이용자의 요청에 따라 탐색과 추천, 구매, 결제 등을 연결하는 에이전틱 AI 인터페이스 구축을 추진한다.
회사는 오는 2030년까지 AI 일간활성이용자(DAU) 2000만명 이상을 확보하고 플랫폼 체류시간을 50% 이상 늘리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같은 기간 연평균 매출 성장률 20%와 매출 6조원 이상을 목표로 잡았다. AI 관련 매출은 2028년 전체 매출의 두 자릿수 비중으로 확대하고 2030년 1조원을 넘긴다는 계획이다.
카카오 인적분할 전후 주요 계열 구성안. [사진=카카오]
◆카카오X, 테크핀·콘텐츠·모빌리티 관리 및 신규 투자
카카오X는 카카오뱅크와 카카오페이, 카카오페이증권 등 테크핀 사업을 비롯해 카카오엔터테인먼트·SM엔터테인먼트·카카오픽코마 등 콘텐츠 사업, 카카오모빌리티 등을 관리한다. 카카오인베스트먼트와 카카오벤처스도 카카오X에 포함된다.
대표이사에는 김도영 카카오인베스트먼트 대표 겸 카카오 CA협의체 그룹투자전략실장이 내정됐다. 카카오X는 기존 계열사의 성장을 지원하는 동시에 가상자산과 피지컬 AI, 글로벌 팬덤 분야에서 신규 사업과 투자처를 발굴할 방침이다.
투자에는 보유 자산 유동화로 마련한 약 2조3000억원과 자회사가 보유한 약 4조1000억원 규모의 재원을 활용한다. 카카오X는 주요 사업 매출을 연평균 13.3% 성장시켜 2030년 10조원 이상으로 확대하는 것을 목표로 제시했다.
◆주주환원 기준 공개…내년 1월 재상장 추진
분할 이후 카카오AI는 별도 조정 잉여현금흐름(FCF)의 20~35%를 주주환원 재원으로 활용한다. 카카오X는 자회사 배당금과 투자차익의 각각 30%를 주주환원에 사용할 예정이다. 카카오는 두나무 지분 매각 차익을 활용해 300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소각하는 계획도 밝혔다.
카카오가 제시한 2026년 8월 국내외 증권사 리서치센터의 부분합산가치평가(SOTP) 컨센서스 평균에 따르면 카카오그룹의 잠재가치는 34조2000억원이다. 최근 3개월 평균 시가총액 16조8000억원보다 17조4000억원 높은 수준이다. 다만 해당 수치는 증권사 추정치를 기반으로 한 평가로 실제 기업가치와 차이가 발생할 수 있다.
카카오는 오는 12월 17일 임시주주총회를 거쳐 2027년 1월 1일 분할을 완료할 계획이다. 이어 같은 달 27일 카카오AI 재상장과 카카오X 변경상장을 추진한다. 일정은 관계기관 협의와 관련 절차에 따라 변경될 수 있다. 분할 이후에도 고용과 근로조건, 복리후생 및 사업 운영은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정신아 카카오 대표는 “각자의 사업 특성에 맞는 전략과 자본 배분 원칙을 세우고 성과를 시장과 투명하게 소통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