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위사업청이 한국형 차기구축함(KDDX) 사업자 선정을 놓고 국회의견을 수용하지 않은 채 ‘수의계약’ 방식을 밀어붙일 것으로 알려졌다. 국방위원회 일부 의원들의 우려와 민간위원 반발에도 불구하고 강행 의지를 보이며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한화오션의 KDDX가 항해하고 있다. [사진=한화오션]
업계에 따르면 방사청은 오는 18일 열리는 방위사업기획·관리분과위원회(분과위)에 ‘KDDX 상세설계 및 선도함 건조’ 사업 방식을 수의계약으로 상정할 계획이다. 방사청은 “추진방안이 확정된 바 없다”고 해명했지만, “이달 18일 분과위 논의를 거쳐 방위사업추진위원회에서 최종 결정할 것”이라며 9월 중 결론을 내리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만약 분과위에서 수의계약 안건이 통과되면 오는 30일 안규백 국방부 장관 주재로 열리는 방추위에서 사업방식이 최종 확정된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국회 의견 수렴이 충분히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이다.
지난 2일 열린 국회 국방위원회 예산결산심사소위 회의록에 따르면, 방사청은 국방위원들에게 사업자 선정 방식을 설명했지만 수의계약이나 경쟁입찰 여부에 대한 명확한 합의는 없었다. 그럼에도 일부 언론에서는 “국회가 수의계약 방식을 인정했다”는 보도가 나왔으나 사실과 달랐다. 방사청 강환석 차장 역시 “특정 계약방식에 대해 의견이 모아지지 않았다”고 확인했다.
부승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방사청이 수의계약 보고서를 제출하면서 ‘문제없다’고 한 것은 사실과 다르다”며 “사업 지연에 대한 책임을 국회로 떠넘기는 듯한 인상을 줬다”고 지적했다. 특히 방사청이 지난해 9월 “공동개발, 동시 발주·건조를 포함한 다양한 추진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힌 입장을 뒤집은 점도 논란을 키우고 있다. 부 의원은 “공동개발을 통한 상생 가능성도 있는데 이를 일방적으로 배제했다”며 국회 차원의 법적 지원 논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방산업계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한 관계자는 “국회가 법률적 지원까지 검토하겠다는 상황에서 수의계약을 강행하면 국회를 무시한다는 인상을 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방사청이 불과 1년 만에 방침을 바꾸면 KDDX 전략화 지연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할 것”이라는 의견을 밝혔다.
앞서 지난 8월 중순 방사청은 국방부 장관 지시로 KDDX 기술자문위원회 회의를 열고 논란이 된 기술 진부화에 대한 기술 검토와 함께 사업 방식 등을 논의했다. 회의에서 민간 전문가들 대다수는 안정적 함정 건조를 위해선 기본설계와 상세설계를 동일 업체가 수행하는 수의계약 방식이 타당하다는 데 의견을 모은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