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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바이오로직스, 5년만 매출 6.5배·시총 10배 성장...CDMO·바이오시밀러 분리로 글로벌 신뢰 확보

- 1Q 매출 1조3000억원 돌파...전년 대비 37% 급증

- 바이오시밀러 떼내고 CDMO 집중...오는 10월 인적분할 '삼성에피스홀딩스' 신설

- '제약업계 삼성전자' 꿈꾸는 삼성바이오, CRO까지 확장하며 종합 바이오 기업 변신

  • 기사등록 2025-07-08 10:3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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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밸류뉴스=김호겸 기자]

2019년만 해도 삼성바이오로직스(대표이사 존 림)는 매출 7016억원, 시가총액 7조원의 '유망한 바이오 기업' 정도였다. 하지만 5년 만에 놀라운 변신을 이뤘다. 2024년 매출은 4조5473억원으로 6.5배 뛰었고, 시가총액은 2025년 현재 71조원을 넘어서며 10배 이상 성장해 코스피 4위(8일 기준) 기업으로 올라섰다.


이 같은 성장의 전환점은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이었다. 바이오의약품에 대한 전 세계적 관심이 높아지면서 CDMO 시장 규모가 확대됐고,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대규모 생산설비를 바탕으로 화이자, 노바티스 등 글로벌 제약사들과 연이은 계약을 체결했다.


현재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중요한 전환기에 있다. 5월 인적분할로 CDMO와 바이오시밀러 사업을 분리한 데 이어 CRO(임상시험수탁) 사업까지 진출하며 신약 개발 전 과정을 포괄하는 종합 바이오 기업으로 사업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위탁생산업체에서 시작해 바이오 생태계 전반으로 사업을 확대하려는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전략이 어떤 성과를 거둘지 주목된다.


◆CDMO 부문 8977억원으로 69% 차지...핵심 사업 '탄탄'


삼성바이오로직스가 1분기 연결 매출액 1조2983억원을 기록하며 분기 기준 역대 최고 실적을 달성했다. 이는 전년동기대비 37.1% 증가한 수치로, 4공장 본격 가동과 5공장 조기 완공 효과가 본격 반영된 결과다. 영업이익도 4867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119.9% 급증해 수익성 개선이 뚜렷하게 나타났다.


삼성바이오로직스, 5년만 매출 6.5배·시총 10배 성장...CDMO·바이오시밀러 분리로 글로벌 신뢰 확보삼성바이오로직스 최근 10년 매출액 및 영업이익률 추이. [이미지= 더밸류뉴스]

부문별로 살펴보면 핵심 사업인 CDMO 부문이 매출 8977억원으로 전체의 69.1%를 차지했다. 이는 전년동기대비 15% 성장한 것으로, 4공장의 안정적 램프업과 글로벌 빅파마들과의 대형 수주 계약이 매출 증가를 견인했다. 바이오의약품 개발 및 상업화 부문(삼성바이오에피스)도 매출 4006억원으로 30.9%의 비중을 보이며 균형잡힌 포트폴리오를 구축했다.


지역별 매출 구조를 보면 글로벌 시장에서의 위상 변화가 더욱 극명하게 드러난다. 유럽 시장이 6572억원(50.6%)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고, 미국이 5538억원(42.7%)으로 뒤를 이었다. 주목할 점은 미국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크게 증가해 미국 시장에서의 입지가 더욱 공고해졌다는 것이다. 국내 매출은 455억원(3.5%)에 그쳤지만, 이는 글로벌 기업으로의 전환이 성공적으로 이뤄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성장세는 생산능력 확장과 함께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총 생산능력 78만4000리터로 업계 최대 규모를 기록하는 가운데, 지난 4월 완공된 5공장(18만리터)이 본격 가동되면서 생산량이 증가할 전망이다. 증권가에서는 올해 연간 매출이 5조5705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하며, 전년대비 20~25% 성장을 전망하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5년만 매출 6.5배·시총 10배 성장...CDMO·바이오시밀러 분리로 글로벌 신뢰 확보삼성바이오로직스 최근 분기별 매출액 및 영업이익률 추이. [이미지= 더밸류뉴스]

올해 5개월 만에 누적 수주액 3조원을 달성한 것은 향후 성장 지속가능성을 보여주는 지표다. 현재까지 글로벌 주요 제약사 20곳 중 17곳과 거래하고 있으며, 6공장 착공 검토와 제3바이오캠퍼스 부지 확보 추진 등을 통해 중장기 성장 기반을 확충하고 있다. 이에 따라 메리츠증권은 목표가 130만원을 제시하며 현재 주가 대비 25% 이상의 상승 여력이 있다고 분석했다.


◆오는 10월 '삼성에피스홀딩스' 신설...CDMO·바이오시밀러 '완전 분리'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오는 10월 1일 인적분할을 통해 '삼성에피스홀딩스'를 신설한다. 이는 바이오의약품 CDMO 사업과 바이오시밀러 사업을 완전히 분리해 각 사업의 전문성과 경쟁력을 극대화하려는 전략적 판단에 따른 것이다. 분할 후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순수 CDMO 기업으로, 신설되는 삼성에피스홀딩스는 바이오시밀러 기업인 삼성바이오에피스를 100% 자회사로 편입할 예정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 5년만 매출 6.5배·시총 10배 성장...CDMO·바이오시밀러 분리로 글로벌 신뢰 확보삼성바이오로직스 주요품목 매출 비중. [자료= 삼성바이오로직스 사업보고서]

이번 분할의 주요 배경은 고객사와의 이해상충 리스크 해소에 있다. 그동안 CDMO 고객사들은 자신들의 잠재적 경쟁사인 삼성바이오에피스와 기술 및 정보가 공유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해왔다. 글로벌 제약사들이 수주 계약 조건으로 '자신들의 복제약을 생산하지 말라'는 조항을 포함시킬 정도로 이해상충 문제가 제기돼 왔다. 분할을 통해 이러한 우려를 해소함으로써 글로벌 제약사들과의 신뢰 관계를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수주 경쟁력 측면에서도 이번 분할은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분석된다. 최근 중국 우시바이오로직스가 미국과의 갈등으로 2년 연속 바이오USA에 불참하는 등 글로벌 CDMO 시장에서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순수 CDMO 기업으로의 정체성을 명확히 함으로써 시장 기회를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존 림 대표는 최근 보스턴에서 열린 바이오USA에서 만난 고객사들이 인적분할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고 밝혔다.

삼성바이오로직스, 5년만 매출 6.5배·시총 10배 성장...CDMO·바이오시밀러 분리로 글로벌 신뢰 확보바이오의약품 시장규모. [자료=삼성바이오로직스]신설되는 삼성에피스홀딩스는 바이오시밀러 사업 외에도 신성장 동력 발굴에 주력할 계획이다. 항체-약물접합체(ADC), 이중항체, 유전자·세포치료제(CGT), 아데노연관바이러스(AAV) 등 신약 개발 및 바이오 플랫폼에 투자를 확대할 예정이다. 바이오시밀러의 안정적 수익을 바탕으로 한 M&A와 신사업 투자가 가능해져, 향후 20개 제품 출시를 목표로 하는 중장기 성장 전략을 추진할 수 있는 구조를 갖추게 됐다.


주목할 점은 삼성에피스홀딩스가 향후 5년간 상장을 추진하지 않기로 정관에 명시했다는 것이다. 이는 중복상장에 따른 주주가치 희석 우려를 해소하고, 신약 파이프라인 성숙 및 경영 안정화를 위한 시간을 확보하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하지만 5년 후에는 나스닥 상장 등을 통해 추가적인 자금 조달과 기업가치 제고를 도모할 가능성이 있어, 장기적으로는 삼성 바이오 계열사의 가치 확대에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존 림호 5년차 경영...글로벌 CDMO 입지 '확대'


존 림 대표가 2020년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이사로 취임한 이후 회사는 지속적인 실적 성장과 함께 글로벌 CDMO 업계에서 입지를 확대했다. 30여년간 글로벌 제약사 로슈, 제넨텍에서 축적한 경험을 토대로, 존 림 대표는 삼성바이오로직스를 위탁생산업체에서 종합 바이오 솔루션 제공업체로 사업영역을 확장시켰다. 2022년 국내 제약기업 최초로 연결기준 매출 3조원을 기록한 데 이어, 지난해에는 4조5473억원의 매출을 달성하며 업계 최고 수준의 실적을 기록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5년만 매출 6.5배·시총 10배 성장...CDMO·바이오시밀러 분리로 글로벌 신뢰 확보삼성바이오로직스가 지난 3월 15일 인천 송도국제도시에 위치한 송도컨벤시아에서 제13기 정기주주총회를 개최했다.  존 림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가 주주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삼성바이오로직스]

존 림 대표의 주요 성과는 글로벌 수주 네트워크 구축과 생산능력 확장을 통한 경쟁력 강화다. 그는 '디캣 위크', '바이오 디지털',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 등 주요 글로벌 바이오 컨퍼런스에 참여하며 글로벌 주요 제약사들과의 관계를 구축했다. 현재 글로벌 상위 20개 제약사 중 17개 기업과 거래관계를 맺고 있으며, 누적 수주액은 약 176억 달러에 달한다. 지난해에만 5조원 규모의 신규 계약을 체결해 연간 기준 최고 수주 실적을 기록했다.


생산설비 확장에서도 존 림 대표는 적극적인 투자를 추진했다. 대표 취임 후 4공장과 5공장의 완공을 통해 현재 총 생산능력 78만4000리터의 생산기지를 운영하고 있다. 제2바이오캠퍼스 건설에 7조5000억원을 투자하기로 결정하고, 오는 2027년 6공장 완공을 목표로 한 확장 계획을 진행하고 있다. 이는 글로벌 CDMO 시장에서 생산능력 기준 선도적 지위를 유지하려는 전략의 일환이다.


신사업 영역에서도 존 림 대표는 선제적 투자를 통해 사업 다각화를 추진하고 있다. 올해 3월 가동을 시작한 ADC 전용 생산시설을 통해 차세대 항암제 시장에 진출했으며, '삼성 오가노이드' 서비스 출시로 CRO 사업으로도 영역을 확대했다. 삼성라이프사이언스펀드를 통해 유전자치료제, ADC 신약개발 등 신기술 분야에 투자를 진행하며, 위탁생산을 넘어 신약 개발 과정 전반으로 사업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5년만 매출 6.5배·시총 10배 성장...CDMO·바이오시밀러 분리로 글로벌 신뢰 확보삼성바이오로직스 최근 3년 주요 지역별 매출 비중. [자료= 삼성바이오로직스 사업보고서]존 림 대표는 이번 인적분할 결정에 대해 "기업가치 제고 단 하나가 목적"이라며 분할의 필요성을 설명했다. CDMO 사업에 집중함으로써 고객사 우려를 해소하고, 바이오시밀러 사업은 독립적인 성장 전략을 추진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이러한 전략적 결정은 글로벌 CDMO 시장에서 경쟁력을 더욱 강화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과 약가 인하 정책 등 대외 여건의 변화에도 불구하고, 존 림 대표는 연 매출 20% 이상 성장이라는 기존 전망을 유지한다고 밝혔다. 그는 "시나리오별 대응책을 준비하고 있으며, 인적분할로 인한 고객사 우려 해소와 수주 확대로 매출 상승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회사는 6공장 착공과 제3바이오캠퍼스 조성, ADC 및 CRO 사업 확장 등을 통해 2030년까지 바이오 CDMO 시장 규모가 연평균 15%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는 시장 확대에 대응할 계획이다.


rlaghrua823@thevalu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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