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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금융, 임종룡호(號) '증권·보험 인수' 초읽기...'금융지주 빅4' 순위 바뀌나

- 증권·보함 인수 가시화하면 'KB금융·신한·하나·우리금융지주' 순위 지각변동 가능성↑

  • 기사등록 2023-04-16 18:4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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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밸류뉴스=공현철 기자]

"현재 증권사 인수를 최우선으로 생각하고 있으며, 임종룡 회장이 새롭게 취임한 만큼 M&A에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고 있다."


우리금융지주의 새 수장에 취임한 임종룡 회장이 증권, 보험 등 '비(非)은행' 인수 의지를 공개적으로 밝히면서 우리금융그룹의 사이즈와 위상이 어느 정도 업그레이드될 것인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우리금융지주는 KB금융·신한·하나금융지주에 이어 '금융지주 빅4'로 분류되고 있지만 임 회장의 비은행 인수가 성사되면 이같은 순서가 바뀔 수 있다. 


◆'금융 빅4' 가운데 유일하게 증권·보험 계열사 없어


임종룡 회장은 지난달 30일 서울 영등포구 우리은행 영등포시니어플러스점 개설식 참석 후 기자들을 만나 "우리금융 포트폴리오에 증권사가 필요하다는 생각을 강하게 하고 있으며 필요할 경우 협상에 기꺼이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아직 구체적으로 제안을 받거나 협의를 할 만한 대상이 나타난 것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금융계에서는 임 회장의 이같은 공개적 의사표명을 두고 사실상 비은행 인수 물밑 작업에 들어간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지난달 24일 제9대 우리금융지주 회장 취임식에서도 임 회장은 "미래 성장 추진력 강화를 위해 증권·보험 등 비은행 포트폴리오를 조속히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임종룡 회장이 비은행 포트폴리오 인수에 관심을 갖고 있는 것은 우리금융그룹의 특성과 관련있다.  


우리금융그룹은 '금융 빅4' 가운데 유일하게 증권사와 보험사를 갖고 있지 않다. 


지난해 12월 기준 우리금융그룹은 14개 자회사, 17개 준자회사를 갖고 있다. 얼핏 다양한 계열사를 갖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금융지주사의 필수 계열사로 꼽히는 증권사와 보험사가 없다. 그러다 보니 우리금융그룹의 실적이 우리은행에 의해 좌우되는 문제를 갖고 있다. 우리카드가 이를 보완하고 있지만 미미한 수준이다.


우리금융그룹 지배구조. [자료=우리금융지주 사업보고서]

우리금융지주의 지난해 실적을 살펴보면 매출액 44조3052억원, 3조3240억원, 영업이익 4조3052억원, (지배주주) 순이익 3조1693억원이었고, 순이익의 83.79%가 우리은행에서 나왔다. 같은 기간 KB금융지주(회장 윤종규)가 은행부문의 당기순이익이 68.17%이고 신한금융지주(회장 진옥동)는 64.1%인 것과 비교하면 우리금융그룹 실적이 우리은행 1곳에 압도적으로 편중돼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지난해 우리금융지주 순이익이 역대 최대를 기록했지만 은행업황이 나빠지면 언제든 실적이 꺾일 수 있다"며 "KB금융·신한·하나금융지주가 증권사와 보험으로 은행업 실적 변동을 보완하는 것과 차이가 있다"고 말했다. 


◆2013년 우리투자증권을 NH농협금융에 매각 


우리금융그룹에 증권·보험 계열사가 없는 것은 우리금융그룹의 역사적 배경과 관련있다. 


우리금융그룹은 IMF(국제통화기금) 외환위기로 국내 은행과 종금사(종합금융회사)들이 부실해지자 금융 당국 주도로 한빛은행, 광주은행, 경남은행등을 자회사로 편입해 우리금융지주가 설립되면서 모습을 드러냈다. 부실 은행 처리를 목적으로 운영되다 보니 타 금융지주사들이 은행, 증권, 보험의 포트폴리오 전략을 갖고 경영해온 것과는 거리가 있었다. 우리금융그룹이 증권사(우리투자증권)를 갖고 있었지만 2013년 NH농협금융지주에 매각한 것도 이같은 배경을 갖고 있다.


우리금융그룹 연혁. [자료=우리금융지주]

이후 우리금융지주가 민영화로 가닥이 잡히면서 우리금융그룹에서는 비은행 포트폴리오를 구축하려는 움직임이 진행돼왔다. 그렇지만 성과는 미미했다. 


우리금융지주는 지난해 코리아에셋투자증권 인수를 추진했으나 사외이사 반대로 무산됐다. 같은해 BNP파리바카디프생명 인수에 나섰지만 사외이사 반대로 무산됐다. 이밖에 MG손해보험, KDB생명 인수를 추진했으나 무산됐다. 


다만 지난 2월 다올인베스트먼트를 인수하고 ‘우리벤처파트너스’로 사명을 바꿨다. 밴처캐피탈(VC) 인수를 시작으로 증권업 다각화의 신호탄을 쏘아 올린 것이다. 우리벤처파트너스(대표이사 김창규)는 지난해 매출액 454억원, 영업이익 166억원, 당기순이익 127억원을 기록했고 전년비 각각 60.2%, 80.2%, 80.3% 감소했다.


그렇지만 윤석열 정부의 '실세' 임종룡 회장이 등판하면서 사정이 달라졌다. 금융가에서는 우리금융지주가 우선 증권사 인수를 완료하고 보험사 인수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인수 후보로 거론되는 증권사로는 유안타증권, SK증권, 이베스트투자증권 등이 있다. 보험사 인수 후보로는 MG손해보험(대표이사 황대성), KDB생명(대표이사 임승태), 롯데손해보험(대표이사 이은호), ABL생명(대표이사 시예저치앙) 등이 거론되고 있다. 


◆'비은행 부재' 디스카운트…나홀로 PER 2점대


업계에서는 우리금융지주의 증권·보험 인수가 현실화할 경우 우리금융지주의 위상과 기업가치가 점프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우리금융지주는 국내 주식시장에서 손꼽히는 '만년 저평가주'의 하나이다. 14일 현재 '금융지주 빅4' 가운데 시가총액 10조원을 넘지 못한 곳은 우리금융지주가 유일하다(8조4965억원). KB금융(19조8928억원), 신한지주(17조8556억원), 하나금융지주(12조4871억원)와 차이가 있다. 


우리금융지주의 올해 예상 실적 기준 PER(주가수익비율)은 2점대(2.50배)로 초저평가에 머물고 있다. PER은 기업의 시가총액을 순이익으로 나눈 값으로 낮을 수록 저평가돼 있다는 의미이다. 


우리금융지주의 최근 1년 주가 추이. [그래프=네이버 증권]

증권업계의 한 관계자는 "증권·보험의 비은행 부문이 없다는 점이 디스카운트 요인"이라며 "우리금융지주의 증권 보험사 인수가 가시화하고 고배당주(약 10%) 매력이 부각되면 기업가치와 주가가 탄력을 받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정준섭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우리금융지주의 주가는 역사적 하단 수준”이라고 밝혔다. 다만 "대출성장 둔화와 시장금리 하락, 규제 심화로 금년부터 은행계 금융지주의 순이자마진(NIM) 하락과 이자이익 둔화가 예상된다"며 목표 주가를 1만8000원에서 1만6000원으로 하향제시했다.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이 지난달 24일 제9대 우리금융지주 회장 취임식에서 취임사를 하고 있다. [사진=우리금융지주] 

우리금융지주 내부에서는 임종룡 신임 회장을 환영하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 한때 우리금융지주 노조가 “내부 출신이 회장이 돼야 한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지만 '실세 회장 등판'의 이점이 부각되고 있다. 우리금융그룹 임직원들사이에서는 "KB금융·신한·하나·우리금융지주로 이어지는 '금융지주 빅4' 순서가 바뀐다면 동기부여가 되지 않겠느냐"는 말이 오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police202@thevalu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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