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집중취재] 에스디바이오센서 진단키트 신뢰도 60%…4개도 15개 시군구 조사 결과

- “일각의 높은 민감도 주장은 중증 위주의 검사 시행 때문”

- 에스디바이오센서 진단키트 신뢰도 산출 결과 61.9%로 집계

- 대부분의 지자체 신속항원진단키트 사용하고 있지 않아

  • 기사등록 2021-02-01 11:02:22
기사수정

[더밸류뉴스=정해권 기자, 조영진 기자] 지난 12월 29일 충주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관련 보도를 통해, 신속항원 진단키트의 정확도가 떨어진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에 더밸류뉴스가 한 달간 전국 각 지자체의 진단 현황을 조사한 결과, 에스디바이오센서의 신속항원 진단키트 신뢰도가 약 60%인 것으로 집계돼 오차율에 의문이 제기된다. 현재 대부분의 지자체들은 신뢰도와 이중 검사 불편함 등을 이유로 신속항원 진단키트 사용을 꺼리는 실정이다.


에스디바이오센서의 신속항원 진단키트 ‘STANDARD Q COVID-19 Ag’. [사진=SD바이오센서 홈페이지 캡처]

지난 12월 23일 대한진단검사의학회는 항원검사에 대해 다음과 같은 입장을 밝히며 정확도에 의문을 제기했다. 학회 관계자는 “항원검사는 증폭이 원천적으로 불가능하기 때문에, 분자 검사에 비해 바이러스 양이 많아야만 검출되는 단점이 있다”며 “바이러스 양이 적은 경우 거짓 음성 결과가 나올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설명했다.


이어 “항원검사의 민감도와 관련한 보고가 차이 나는 이유는 검사의 성능 평가를 어떤 환자의 검체로 수행했느냐에 달려 있기 때문”이라며 “일부 항원검사에서 80~90%의 높은 민감도를 보고한 것은 바이러스 양이 많은 유증상자나 중증 환자 위주로 검사를 시행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실제로는 바이러스 양이 많은 환자만 골라 검사할 수 없기 때문에 항원 검사의 민감도가 높지 않고, 이러한 이유로 거짓 음성 결과가 나올 가능성이 높다는 설명이다. 분자검사로 진단받았던 환자에게 항원검사를 사용할 경우, 민감도는 약 41.5%로 추정된다고 대한진단검사의학회는 분석했다.


이에 더밸류뉴스가 최근 신속항원진단키트를 보급받은 4개도 15개 시군구의 진단 현황을 조사해보니, 기존에 알려진 성능을 한참 밑도는 결과가 집계돼 부정확한 진단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해당 지자체들이 보유하고 있는 신속항원진단키트는 모두 에스디바이오센서(SD바이오센서) 제품인 것으로 확인됐다.


◆에스디바이오센서 진단키트 신뢰도 산출 결과 61.9%로 집계


지난해 에스디바이오센서는 영남대학교병원에서 진행된 임상에서 자사 제품이 민감도 90%, 특이도 96%를 보였다고 발표한 바 있다. 민감도는 양성을 양성으로 판단할 확률을, 특이도는 음성을 음성으로 판단할 확률을 의미한다.


허나 문제는 대한진단검사의학회의 우려처럼, 실제 현장에서는 다른 결과값을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강원, 경기, 충북, 경북의 15개 시군구를 조사한 결과, 5개 시군구에서 약 5만3000명이 에스디바이오센서의 신속항원진단키트를 사용했고 이 중 21명이 양성 판정을 받았다.


한편 코로나19 표준검사법인 ‘PCR’로 2차 검사를 실시했을 때는 21명 중 13명이 양성, 8명이 음성으로 최종 확인됐다. 이에 따라 에스디바이오센서 제품의 진단 신뢰도를 산출하면 61.9%라는 저조한 수치가 집계된다.


더욱 중요한 것은, 에스디바이오센서의 신속항원진단키트로 1차 음성 판정을 받았을 때 그 결과값을 신뢰할 수 있냐는 부분이다. 한 지자체 관계자는 “접촉 이력과 증상이 없는 시민을 대상으로 신속진단을 실시했을 때, 재차 PCR로 검사하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고 밝혔다.


양성 환자가 신속항원진단키트로 음성 판정을 받을 시 추적이 거의 불가능하다는 설명이다. 해당 관계자는 “최근 증세가 확실한 자가격리 수용자 1명을 대상으로 신속진단을 실시한 결과 음성이 나왔다”며 “이에 이상함을 느껴 PCR로 2차 검사를 실시하자 최종 양성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이런 결과는 무증상 감염자의 경우 신속항원진단키트만 사용했을 때 양성환자를 음성으로 분류해 일상 생활 중 본인도 모르게 슈퍼 전파자로 변화될 가능성이 있다.


동해시 보건소 전경. [사진=더밸류뉴스]

현재 강릉시, 양양시, 속초시, 홍천군을 비롯한 강원도 대부분의 시군은 에스디바이오센서로부터 기부 받은 신속항원진단키트를 한 번도 사용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된다. 대규모 집단 발병이 발생하지 않는 이상, PCR 검사 대신 신뢰도가 떨어지는 해당 진단키트를 사용할 이유가 없다는 입장이다.


부천시, 의정부시 등 경기도 내 지자체들도 비슷한 입장을 밝혀왔고, 최근 에스디바이오센서의 제품을 기증 받은 경북 영주시 역시 신속항원진단키트의 신뢰도와 이중 검사 불편함 등을 이유로 사용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대한진단검사의학회의 우려가 단순한 의혹으로 끝나지 않을 것으로 보이는 만큼, 의료 현장 일선에서의 해당 진단키트 정확도 재조사가 강력히 요구되는 상황이다. 일부 관계자들은 집단거주 군부대 및 학교 등 무증상자를 대상으로 무작위 검사를 실시할 경우 오류 발생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이 같은 결과에 대해 에스디바이오센서 관계자는 “신속항원검사는 PCR 확진검사와 함께 병행하여 보조적으로 자주 활용한다면 지금처럼 확진자가 폭발적으로 증가할 때 많은 사람들을 빠른 시간 내에 격리가 가능하다는 측면에서 방역에 효과적이라고 본다”며 원칙적인 입장을 되풀이했다.


더밸류뉴스는 에스디바이오센서의 신속항원진단키트와 관련하여 [집중취재]를 통해 제조 유통과정을 비롯한 한 달간의 전수조사 결과에 대한 보도를 이어갈 방침이다.


joyeongjin@thevaluenews.co.kr

[저작권 ⓒ 더밸류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
TAG
0
기사수정
  • 기사등록 2021-02-01 11:02:22
기자프로필
프로필이미지
나도 한마디
※ 로그인 후 의견을 등록하시면, 자신의 의견을 관리하실 수 있습니다. 0/1000
버핏연구소 텔레그램
기획·시리즈더보기
재무분석더보기
제약·바이오더보기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