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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주총 양대 화두는 총수 재선임, 주주 제안

- KCGI, 엘리엇 매니지먼트, 주총서 주주행동주의 행사 예고

  • 기사등록 2019-03-07 09:1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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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밸류뉴스=신현숙 기자]

3월 한달간 12월 결산 상장사들의 정기 주주총회가 잇따라 열릴 예정이어서 주총장에서 어떤 안건이 논의될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7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3월 셋째주(10~16일)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하는 상장사는 120여곳이다. 특히 15일 금요일은 LG그룹 계열사를 비롯해 73곳이 주주총회를 개최하는 '슈퍼 주총데이'가 펼쳐진다


통상적으로 3월 정기 주주총회의 주요 안건은 총수와 최고경영자(CEO)들의 재선임이다. 그렇지만 올해는 주주제안이 주요 안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주주행동주의를 표방하는 '토종 사모펀드' KCGI와 글로벌 행동주의 펀드인 엘리엇 매니지먼트(이하 엘리엇)가 각각 한진칼과 현대차를 상대로 주주 제안을 한 상태이기 때문이다. 


2007년 4월 미국 네브라스카주 오마하 퀘스트센터에서 진행된 '버크셔 해서웨이 주주총회'에서 워렌 버핏 회장과 찰리 멍거 부회장이 대형 스크린을 통해 주주들과 Q&A(질의응답)를 진행하고 있다. 워렌 버핏 회장이 경영을 맡고 있는 버크셔 해서웨이의 주주총회는 주주와 경영진이 교감하는 모범으로 일컬어진다. [사진=더밸류뉴스]  

◆ KCGI, 엘리엇 주주제안 통과여부 관심  


KCGI는 한진그룹 지주사격인 한진칼과 한진에 감사 및 사외이사 선임을 골자로 한 주주제안서를 송부한 상태다. KCGI는 주주제안서에서 석태수 사장의 사내이사 재선을 반대한다는 의견을 밝혔고 감사 1인, 사외이사 2인 선임을 제안했다.

이에 한진그룹은 KCGI의 주장을 반영해 경영발전 방안을 발표했지만 감사인 추천 요구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앞서 5일 한진그룹은 조양호 회장이 겸직중인 9개 계열사 등기임원직을 3개로 줄이겠다고 밝혔다. 현재 조 회장은 한진칼, ㈜한진, 대한항공, 진에어, 정석기업, 한진정보통신, 한진관광의 7개사에 등기 임원으로 등재돼 있다. 한국공항과 칼호텔네트워크에는 미등기 임원으로 등재돼 있다. 


양측은 최근까지 소송을 비롯한 공방을 벌이고 있다. 최근 KCGI는 "한진칼 주식 224만주의 출처가 불분명하다"며 차명주식 의혹을 제기했다. 앞서 한진그룹이 KCGI측에 "주주제안권 행사 자격이 없다"는 입장을 밝히자 공격을 강화한 것이다.


한진그룹의 주력 계열사인 대한항공은 주주총회에서 조양호 회장의 사내이사 재선임 안건을 처리할 예정이다. 


대한항공은 5일 이사회를 열고 "글로벌 경기전망이 불확실한 상황에서 델타항공과 조인트 벤처 조기정착, 국제항공운송협회(IATA) 연차총회의 성공적 서울 개최 등 현안이 산적해 있다"며 "경영안정과 항공안전시스템 유지를 위해 항공전문가인 조양호 회장의 리더십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밝혔다. 


조양호 회장의 재선임 안건 통과 여부에는 국민연금의 찬성 여부가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국민연금은 대한항공의 지분 11.56%를 보유하고 있다. 


조양호 회장의 재선임 안건은 통과될 가능성이 높다. 국민연금은 지난달 기금운용위원회를 열고 대한항공에 대해 적극적인 주주권 행사에 나서지 않기로 결정했기 때문이다. 이유는 '10% 룰(Rule)' 때문이다. 


'10% 룰(Rule)'이란 자본시장법상 특정 주주가 지분 10% 이상을 경영 참여 목적으로 보유하면 6개월 내 단기 매매 차익을 해당 기업에 돌려줘야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는 경영 참여로 얻은 내부 정보로 부당 이익을 취하는 것을 막자는 취지를 갖고 있다. 


국민연금이 대한항공의 경영권에 참여하려면 100억원 가량을 '토해내야' 한다. 

그렇지만 대한항공 주주총회장에서 조 회장의 재선임이 가결되기까지는 표대결과 공방이 벌어질 전망이다. 


현대차그룹 주요 계열사인 현대차와 현대모비스 주주총회에서는 엘리엇의 주주제안 통과여부가 관심사이다. 엘리엇은 현대차와 현대모비스에 약 7조원의 배당과 함께 자신들이 추천한 사외이사와 감사위원들을 선임할 것을 요구한 상태이다. 


◆ LG, 현대차 등 주요 그룹 총수 재선임도 관심


이번 주주총회에서 등기임원 임기가 만료되는 대기업 지배주주는 총 23명이다. 국내 5대그룹 중에서는 롯데그룹 신동빈 회장, 현대차그룹 정몽구 회장, 현대차 정의선 수석부회장, LG그룹 구본준 부회장,  SK그룹 최태원 회장의 5명이 재선임을 받아야 한다.


구본준 부회장은 LG전자, LG화학 등기이사직에서 물러날 예정이다. LG전자는 구본준 부회장이 맡고 있던 기타 비상무이사에 권영수 ㈜LG 대표이사 부회장을 신규 선임하는 안건을 상정한 상태이다. LG화학도 구본준 부회장 대신에 신학철 LG화학 대표이사 부회장을 신임 사내이사로 상정할 예정이다. LG전자와 LG화확의 주주총회는 15일 같은 날에 열린다. 


정의선 현대차 수석부회장은 기아차 정기 주총에서 기타 비상무이사에서 사내이사로 선임된다. 이렇게되면 정의선 수석부회장은 현대차, 현대모비스, 현대제철과 함께 그룹 4개 핵심 계열사의 사내이사를 모두 맡게 된다. 정의선 수석부회장은 지난 2005년부터 2008년까지 기아차 대표이사 사장을 역임한 뒤 2009년부터 비상근 이사로 이사회에 참석했다. 


최태원 회장, 정몽구 회장, 신동빈 회장은 현재 맡고 있는 등기이사 임기가 모두 연장된다. 최태원 회장은 SK㈜, 정몽구 회장은 현대모비스, 신동빈 회장은 롯데칠성음료와 롯데케미칼의 사내이사를 맡고 있다. 


김도정 에셋디자인 투자자문 대표는 "최근 주주들의 의결권 강화로 인해 올해 주주총회에 대해 관심이 커졌다"며 "주주행동주의 펀드의 주주제안 통과여부가 한국 주식시장 발전의 시금석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shs@thevalu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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