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과컴퓨터(대표이사 변성준 김연수)가 '한컴'으로 사명을 변경하고, 연 단위로 업데이트 해오던 한컴오피스 발매를 중단한다. '오피스 제조사'가 아닌 'AI 기술 기업'으로 거듭나겠다는 것이다. 19일 오전 10시 30분, 한컴그룹이 서울 여의도 페어몬트 앰배서더 서울 그랜드볼룸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새로운 도약을 위한 미래 비전과 구체적인 사업 전략을 공유했다.
한컴그룹이 19일 오전 10시 30분 여의도 페어몬트 앰배서더 서울 그랜드볼룸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미래성장동력에 대해 설명했다. [사진=더밸류뉴스]
◆ 한컴위드, 디지털 금융 토큰 'OXAU' 발행...양자 내성·AI 인증으로 안전성 확보
첫번째로 송상엽 한컴위드 대표가 한컴위드의 미래 성장 전략에 대해 발표했다. 이날 한컴위드는 실물 자산 토큰화(RWA) 디지털 금융 플랫폼과 차세대 양자 및 인공지능(AI) 보안 기술을 공개했다. 송 대표는 발표를 통해 "금 시세와 연동되는 토큰 'Ontorium Gold(OXAU)'를 발행하고, 이를 기반으로 유동성을 창출할 수 있는 '아쿠아(Aqua)' 플랫폼을 론칭한다"고 밝혔다.
송상엽 한컴위드 대표가 19일 여의도 페어몬트 앰배서더 서울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한컴위드의 미래 성장 전략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사진=더밸류뉴스]
사용자들은 아쿠아 플랫폼에 OXAU를 예치하거나 담보로 대출을 받아 테더, 서클 등 다른 금융 상품에 투자할 수 있다. 향후 스테이블 코인 활성화에 맞춰 예금 및 결제 기능을 지원하는 '플로트(Float)' 인프라를 순차적으로 도입할 계획이다.
이어 송 대표는 "디지털 금융 플랫폼의 안전성을 확보하기 위해 국가 양자 내성 암호 전환 로드맵에 맞춘 양자 보안 기술을 적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통신 구간 및 데이터 암호화 솔루션에 양자 내성 암호 모듈을 공급 중이며, 드론과 인공위성 등을 위한 경량화 모듈 개발도 마무리 단계에 있다.
이와 함께 고도화되는 자동화 해킹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제로 트러스트(Zero Trust) 철학을 바탕으로 한 AI 기반 인증 기술을 제시했다. 딥페이크와 가짜 음성을 차단하기 위해 라이브니스(Liveness) 검증을 탑재한 얼굴 인증과 합성 음성 여부 판별 여부를 위한 음성 탐지 솔루션을 개발하고, 사용자의 환경 정보와 행동 패턴을 분석해 명시적 절차 없이 인증을 유지하는 무자각 지속 인증 기술을 통해 보안성과 편의성을 동시에 충족하겠다는 방침이다.
◆ 한컴, 한글과컴퓨터 챕터 접고 '소버린 에이전틱 OS' 기업으로 전환
이어 김연수 한컴 대표는 "오늘이 한컴에게 역사적으로 굉장히 중요한 날이 될 것"이라며 한컴의 '소버린 에이전틱 OS 기업' 전환을 선언했다. 한글과컴퓨터는 36년간의 '문서 도구 사업'을 마무리하고 다수의 AI 에이전트를 조율하고 통제하는 운영 체계, 'OS 공급사'로 사업의 본질을 변경한다. 이에 따라 그동안 2~3년 주기로 출시하던 한컴오피스의 연도별 신버전 발매 정책을 전면 중단한다. 앞으로 한컴오피스는 고객 시스템에 실시간으로 AI 기능이 업데이트되는 기술 플랫폼 형태로 운영될 예정이다.
김연수 한컴 대표가 19일 여의도 페어몬트 앰배서더 서울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사명 변경을 선언하고 있다. [사진=더밸류뉴스]
한컴은 지난해 별도 기준 매출 1753억원을 기록했고, 전체 매출 증가분의 54.6%가 AI 부문에서 발생하며 체질 개선을 입증했다. 올해 1분기 기준 전체 매출에서 AI가 차지하는 비중은 11.21%까지 확대됐다. 한컴은 비정형 데이터 원천 기술, 내부 및 국회 등 외부 AX(AI 전환) 실증 사례, 20만 공공·교육 고객 기반을 바탕으로 데이터 주권이 필수적인 공공, 국방, 금융 시장을 공략한다.
김연수 한컴 대표가 19일 여의도 페어몬트 앰배서더 서울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소버린 에이전틱 OS' 기업으로 전환을 선언하고 있다. [사진=더밸류뉴스]
핵심 기술로는 세상의 모든 문서와 비정형 데이터를 AI가 읽을 수 있도록 변환하는 '오픈 데이터 로더(ODL)'를 오픈소스로 개방해 글로벌 생태계 표준을 주도하고 있다. 또, 자체 거대언어모델(LLM)에 종속되지 않고 고객이 최적의 모델을 직접 선택할 수 있는 개방형 아키텍처를 지원한다. 글로벌 진출의 첫 타깃으로는 데이터 주권 규제가 엄격한 유럽 시장을 선정했으며, 현재 현지 IT 컨설팅 파트너 및 SI 기업들과 업무협약(MOU)을 체결하며 사업을 구체화하고 있다.
◆ API 기반 고수익 BM 확립...내년 상반기 '소버린 에이전트 OS' 정식 출시
한컴은 간담회 질의응답을 통해 신규 AI 사업의 수익 구조와 향후 글로벌 시장 전략에 대한 로드맵을 공개했다. 한컴 측은 AI 패키지 매출이 기존 설치형 오피스와 달리 오픈 응용 프로그램 인터페이스(API) 호출량과 데이터 처리 볼륨에 따른 구독 과금 방식으로 운영돼 원가 부담이 가볍고 총이익률이 구조적으로 더 높다고 설명했다. 특히 마케팅 비용을 최소화하면서도 20만 기존 고객층을 대상으로 한 업셀링(Upselling) 전략을 취하고 있어 매출 확대가 곧바로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져 영업이익률 30% 안팎의 고수익 비즈니스 모델(BM)을 확립했다고 강조했다.
(왼쪽부터) 진성식 한컴 사업 총괄, 장승현 한컴 기획 총괄, 김연수 한컴 대표, 정지환 한컴 개발 총괄이 질의응답 시간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더밸류뉴스]
김연수 대표는 핵심 사업인 '소버린 에이전트 OS'는 전사 인력의 30%가 집중 개발 중이며, 오는 6월 베타 버전 출시와 하반기 고객 환경 검증(PoC)을 거쳐 내년 상반기 정식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김 대표는 "글로벌 시장 주도권을 잡기 위해 핵심 기술인 '오픈 데이터 로더(ODL)'의 코어 엔진을 개방하는 '오픈 코어' 전략을 구사하되, 핵심 노하우가 담긴 IP는 유료 애드온 형태로 배치해 생태계 확장과 지적재산권 보호를 동시에 달성하겠다"고 말했다. 협력사명은 공개되지 않았으나 유럽 현지 파트너 3사와 각각 다른 형태의 계약으로 진행 중이며, 오는 6월 내에 구체적인 계약 내용을 공개하고 현지 매출 가시화에 속도를 낼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