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기자의 눈] 삼성전자 파업, '노사 자율' 뒤에 숨을 때가 아니다...'긴급조정권' 카드 고민할 때

  • 기사등록 2026-05-14 17:08:25
기사수정
[더밸류뉴스=손민정 기자]

삼성전자 노사협상이 다시 벼랑 끝에 섰다. 성과급 산정 방식과 임금·보상 체계를 둘러싼 이견은 좁혀지지 않았고, 노조는 여전히 총파업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회사는 지속가능한 보상 체계를 강조하고, 노조는 성과에 걸맞은 배분과 투명한 기준을 요구한다. 표면적으로는 흔한 임금협상처럼 보인다. 그러나 이번 사안은 단순한 노사 갈등으로만 보기 어렵다.


삼성전자는 더 이상 개별 기업 차원의 존재가 아니다. 1분기에 130조원이 넘는 매출을 냈고, 코스피 시가총액의 25.7%를 차지하고 있다. 특히 반도체 부문은 한국 수출과 설비투자, 협력업체 생태계, 외국인 투자심리까지 연결된 한국 경제의 핵심 인프라에 가깝다. 삼성전자 생산라인의 불안정은 단순히 한 기업의 실적 악화로 끝나지 않는다. 장비·소재·부품업체는 물론 글로벌 고객사와 금융시장까지 충격이 번질 수 있다. 정부가 “노사 자율”이라는 원칙 뒤에만 머물기 어려운 이유다.


노동3권은 존중돼야 한다. 노조가 성과급 기준의 투명성과 정당한 보상을 요구하는 것은 문제 삼을 수 없다. 하지만 반도체 산업의 특수성은 일반 제조업과 다르다. 생산 공정은 24시간 연속성을 전제로 하고, 납기는 글로벌 고객사 신뢰와 직결된다. 공정 차질이 길어질 경우 생산 손실을 넘어 고객 이탈과 투자 위축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최근 HBM과 파운드리 경쟁이 격화되는 상황에서는 작은 불확실성조차 치명적인 리스크가 된다.


이 지점에서 정부 역할론이 제기된다. 현행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은 쟁의행위가 국민경제를 현저히 해칠 우려가 있을 경우 긴급조정권 발동을 가능하게 하고 있다. 긴급조정권 발동 시 노조의 쟁의행위는 즉시 중단되며 30일 동안 파업이 금지되고, 중앙노동위원회의 조정·중재 절차가 진행된다. 노동권 제한이라는 점에서 매우 신중해야 할 카드임은 분명하다. 그러나 신중함과 무력함은 다르다. 국가 기간산업 전체가 흔들릴 가능성이 커졌다면, 정부가 아무 역할도 하지 않는 것이 반드시 중립이라고 보기도 어렵다.


중요한 것은 정부가 노사 모두가 감당하기 어려운 충돌을 멈추게 하고, 협상을 다시 제도권 안으로 끌어들이는 안전판 역할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정부는 회사에는 투명한 성과 배분 기준 마련을, 노조에는 국가 산업 전반에 대한 책임 있는 협상 태도를 요구해야 한다.


반도체는 단순한 수출 품목이 아니라 국가 전략자산이다. 미국과 중국, 일본, 대만까지 공급망 확보를 위해 총력전을 벌이는 시대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 대표 기업의 생산 불확실성이 장기화된다면 그 비용은 삼성전자만의 몫으로 끝나지 않는다. 삼성전자 노사협상은 이미 사내 협상실 안의 문제가 아니다. 정부는 한국 제조업과 국가 경제 기반을 보호하는 최소한의 책임을 이행해야 한다.


[기자의 눈] 삼성전자 파업, \ 노사 자율\  뒤에 숨을 때가 아니다...\ 긴급조정권\  카드 고민할 때손민정 더밸류뉴스 기자


sounds0601@thevaluenews.co.kr

[저작권 ⓒ 더밸류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밸류뉴스' 구독하기

개인정보 수집 및 이용

뉴스레터 발송을 위한 최소한의 개인정보를 수집하고 이용합니다. 수집된 정보는 발송 외 다른 목적으로 이용되지 않으며, 서비스가 종료되거나 구독을 해지할 경우 즉시 파기됩니다.

광고성 정보 수신

제휴 콘텐츠, 프로모션, 이벤트 정보 등의 광고성 정보를 수신합니다.
관련기사
TAG
0
기사수정
  • 기사등록 2026-05-14 17:08:25
기자프로필
프로필이미지
나도 한마디
※ 로그인 후 의견을 등록하시면, 자신의 의견을 관리하실 수 있습니다. 0/1000
더밸류뉴스TV
그 기업 궁금해? 우리가 털었어
산업더보기
더밸류뉴스 구독하기
리그테이블더보기
버핏연구소 텔레그램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