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밸류뉴스=김호겸 기자]

"오죽했으면 저희 ㈜영풍이 1대 주주 자리를 MBK파트너스에 내주면서까지 고려아연 주식 공개 매수에 나섰겠습니까? 고려아연과의 악순환을 끊어내야 영풍이 존재할 수 있다고 판단해 공개매수에 나섰습니다."

27일 오전 서울 시청 프레스센터에서 ㈜영풍 주최로 진행된 '고려아연 주식 공개매수 설명 기자간담회'. 올해의 10대 뉴스에 선정될 것이 확실시될 정도로 '뜨거운 감자'로 부상한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을 다루는 행사답게 기자회견장은 입추의 여지가 없었다. 기자와 관계자들로 그야말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강성두 ㈜영풍 사장은 "회사의 3대 사훈인 '근면·성실·인화'를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이 어겼다"며 고려아연 주식 공개매수가 이뤄진 배경을 설명했다. 

강성두 영풍 사장이 27일 오전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진행된 '고려아연 주식 공개매수' 설명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동영상= 더밸류뉴스]

강 사장은 이번 고려아연 주식 공개매수에 대해 "주변에서 진흙탕 싸움으로 인식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며 고려아연과 영풍을 살리기 위해 MBK파트너스(회장 김병주, 이하 MBK)와 손 잡은 것"이라고 밝혔다.

◆강성두 사장, "오죽했으면 1대주주 포기했겠나... 고려아연측의 영풍 비방에 결심 굳혀"

강 사장은 영풍이 1대 주주의 자리를 MBK에 양보하면서까지 ‘고려아연 주식 공개매수’에 나선 이유를 "오죽했으면" 한마디로 요약했다.

"지금의 고려아연은 지난 75년간 영풍과의 공동 창업자들, 후손, 그리고 수많은 임직원들의 땀과 노력으로 일궈낸 우리 모두의 소중한 결실입니다. 영풍의 살(자본)과 피(인력)로 빚은 자식이라는 관점에서 고려아연 공개매수를 판단해주셨으면 합니다."

특히 강 사장은 "고려아연이 하지 않아야 할 것, 해야할 것에 대해 명확히 판단하고 있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고려아연은 원아시아파트너스 운용 사모펀드 투자로 511억원 손실을 냈고, 연매출 600억원대에 불과한 이그니오홀딩스를 5800억원에 인수했다. 여기에다 SM엔터테인먼트 주가조작 의혹 등 도무지 납득되지 않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최윤범 회장이 고려아연을 망치고 있다는 것이다. 

강성두 영풍 사장이 27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진행된 '고려아연 주식 공개매수' 설명 기자간담회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동영상= 더밸류뉴스]

강 사장은 "고려아연이 독립 선언을 하고 지난 4월 15일 고려아연의 일방적인 '황산취급대행계약' 갱신 거절을 통보한 것이 이번 고려아연 공개매수 배경이 됐다"며 "고려아연이 '영풍은 곧 망할 회사니 거래에 신중해라'라는 비방 발언을 하는 것을 보고 이번 결정을 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강 사장은 간담회 종료 전 "고려아연이 이런 식으로 영풍을 망하게 하려는 것을 인지하고 가만히 있는 것이 올바른 태도이고 주주를 위한 길인가"를 반문하며 "주주를 대신하는 경영자 입장에서 이를 더 지체하면 다시 되돌릴 수 없다는 생각에 이번 공개매수를 결정하게 됐다"고 강조했다.

◆"MBK와 손 잡은 것은 고려아연과 같이 살기 위해선 불가피"

이번에 문제 해결을 위해 MBK와 손잡은 것과 관련, 강 사장은 "저와 김광일 부회장이 회사에 존재하는 한 고려아연을 해외에 안 판다. 팔 생각 없다"라며 고려아연의 해외 매각설을 다시 한번 부인했다. 

강성두 영풍 사장과 동행한 이성훈(오른쪽) 변호사가 27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진행된 '고려아연 주식 공개매수' 설명 기자간담회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동영상= 더밸류뉴스]

또 강 사장은 "며칠 전 금속노조 위원장을 개인적으로 만나 인위적인 구조조정은 없으니 안심해도 된다고 말씀드렸다"며 "만약 공개 매수가 끝나 주요 주주가 되면 울산에 내려가 고려아연 노동조합 분들이 걱정하시는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란 약속을 직접 드릴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고려아연 공개 매수가 인상 가능성과 관련, 강 사장은 "추가 인상 계획은 현재로선 없다. 또 MBK가 부담하는 것이라 제가 답할 입장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주가가 과대평가 돼 있다는 기자들의 질문에는 "주가가 한 번도 도달하지 못한 가격에 설정돼 있다. 다만 오버밸류된 가치로 고려아연을 인수해 경영권을 얻어 그 이상 가치의 회사로 만들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이성훈 변호사는 최윤범 회장의 고려아연 주식 매수에 대해 "자본시장법상 고려아연은 영풍의 특수 관계인으로 돼 있기 때문에 공개 매수 기간 중에 자사 주식을 취득하는 것은 법률적으로 금지돼 있다"며 특히 공개 매수가가 공개 매수 전 형성돼 있던 가격보다 훨씬 더 높은 가격에 형성돼 있어 그 가격으로 인수한 이후 가격이 하락하면 고려아연이 손해를 볼 것이 당연하기 때문에 현재 시점에서 자기 주식을 취득하는 행위는 배임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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