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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거래소, 내년 3월 대체거래소 등장은 오히려 '존재감 점프' 계기...'주식거래의 숨은 동반자'

- 한국거래소, 3년 연속 ‘1조클럽’…대체거래소 등장 앞두고 조직개편 박차

- 정은보 이사장, ‘엄격한 합리주의’로 한국거래소 새 바람

  • 기사등록 2024-10-22 22:1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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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밸류뉴스=김장준 기자]

내년 3월 한국주식시장에는 지금의 한국거래소(KRX)에 더해 또 하나의 증권거래소가 등장한다. 이름은 '넥스트레이드'이며 증권 매매가 가능한  대체거래소(Alternative Trading System)이다. 넥스트레이드가 등장하면 주식거래시간이 지금의 6시간 30분에서 12시간으로 늘어나는 등 많은 변화가 예상된다. 


넥스트레이드 등장이 불과 6개월 앞으로 다가오면서 관심을 받고 있는 곳은 한국거래소(이사장 정은보)이다. 1956년 대한증권거래소로 모습을 드러낸 이래 70년 가까운 기간을 국내 유일 증권거래기관으로 지내다 드디어 경쟁 체제로 진입하는 것이다. 


증권업계에서는 대체거래소 등장으로 한국거래소의 존재감과 위상이 오히려 점프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비교 대상이 생기면서 한국거래소가 그간 '주식거래의 보이지 않는 동반자'이자 한국 경제를 글로벌 10위권으로 끌어 올리는데 소리소문없이 기여한 공로자였음이 드러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한국거래소, 3년 연속 ‘1조 클럽’…대체거래소 등장 대응해 조직개편 박차


한국거래소는 사이즈가 메머드급이다.  2020년 세계거래소연맹(WFE) 조사에 따르면 시가총액 기준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한국거래소는 15위를 기록했다. 아시아에서는 6위였다.


한국거래소, 내년 3월 대체거래소 등장은 오히려 \ 존재감 점프\  계기...\ 주식거래의 숨은 동반자\ 한국거래소 현황. 2024. 10. [자료=한국거래소]

1위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 2위 미국 나스닥증권거래소(NSDAQ), 3위 일본도쿄증권거래소(JPX),  4위 상하이증권거래소(SSE), 5위 유로넥스트(Euronext), 6위 홍콩증권거래소(HKEX), 7위 런던증권거래소(LSE), 8위 중국 선전증권거래소(SZSE), 9위 토론토증권거래소(TSX), 10위 뭄바이증권거래소(BSE), 11위 독일 도이체뵈르제(Deutsche Boerse AG), 12위 스위스 증권거래소(SWX), 13위 나스닥노르딕, 14위 호주증권거래소(ASX)에 이어 한국거래소(KRX)가 15위를 기록했다.


한국거래소는 기업(법인)이며 매출액은 조(兆) 단위이다. 한국거래소는 지난해 매출액(영업수익) 1조2827억원, 영업이익 3805억원을 기록했다. 2021년 '1조 클럽'에 처음 진입해 3년 연속 조 단위 매출액을 기록했다.


한국거래소가 3년 연속 1조원 이상의 매출을 기록할 수 있었던 주요 요인은 코로나19 이후 증시 활황에 따른 거래대금 증가와 신규 상장 기업 증가다. 특히 2021년부터 개인투자자들의 주식시장 참여가 크게 늘어나면서 거래 수수료 수입이 대폭 증가했다. 또 코스피와 코스닥 시장의 신규 상장 기업 수가 증가하면서 상장 수수료 수입도 늘어났다. 더불어 시장데이터 제공 서비스와 지수 사용료 등 부가 서비스 매출도 실적 개선에 기여했다. 


한국거래소, 내년 3월 대체거래소 등장은 오히려 \ 존재감 점프\  계기...\ 주식거래의 숨은 동반자\ 한국거래소 최근 10년 매출액(영업수익) 및 영업이익률 추이. [자료=한국거래소]

한국거래소는 이같은 성장을 이루기까지 60여년에 걸쳐 변신을 거듭해왔다.  한국거래소는 1956년 대한증권거래소에 기원을 두고 있다. 2005년 한국증권거래소, 한국선물거래소, 코스닥증권시장, 코스닥위원회의 4개 기관이 통합돼 한국거래소라는 이름으로 정식 설립됐다.  이를 계기로 통합 시너지가 발휘되며 지금의 모습을 갖추었다. 현재 한국거래소의 주요 업무는 증권 및 파생상품 시장 운영이며, 시장정보 제공 수수료, 신규 상장 수수료, 연관리비, 지수 사용료 등의 업무를 통해 수익을 올린다. 최근에는 ESG 평가 서비스와 같은 새로운 사업 영역으로 확장을 모색하고 있다.

 

◆대체거래소 앞두고 미래사업본부 등 7본부 확대 개편


내년 3월 대체거래소 등장에 대비해 한국거래소는 다시 한번 변신하고 있다.  넥스트레이드가 내년 3월 출범하면 '국내 1호 대체거래소'가 된다. 주식 주문을 모아 매매를 체결해주는 거래소 역할을 하게 되며, 목표 점유율을 10% 수준으로 잡고 있다. 이는 미국, 일본 등 주요국의 대체거래소 평균 점유율과 비슷한 수준이다. 대체거래소의 등장으로 투자자들은 더 낮은 거래 비용과 더 빠른 거래 체결 등의 혜택을 누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에 대응해 한국거래소는 조직 개편을 추진하고 있다. 3분기 중 미래사업본부 신설해 6본부를 7본부로 확대한다.  기존 수수료 위주의 사업 구조에서 벗어나 인덱스·데이터 사업 등 안정적인 미래 먹거리를 확보하자는 취지다.  경영지원본부 내 기업밸류업지원부, IT신사업부, 리스크관리부, 글로벌사업부 등이 신설됐다. 미래사업본부는 데이터사업부와 인덱스사업부를 중심으로 구성될 예정이다.


한국거래소가 코리아 디스카운트(Korea Discount) 해소를 목표로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을 적극 추진하고 있는 것도 대체거래소 등장과 관련있다. 이 프로그램을 통해 한국 주식시장 저평가가 해소되면 한국거래소의 존재감이 커지고 실적이 개선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정은보 이사장 주도로 가이드라인 제정, 글로벌 투자자 대상 홍보, '코리아 밸류업 지수' 발표 등 다각도의 노력을 펼치고 있다.


한국거래소, 내년 3월 대체거래소 등장은 오히려 \ 존재감 점프\  계기...\ 주식거래의 숨은 동반자\ 한국거래소의 주식매매 시스템. [자료=한국거래소]

한국거래소는 지난 5월 '기업 밸류업 가이드라인'을 발표했다. 이 가이드라인은 △기업가치 제고 계획 수립 △주주환원 정책 수립 △지배구조 개선 △ESG 경영 강화 등을 주요 내용으로 담고 있다. 특히 기업들이 구체적인 목표와 실행 계획을 자발적으로 수립하고 공시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이는 앞서 지난 2월 정부가 '기업 가치 제고 방안'을 발표한 것과 관련있다. 정부는 한국 주식시장이 다른 주요국에 비해 저평가돼 있다고 보고 이를 해소하기 위해  △기업의 자발적 가치 제고 유도 △기업-주주 간 소통 강화 △기관투자자의 적극적 주주권 행사 지원 등을 발표했다. 


실제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프로그램 시행 이후 여러 기업들이 자사주 매입이나 배당 확대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3년간 50% 수준의 주주환원 정책을 발표했고, SK하이닉스도 중간배당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 24일 한국거래소는 '코리아 밸류업 지수'를 공개했다. 이 지수는 수익성, 주주환원, 밸류업 공시 여부 등을 고려해 약 100개 종목으로 구성됐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현대차 등 주요 기업들이 포함됐고 30일부터 실시간 지수 제공을 시작할 예정이다. 이 지수는 밸류업 프로그램의 실질적인 성과를 측정하는 도구로서, 투자자들에게 기업 가치 제고 노력을 평가할 수 있는 기준을 제공한다. 이 지수를 기반으로 한 상장지수펀드(ETF)와 파생상품도 출시될 예정이다. 또 한국거래소는 지난 10일 설립 이후 최초로 주당 3000원, 총 577억원 규모의 중간배당을 결정했다. 


◆정은보 이사장, ‘엄격한 합리주의’로 한국거래소 새 바람


한국거래소의 이들 전략이 순조롭게 진행되면서 한국거래소 임직원들 사이에서는 별다른 동요나 불안감이 드러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거래소 혁신을 주도하고 있는 정은보 이사장은 지난 2월 취임했다. 원칙을 중요시하고 업무에는 완벽을 추구하는 스타일로 알려졌다. 의사결정에는 신중하지만 한번 결정하면 밀어 부치는 추진력으로  알려져 있다. 


한국거래소, 내년 3월 대체거래소 등장은 오히려 \ 존재감 점프\  계기...\ 주식거래의 숨은 동반자\ 정은보 한국거래소 이사장이 지난달 25일 부산시 부산국제금융센터 한국거래소 본사에서 '2024년 KRX 글로벌 파생 포럼'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한국거래소]◇정은보 한국거래소 이사장은...


1961년생(62) 서울 대일고(1980)∙서울대 경영학과(1984) 경영대학원(1986) 졸업 미국 오하이오주립대 경제학 박사(1996) 행정고시(28회. 1984) 기획재정부 국제금융정책관(2008~2010) 금융위원회 금융정책국장(2010~2012) 금융위원회 사무처장(2012~2013) 기획재정부 차관보(2013~2016) 금융위원회 부위원장 겸 증권선물위원회위원장(2016~2017)  금융감독원장(2021.8~2022.6) 한국거래소 이사장(2024.2~현재) 


정 이사장은 금융위원회 부위원장 시절 핀테크 육성과 모험자본 공급 확대, 가계대출 축소와 글로벌 금융시장 진출, 금융리스크 관리 등 여러 현안을 챙겼다. 2016년부터 2017년까지 그가 추진했던 과제들이 2020년 이후 금융권에서 코로나19 이후 시대를 준비하는 데 핵심 과제로 선정됐다. 


jjk072811@thevalu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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