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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유업, 우유 넘어 종합식품기업으로 '승부수'...김선희 대표 제시하는 국내 유업계 방향은?

- 단백질 제품이 끌고 식물성 제품이 밀고...신성장동력 관심↑

- 국내 유업계 최초 중국 제2공장 허가...중국 시장 공략 '퍼스트무버' 수혜

- 김선희 대표, 유업계 최초 여성 CEO 10년..."2026년 유제품 관세 0% 대비해야"

  • 기사등록 2024-09-25 16:4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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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밸류뉴스=이승윤 기자]

매일유업(대표이사 김선희)이 우유 중심에서 벗어나 포트폴리오 다각화에 성과를 내고 있다. 저출산과 고령화에 대응한 단백질 보조제와 식물성 음료 시장의 수요 증가, 해외 진출 가속화를 통한 글로벌 입지도 다져지는 모양새다. 특히 해외 매출 90%를 차지하는 중국에 분유를 수출하며 시장 확장을 본격화했다. 최근에는 국내 유업계 처음으로 중국 조제분유 수출을 위한 제2공장 허가를 취득했다.

또한 오는 2026년 미국 유제품 관세 철폐에 대비해 프리미엄 제품 개발과 원가 절감에도 힘쓰고 있다. 김선희 대표는 "2026년이 되면 우유만 파는 중소기업은 다 없어질 것"이라고 전망한다. 그의 취임 10년이 되는 해이기도 한 올해, 이같은 매일유업의 변화는 한국 유업계의 미래 방향을 제시한다.


◆우유 소비 줄어도 매출 '쑥'...매일유업 다각화 전략 통했다


매일유업은 어려운 시장 환경 속에서도 의미 있는 성과를 거뒀다. 상반기 매출액은 8895억원, 영업이익은 379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매출액은 0.9% 감소하고 영업이익은 11.14% 증가했다. 특히 주목할 만한 것은 해외 수출 부문의 성장이다. 2분기 해외 수출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37.8% 증가한 233억원을 기록했다.


매일유업, 우유 넘어 종합식품기업으로 \ 승부수\ ...김선희 대표 제시하는 국내 유업계 방향은?매일유업 매출액, 영업이익률 추이. [자료=더밸류뉴스]

그러나 지난 2분기 매출액은 다소 아쉽다. 매출액 4452억원, 영업이익 184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각각 0.67%, 14.42% 감소했다.


일부 유제품, 주스류, 곡물음료의 원재료비와 가공비가 증가하며 영업이익 감소로 이어졌다. 매일유업 원재료 중 비중이 가장 큰 원유가격은 2022년 1리터당 1202.73원, 작년 1271.02원, 지난 2분기 1338.22원으로 올랐다. 여기에 원달러 환율, 물류비, 에너지비 등 제반 비용도 상승하며 영향을 줬다.


유업계 전반 상황은 그만큼 녹록지 않다. 저출산으로 인한 우유 소비 감소가 지속되고 있는 것이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1인당 연간 우유 소비량은 2001년 36.5kg에서 2023년 30.9kg으로 감소했다. 반면, 치즈, 아이스크림 등 유가공품 수요는 같은 기간 27.4kg에서 53kg으로 크게 늘었다. 이는 소비자들의 유제품 소비 패턴이 변화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저렴한 수입 멸균유가 증가하고 가공유가 수입 원유와 비교해 가격경쟁력이 떨어지며 공급률 하락으로 이어지고 있다. 오는 2026년 미국, 유럽산 유제품에 대한 관세가 철폐되면 수입산 유제품의 가격은 더 떨어질 예정이다.


◆치즈 B2B에서 고령친화식품까지...관세 철폐에 대응한 '사업 확장' 가속화


현재 미국 유제품 관세는 7.2%다. 0%가 된다는 건 무엇을 의미할까? 수입 유제품 원료를 사용하는 기업은 원가가 절감되고 소비자는 관세만큼 가격이 낮아진 수입 유제품을 구입하게 된다. 즉, 소비자 선택 기회가 증가한다. 반면 수입 유제품의 가격 경쟁력이 높아지면, 국내 유업체들의 시장 점유율은 위협받을 수 있다. 수입 유제품 증가는 국내 원유 수요 감소와 낙농가 소득 감소 등 연쇠적인 부작용을 초래할 가능성이 높다.

이에 시장 변화에 대한 대응책으로 매일유업은 다각도의 전략을 펼치고 있다. 


첫째, 프리미엄 제품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고품질, 고부가가치 제품에 집중함으로써 수입 제품과의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매일유업은 유가공품 수요가 계속 증가하는 것에 착안해 치즈의 B2B(기업 간 거래) 사업도 확장하고 있다. 매일유업은 국내에서 몇 안 되는 리코타 치즈 생산 역량을 갖췄다. 치즈 브랜드 ‘상하치즈’를 통해 B2B 시장에서 역량을 키우고 있다.


둘째, 제품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고 있다. 단백질 음료, 식물성 음료, 고령친화식품 등으로 제품군을 확대하여 새로운 성장 동력을 발굴하고 있다. 프리미엄 프로틴 음료 브랜드 ‘셀렉스’에 집중하기 위해 해당 사업을 분사해 자회사 매일헬스뉴트리션을 설립, 셀렉스 프로핏, 셀렉스 마시는 프로틴음료, 셀렉스 프로핏 웨이프로틴, 셀렉스 프로핏 우유단백질 등을 선보이고 있다. 또 식물성 음료 제품인 아몬드 브리즈, 매일두유, 어메이징 오트를 국내외에 판매하며 큰 인기를 얻고 있다.

매일유업, 우유 넘어 종합식품기업으로 \ 승부수\ ...김선희 대표 제시하는 국내 유업계 방향은?매일헬스뉴트리션이 판매하는 '셀렉스 프로핏' 제품 이미지. [사진=매일유업]

셋째, 해외 시장 진출을 가속화하고 있다. 특히 중국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최근 국내 유업계 최초로 중국 조제분유 수출을 위한 제2공장 허가를 받아, 총 6개 브랜드의 조제분유를 중국에 수출할 수 있게 됐다. 이는 매일유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한 단계 높일 것으로 기대된다.


넷째, 원가 절감과 효율성 제고에 힘쓰고 있다. 원재료비와 제반 비용 상승에 대응하여, 생산성 향상과 비용 구조 개선을 통해 수익성을 유지하려 노력하고 있다.


현재 유업계 시장을 보면, 국내 우유 소비는 감소하고 단백질 음료 소비는 늘고 있다. 국내 단백질 음료 시장은 최근 2년 연평균 매출 성장률 80%를 달성했다. 단백질 음료 오프라인 시장의 올해 상반기 누적 매출액도 611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17.1% 증가했다. 


관세청이 밝힌 올해 상반기 전체 조제분유 수출 금액은 4348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3865만달러 대비 12.4% 늘었다. 수출에서 65%를 차지하는 중국은 같은 기간 2577만달러에서 2866만달러로 11.6% 증가하며 매일유업도 외형 성장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매일유업은 중국 외에도 베트남, 필리핀, 인도네시아, 호주, 말레이시아, 사우디아라비아를 비롯한 11개국과 무역을 이어가고 있다.


◆김선희 대표 "고객 원하는 부가가치 제품 만들 것"...우유 넘어 종합식품기업으로 도약


김선희 대표는 올해로 취임 10년차를 맞았다. 이 기간 국내 우유 업계는 영유아 감소라는 도전을 마주해왔다. 지난 2009년 매일유업 재경본부장 전무로 입사한 이후, 2014년 국내 식품업계 최초의 여성 CEO로 선임됐다. 지난해 초에는 부회장으로 승진하며 경영 전반에 대한 책임을 맡고 있다. 김 대표의 리더십 아래 매일유업은 우유 중심의 사업 구조에서 벗어나 다각화 전략을 성공적으로 추진해왔다.

매일유업, 우유 넘어 종합식품기업으로 \ 승부수\ ...김선희 대표 제시하는 국내 유업계 방향은?김선희 매일유업 대표. [일러스트레이트=홍순화 기자]

김 대표는 지난 7월 대한상의 제주포럼 강연에서 "우유만 파는 기업은 2026년 이후면 다 없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는 유업계가 직면한 위기의 심각성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발언이다. 동시에 변화의 필요성을 강조한 것으로, 매일유업이 추진하고 있는 사업 다각화와 해외 진출 전략의 배경을 이해할 수 있게 해준다.


또 앞으로의 유업계 전망에 대해 "고객이 원하는 부가가치 제품을 만들어내지 못하면 그 사업은 망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단순히 우유를 생산하고 판매하는 것을 넘어, 소비자의 니즈에 맞는 새로운 가치를 창출해야 한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실제로 매일유업은 성인 영양식, 메디컬 푸드, 아이스크림, 커피, 식빵, 체험 목장 등 우유를 기반으로 한 다양한 부가가치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김 대표는 해외 사업 육성의 중요성도 강조한다. "내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해외 사업을 적극적으로 육성하겠다"는 그의 말은, 국내 시장의 구조적 한계를 해외 시장 개척을 통해 돌파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준다. 이는 앞서 언급한 중국 조제분유 수출 확대 등의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


lsy@thevalu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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