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대표이사 윤영준)이 부동산 경기 침체에도 1분기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해 비결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매출액과 영업이익 모두 전년동기대비 대폭 개선됐다.
지난 2022년 하반기부터 부동산 업황 둔화로 시장 흐름이 굳어버리면서 건설업계가 주춤했다. 지금까지도 이어지고 있는 부동산 경기 악화에 건설사들은 근심을 덜어낼 수 없는 상황이다. 그러나 현대건설은 국내외 대형 프로젝트의 공정률을 끌어올리며 흐린 업황 속에서도 '맑음'을 유지했다. 국내 최고 수준인 아파트 브랜드평판도 선두를 놓치지 않고 있다. 이에 업계에서는 현대건설이 해외 사업 및 에너지 밸류체인 확대를 통한 사업영역 다각화와 핵심기술 내재화·고도화를 통한 지속 성장으로, 건설산업이 직면한 대내외적 위기를 극복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전년동기比 매출액 41.7%↑... 수주액도 60.3%↑
현대건설은 지난 23일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 8조5453억원, 영업이익 2509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전년동기대비 각각 41.7%, 44.6% 증가했다. 당기순이익은 2084억원을 기록하며 전년대비 38.4% 늘었다. 부동산 경기 악화에도 시장 기대치를 크게 상회했다.
수주도 큰 폭의 상승세를 보였다. 현대건설 1분기 수주액은 9조5177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60.3% 증가했다. 연간 수주 목표(약 29조원)의 32.8%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특히 해외 수주의 비중이 큰데, 사우디 자푸라 가스처리시설 2단계 등 메가 프로젝트 수주로 인한 결과라는 분석이다. 9조5177억원 중 5조4539억원이 해외 발이다. 수주잔고는 91조2515억원으로 전년말대비 1.7% 상승했다.
현재 건설업계는 지난해 말부터 본격화된 부동산 경기 침체로 인해 시장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이다. 건설사들의 어깨가 움츠러드는 것도 자연스러운 일이다. 실제로 공시에 따르면 업계 전체적으로 고금리 장기화와 집값 하락, 건설자재 상승 등으로 올해 수주 목표를 줄이는 추세이다. 현대건설도 지난해 수주 성과보다 10.7% 낮은 28조9900억원을 올해 수주 목표로 설정한 바 있다.
현대건설은 지난해 7월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2023 시공능력평가 순위'에서 2위를 차지했다. 시공능력평가란 국토교통부가 전국 건설업체를 대상으로 △전년도 공사실적 △경영 및 재무상태 △기술능력 △신인도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각 업체가 1건 공사를 수행할 수 있는 능력을 금액(시공능력평가액)으로 환산한 것을 말한다(매년 7월 말 공시).
◆샤힌 프로젝트·파나마 3호선 등 프로젝트 착착 진행
현대건설의 이같은 양호한 실적은 건설 프로젝트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구체적으로는 샤힌 프로젝트 등 국내외 사업 본격화와 파나마 메트로 3호선, 이라크 바스라 정유공장, 사우디 자푸라 가스처리시설 등 해외 대형현장 공정 가속화 등 순조로운 국내외 대형 프로젝트 진행을 통해 1분기 만에 연간 매출 목표(29조7000억원)의 28.8%를 달성했다. 주택 부문의 견조한 성적도 실적에 기여했다.
샤힌 프로젝트는 S-OIL(대표이사 안와르에이알히즈아지)이 지난해부터 울산공장에서 추진 중인 국내 최대 규모의 석유화학 투자로 약 9조원이 투입된다. 에너지 시장 변화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고 S-OIL의 산업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성장 동력이 될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현대건설은 본 프로젝트의 주간사로 현대엔지니어링, 롯데건설, DL이앤씨와 함께 국내 석유화학업계 사상 최대 규모의 석유화학설비 공사를 맡았다.
파나마 메트로 3호선 건설 사업은 파나마의 수도 파나마시티와 서부 아라이잔 지역을 연결하기 위해 총 25㎞의 고가철로(모노레일)와 13개 역사, 1개 차량기지를 건설하는 사업이다. 교통·물류 흐름 개선에 따른 경제발전과 연간 2만톤 상당의 이산화탄소 배출 감축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받고 있다. 현대건설은 지난 2020년 2월 현대엔지니어링, 포스코건설과 컨소시엄으로 입찰에 참여해 최종 수주에 성공했다.
◆'힐스테이트·디에이치' 아파트 브랜드평판 2관왕... 프리미엄 브랜드 입지 굳혀
현대건설은 아파트 브랜드평판 부문에서도 국내 최상위권에 위치해 있다.
지난 18일 한국기업평판연구소에 따르면 현대건설의 '힐스테이트'가 올해 4월 국내 아파트 브랜드평판 1위를 차지했다. 브랜드평판지수는 477만1781점으로, 2위(대우건설 '푸르지오'. 261만9709점)와 큰 차이를 보였다. 지난 2019년 4월부터 5년째 1위를 유지하고 있다.
하이엔드 아파트 브랜드평판도 압도적 선두이다. 하이엔드 브랜드란 기존의 아파트 브랜드보다 한 단계 높은 최고급 아파트 브랜드를 말한다. 한국기업평판연구소는 지난 23일 올해 4월 국내 하이엔드 아파트 브랜드평판 조사에서 현대건설의 '디에이치(THE H)'가 브랜드평판지수 213만918점을 기록하며 1위에 올랐다고 발표했다. 2위(대우건설 '푸르지오 써밋'. 76만2139점)의 약 3배에 달하는 점수였다.
하이엔드 아파트 브랜드평판 조사 결과는 지난 2022년 2월부터 매달 공개되고 있다. 디에이치는 첫 공개부터 2년이 넘는 기간 동안 한 차례도 빠짐없이 순위표 최상단을 유지하고 있다. 디에이치는 '단 하나의', '유일한'이라는 의미를 가진 'THE'와 현대(Hyundai), 하이엔드(High-end), 하이 소사이어티(High Society) 등의 의미를 지닌 H가 결합돼 '단 하나의 완벽한 프리미엄 주거'라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
브랜드평판지수는 소비자들의 온라인 습관이 브랜드 소비에 큰 영향을 끼친다는 것을 찾아내서 브랜드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만들어진 지표이다. 브랜드에 대한 긍부정 평가, 미디어 관심도, 소비자의 참여와 소통량, 소셜에서의 대화량, 소비자와 브랜드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관계분석으로 측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