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앞서 지난달 26일 기준금리는 연 1.50%에서 역대 최저치인 연 1.25%로 낮춰진 바 있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29일 본회의를 열고 다음 통화정책방향 결정시까지 기준금리를 현 수준으로 유지해 통화정책을 운용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사진=더밸류뉴스]
미·중 무역분쟁의 불확실성으로 세계 교역이 위축되고 국내적으론 수출과 투자 부진으로 성장세 둔화 흐름이 이어졌다. 한은은 이에 대한 대응 차원에서 지난 7월과 10월 0.25%포인트씩 기준금리를 총 0.50%포인트 인하한 바 있다.
시장에선 일찌감치 기준금리 동결을 예상했다. 금융투자협회가 지난 14~20일 채권 관련 종사자 2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 100명 중 99명이 기준금리 동결을 예상했다.
금통위는 지난달 금리 인하 결정 직후 낸 통화정책방향 결정문에서 "두 차례 기준금리 인하의 효과를 지켜보면서 완화 정도의 조정 여부를 판단해 나갈 것"이라고 밝히며 당분간 기준금리를 현행대로 유지하겠다고 시사한 바 있다.
7월 기준금리를 내리면서 한은은 올해 한국경제가 2.2% 성장을 나타낼 것이라 예상했지만, 현재로선 성장률이 2%에도 미치지 못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0월 0%를 나타내 한은의 물가 안정 목표(2%)에 크게 못 미치고 있다. 다만 8∼9월 마이너스(-) 물가 상승률로 촉발됐던 디플레이션 우려는 다소 잦아든 분위기다.
금융시장에선 경기 회복세가 계속 지연될 경우 한은이 내년 상반기 중 추가로 금리 인하에 나설 수 있다는 기대감이 여전하다.
다만 현행 금리가 역사상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진 상태에서 한 차례 더 기준금리를 인하하는 것은 한은으로선 부담스럽다. 내년 추가 인하 가능성이 상존한 가운데 한은이 10월 기준금리 결정문에서 밝혔듯 당분간은 금리동결 기조를 유지하면서 경제 여건 변화를 살펴볼 가능성이 크다는 전문가 의견이 많다.
김소영 서울대 교수는 "앞으로 경기 상황이 크게 좋아지기는 어려워 보이지만 경제에 큰 영향을 미치는 이벤트가 나오지 않는 이상 한은이 동결 기조를 유지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고 말했다.
이날 회의는 올해 마지막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다. 내년 상반기 중에는 1월 17일, 2월 27일, 4월 9일, 5월 28일에 금통위가 예정돼 있다. 4월에는 금통위원 4명의 임기가 종료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