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현지시각) 유럽중앙은행(ECB)은 기준금리를 현행 0%로 유지하기로 하고 추가적으로 금리를 낮출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날 경제매체 다우존스와 CNBC 등에 따르면 ECB는 통화정책결정회의 후 발표한 결정문에서 내년 상반기까지 현행 금리 수준을 유지하겠다는 문구를 '현행 또는 더 낮은 수준(present or lower)'으로 수정했다.
또한 정책금리에 대한 선제적 지침을 강화하고, 금리를 다시 인상하기 시작한 이후에도 상당 기간 자사매입프로그램을 통해 상환되는 모든 자금을 재투자하겠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 총재는 회의 직후 기자회견에서 "물가상승률 목표에 유연성을 갖겠다"며 포워드가이던스(선제적 안내문구) 강화, 자산매입 재개 등을 포함한 추가 완화정책 옵션을 검토하겠다는 방침을 강조했다. 그는 "상당한 완화적 조치가 필요하다"며 최근 악화하고 있는 제조업 지표에 대한 우려도 거듭 표했다.
크리스토퍼 스트리트 데이(Christopher street day)를 맞아 퍼레이드를 하는 ECB. [사진=ECB의 SNS]
하지만 그는 "유로존 경기침체 위험은 크지 않다"며 "오늘 금리인하는 논의하지 않았고, 추가 금리인하 때는 주요 경제지표를 확인하겠다"고 신중한 행보를 보였다. 이 같은 발언은 앞서 재확인된 비둘기(통화완화)적 기조에도 불구하고 시장에 기대에는 못 미쳤다는 분석이 잇따르는 배경이 됐다. 그는 "당국자들이 금리인하에 대해 논의하지 않았다"면서 "행동에 나서기 전에 경제지표를 추가로 확인하겠다"며 시장의 조속한 금리인하 기대에 찬물을 끼얹었다.
드라기 총재는 또 "통화정책은 유로존을 지원하기 위해 일정한 지점까지만 작용할 수 있지만 상황이 악화되면 정부가 개입해야 한다"며 "경기 전망이 계속 나빠지면 재정정책이 본질로 자리 잡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이날 드라기 총재가 물가상승률 목표에 유연성을 갖겠다고 언급하면서, 목표치를 달성한 이후에도 상당기간 완화정책이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9월 회의에서 금리인하 폭은 예금금리 기준 10bp, 자산매입 프로그램 재개 규모는 450억유로로 추산되고 있다. 이날 회의에서는 기준금리(0%), 예금금리, 한계대출금리(0.25%) 모두 동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