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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키움증권 사장의 "김익래 회장에 직 걸겠다"라는 '아무말 대잔치' - 김익래 회장, 2007년에도 다우데이타 주식 대량 매각 물의
  • 기사등록 2023-04-29 16:4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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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밸류뉴스=신현숙 기자]

"공교롭게도 (김익래 회장님이) 그때 매각을 했던 것이고 사실은 그 전부터 팔려고 했다. 여러 분이 생각하시는 그런 정보 자체가 없다. 직(職)을 걸겠다."


"(투자사기를 벌인) 라덕연 투자자문업체 대표는 저희(키움증권)도 김익래 회장님도 알지 못하신다. 왜 그런 말을 했는지 모르겠다. 그냥 엮는 것이다.”


황현순 키움증권 사장이 다우키움그룹 오너 김익래(73) 회장이 작전 세력과 연계되지 않았느냐는 의혹을 부인하며 지난 28일 기자들에게 한 말이다. 이날 황 사장은 금융투자협회 대회의실에서 금융감독원이 주최한 '증권업계 시장 현안 소통회의' 참석에 앞서 기자들에게 이같이 말했다. 앞서 김익래 다우키움그룹 회장은 다우데이타 보유 주식(140만주·3.65%)을 폭락 이틀전(20일)에 처분해 김 회장과 주가조작 세력의 연루 의혹이 불거져 나왔다. 


다우키움그룹에서 '녹을 먹고 사는' 황 사장은 자신이 모시는 오너의 주식 처분이 우연임을 강조하기 위해서인지 '직을 걸겠다', '0.00001%의 가능성도 없다' 등의 극단적이고 장황한 표현을 사용했다. 


그런데 그러다 보니 스스로 모순되는 내용이 발견된다. 


◆2007년에도 다우데이타 주식 대량 매각 물의


황 사장은 "라덕연 대표를 (작전세력인줄) 몰랐다"고 밝히고 있다. 그렇지만 국내 증권업계 종사자라면 라덕연 대표가 작전세력이라는 것은 어지간하면 알고 있는 사실이다. 국내 메이저 증권사의 대표가 라덕연 대표가 작전세력인 줄 몰랐다면 무능하거나 다른 의도를 갖고 있거나 둘 가운데 하나라고 밖에 볼 수 없다. 


특히 기자가 아쉽게 생각하는 부분은 "김익래 회장님은 지금까지 항상 투명 경영을 해왔고, 한 번도 이런 불명예가 없었다. 억울하실 것"이라고 말한 부분이다. 


김익래 회장이 주식 대량 매각으로 물의를 빚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김익래 회장은 2007년 1월 9일부터 11일까지 다우데이타 주식 133만2000주(4.2%)를 매각해 주가가 폭락했다는 논란에 휘말렸다. 지금 문제가 되고 있는 바로 그 종목이다 


당시 마이크로소프트가 5년 만에 ‘윈도우비스타’라는 이름으로 새로운 운영체계를 내놓자 컴퓨터 판매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며 하드웨어 공급과 시스템 구축 등을 사업으로 하는 다우데이타가 최대 수혜주로 꼽혔다. 다우데이타 주가는 2000원대에서 5000원대까지 올랐고, 김익래 회장은 평균 4000원 후반대에 다우데이타 주식을 팔아 63억원 가량을 현금화했다. 김익래 회장이 매각을 시작한 다음 날인 2007년 1월10일부터 폭락하기 시작한 다우데이터 주가는 2007년 1월17일 3630원대까지 빠졌다. 당시 김익래 회장은 자세한 설명 없이 주식을 대거 팔아 주식시장에 혼란과 불안감을 조성했다는 이유로 증권업계에서 구설에 올랐다. 


김익래 회장은 1986년 다우기술을 창업했고 1992년 다우데이타, 1997년 다우엑실리콘 등을 세우며 IT사업을 하다가 2000년 키움증권 설립으로 사세를 점프시켜 지금의 다우키움그룹을 일구었다. 키움증권 '영웅문'의 성공으로 2019년 처음으로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 공시대상기업집단(대기업집단 59위)에 이름을 올렸고 올해 순위는 51위로 전년비 4단계 상승했다. 황 사장의 표현대로 김익래 회장은 '자수성가의 표본'일 수 있다. 


김익래 다우키움그룹 회장. 

◆차명계좌로 계열사 지분 매입... 자산운용사 '불가' 통보받아


그렇지만 김익래 회장은 이 과정에서 황 사장의 말과 달리 불명예스러운 이슈가 적지 않았던 것도 사실이다. 김익래 회장이 경영을 맡고 있던 다우기술은 2002년 차명계좌를 통해 계열사 지분을 매입했다가 유죄가 인정돼 벌금형을 받은 적이 있다. 작전세력이 사용하는 차명계좌 수법을 증권사 대주주가 고의적으로 사용했고 장기간 사안을 은닉했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당시 검찰은 경고 처분에서 한걸음 나아가 이례적으로 벌금형을 구형했다. 이 때문에 키움증권은 2010년까지 자산운용사 설립 신청을 하지 못했다.   


김익래 회장이 대주주로 있는 다우데이타(26.66%)는 고배당으로 김익래 회장에게 해마다 수십억원을 현금배당하고 있다. 다우키움측은 "이익의 주주환원"이라고 밝히고 있지만 대주주 챙겨주기인 것도 사실이다. 김익래 회장은 계열사 임원 겸직으로 고액 보수를 받고 있기도 하다. 지난해 키움증권 비상근 사내이사, 다우기술 미등기 비상근 임원, 다우데이타 기타비상무이사 등을 겸직하면서 총 13억원 가량을 수령한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달 재선임된 김재식 키움증권 사외이사는 김익래 회장의 고교(경복고) 동문이다. 


이런 배경 때문에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이번 사안에 관해 "합리적 의심을 갖고 문제를 제기하는 부분에 대해 흘려듣지 않겠다"는 밝힌 것에 공감하는 이들이 많다. 


'증권사를 소유한 오너가 주식을 특정 시점에 팔았다'는 팩트에 합리적 의심이 가는 것은 당연할 것이다. 키움증권이 이번에 문제가 된 SG(쏘시에테 제네럴)증권과 차액결제시스템(CFD) 헤지(위험분산) 계약을 맺었다는 사실도 뒤늦게 알려졌다. 김익래 회장 매도 이후에는 주가가 폭락하면서 김익래 회장은 자녀들에게 주식을 물려주기 쉬워졌다. 주식 증여세는 증여일의 앞뒤 2개월의 종가 평균을 기준으로 한다. 주가가 하락할수록 자녀들이 내야 할 증여세는 줄어든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의 향후 대응에 관심을 가는 것은 이같은 이유 때문이다. 


shs@thevalu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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