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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증권, 증시 혹한기에 첫 '매출액 1조' 돌파... '강소 증권사' 관심↑

- 부동산 PF 차별화로 성과...현대차그룹 캡티브 마켓 활용

  • 기사등록 2022-12-26 14:3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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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밸류뉴스=이지윤 기자]

현대차증권(대표이사 최병철)이 증시 혹한기에 사상 처음으로 올해 매출액 1조 돌파가 예정돼 비결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주식시장 혹한기를 맞아 증권사들이 어닝쇼크를 기록하고 있지만 현대차증권은 부동산 대체투자 부문에서 양호한 성과를 내면서 강소 증권사로 주목받고 있다.  


◆영업수익, 올해 처음으로 조(兆) 단위 진입


현대차증권은 올해 1~3분기(1~9월) 영업수익(매출액) 1조100억원, 영업이익 1132억원, 순이익 857억원을 기록했다. 전년동기대비 영업수익은 18.40% 증가해 사상 처음으로 조(兆) 단위에 진입했다. 그렇지만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27.56%, 27.35% 감소했다. 영업수익이 증가했음에도 수익성이 나빠진 것은 이자비용과 파생상품 관련 비용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주식시장이 혹한기에 진입한 점을 고려하면 양호한 성과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현대차증권은 지난해에도 실적이 양호했다. 현대차증권은 지난해 영업수익 8538억원, 영업이익 1565억원, 순이익 1178억원을 기록해 2년 연속 영업이익이 1000억원을 넘었다. 2016년 이후 5년 연속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이 증가했다. 


현대차증권 영업수익(매출액), 영업이익률 추이. 단위 억원, %. [자료=현대차증권 사업보고서]

◆부동산 IB 성과... 재무 안정성도 유지


현대차증권의 이같은 성과는 무엇보다도 부동산 IB부문 실적 개선 덕분으로 분석된다. 부동산IB는 최병철 대표이사가 2020년 1월 취임한 이래 주력해온 부문이다. 


현대차증권이 부동산IB에 주력하고 있는 것은 현대차증권이 속해있는 현대자동차그룹이 계열사로 현대도시개발, 송도랜드마크시티, 율촌제2산업단지개발, 서울PMC, 케이스퀘어용산피에프브이 등을 갖고 있는 것과 무관하지 않다. 확실한 캡티브 마켓(captive market·그룹 내부시장)을 갖고 두고 있는 것이다. 이같은 차별화 포인트를 바탕으로 현대차증권은 프로젝트파이낸싱(PF), 물류센터를 비롯한 대체투자에 강점을 보이고 있다. 


현대차증권이 성공적으로 진행한 딜(deal) 혹은 프로젝트로는 송도 타임스페이스(2350억원), 세종시 상업용 부동산(2000억원), 동탄 스포츠파크(1980억원) 등이 있다. 준공 전 선매입 확약 방식으로 투자했던 인천 송도H로지스 물류센터, 2021년 투자한 용인 남사 물류센터 매각 등이 주요 딜로 꼽힌다. 부동산 시장 침체를 대비해 분양 물량을 줄이고 임대 자산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조정해 성공적인 투자금 회수가 이뤄졌다.


현대차증권은 부동산PF를 강화하면서도 이 사업의 리스크로 꼽히는 재무 안정성을 유지하고 있다. 


현대차증권의 올해 3분기 자기자본은 1272억원, 실질자산을 실질부채로 나눈 자산부채비율은 116.5%이다. 한국기업평가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기준 현대차증권의 부동산PF 우발채무 규모는 자기자본의 68.5% 수준이다. 이중 브릿지론(제2금융권 차입금) 비중은 약 29.8%를 차지하고 있다. 우발채무는 현재 채무로 적용되지 않으나 미래에 PF 부실 등으로 특정 상황이 발생하면 채무로 확정될 가능성이 있는 채무로 프로젝트 진행이 실패하면 증권사가 떠안아야 하는 채무이다. 


브릿지론은 리스크 높은 초기단계의 부동산 PF딜로 PF우발채무 중 브릿지론 비중이 높을수록 유동성 대응이 어려워진다. 전체 우발채무 규모는 올해 3월 기준 우발채무 규모는 9448억원으로 전분기대비 1% 상승했다. 2017년 이후 1조원 이하를 유지 중이다. 신용등급의 경우, 지난해 모든 국내 신용평가사로부터 'AA-' 등급을 받았다.


서울 여의도 현대자증권 본사. [사진=현대차증권]

재정건정성이 양호한 상황이지만 현대차증권은 유동성 확보 차원의 자금 조달도 적극적이다. 지난 11월 자금조달 여력 확보를 위해 기업어음(CP) 발행 한도를 3000억원 늘렸다. 또 ELB 발행을 공격적으로 늘리고 있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올해 주자연계파생결합사채(ELB) 국내 증권사 발행 순위는 1등 미래에셋증권(1조 3958억원), 현대차증권(1조3294억원), 메리츠증권(1조2114억원)이다. 고금리 ELB발행에 뛰어들면서까지 자금시장 경색인 상황에서 혹시 모를 유동성 위기에 대응한다는 계획이다.


현대차증권은 최근들어 기업공개(IPO)에서도 성과를 내고 있다. 올해 오토앤, 에이치와이티씨 IPO 인수회사로 이름을 올렸으며 미래에셋증권과 한주라이트메탈 IPO 공동대표 주관을 맡게 됐다. 현대차증권의 약 2년만의 IPO 대표 주관이다. 아직은 실적 기여도가 높지 않지만 '증권 비즈니스의 꽃'으로 여겨지는 ECM(증권캐피탈마켓) 부문에 첫 발을 내디뎠다는 점에서 내부적으로 고무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자닌해 말에는 마이데이터 사업 본허가를 취득했다.


◆최병철 대표, 성과 바탕 연임 유력


이같은 성과로 최병철 대표이사는 올해 현대차그룹 사장단 인사에서 유임이 점쳐지고 있다. 최 대표의 임기만료는 내년 3월이다. 지난해의 경우 현대차그룹은 사장단 인사를 11월 30일 실시했다. 최병철 대표이사는 2020년 3월 취임해 실적 개선과 리스크 관리를 조화시키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현대자동차, 현대모비스 CFO(최고재무책임자)를 역임해 '재무통'으로 꼽히고 있다. 조직 안정에도 힘써 최근 사내 메신저 ‘H-톡(Talk)’에서 활용할 수 있는 이모티콘 16종을 내놓앗다. 


최병철(오른쪽) 현대차증권 대표가 지난 6월 서울 여의도 현대차증권 본사에서 최영빈 파운트 대표이사와 AI솔루션 협악을 맺고 기념 촬영하고 있다. [사진=현대차증권]

최근 금감원에서 고금리 ELB, DLB 발행으로 증권사에게 경고를 내린 것에 대해 현대차증권은 "ELB상품의 금리는 최대 6% 수준으로 그리 높은 편은 아니며 12월부터 ELB 발행 규모를 축소할 것"이라고 밝혔다.


jiyoun6024@thevalu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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