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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리서치, '유료화 모델' 이번에는 성공할까?

- 유료화 거부감 이제는 크지 않아...중소형주 보고서 등 틈새 시장 공략

  • 기사등록 2022-09-14 10:5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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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밸류뉴스=이상협 기자]

특정 증권사나 기관에 소속되지 않는 독립 리서치들이 최근 유료화 모델을 속속 선보이면서 향후 성공 가능성에 대해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그간 국내의 독립리서치들은 여러 차례 유료 서비스를 선보였지만 '콘텐츠=무료'라는 인식의 한계를 극복하지 못했다. 그런데 코로나19를 계기로 재택근무가 많아지면서 넷플릭스 시청 등으로 콘텐츠 유료화에 대한 거부감이 줄어들었다. 이에 리서치알음, 밸류파인더, 바바리안 리서치 등이 유료화 모델을 선보이고 있다.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황소동상. [사진=더밸류뉴스]

◆스몰캡 탐방 보고서 등 차별화된 정보로 유료화 나서 


리서치알음(대표이사 최성환 이동현)은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독립 리서치 법인으로 지난 2016년 설립됐다. 리서치알음은 스몰캡∙비상장 리서치, 탐방노트 등의 유료 서비스를 홈페이지와 텔레그램을 통해 선보이고 있다.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수익률이 우수한 리포트를 필터링해 스타 애널리스트 랭킹을 선정한다. 또, 애널리스트의 종목 수익률도 측정해 정보를 제공하는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최성환 리서치알음 대표이사는 증권사 애널리스트로 활동한 경력이 있으며 이동현 대표이사 또한 투자자문사, 자산운용사를 거쳤다.

 

버핏연구소는 기업탐방 중심의 보고서 발간에 특화돼 있다. 투자자들이 성공투자를 위해 꼭 알아야 할 기업을 직접 탐방해 IR담당자, 임직원과 Q&A(질의응답)를 진행하며, 실제 현장 분위기를 생생하게 전달해 호평받고 있다. 


2012년 저평가 우량주 발굴 서비스인 ‘핑크 페이퍼’의 일환으로 시작됐고 그해 10월 ‘오스템임플란트, 내수주에서 글로벌 성장주로 비상한다’를 창간 기념 탐방 보고서로 발행했다. 오스템임플란트 주가는 탐방 보고서 발행 당시 2만 5000원대에서 2021년 8월 14만원으로 5.6배(460%) 상승했다.  


밸류파인더(대표이사 이충헌)는 증권사, 자산운용사 출신의 인력을 보유하고 있으며, 시가총액 5000억원 이하의 스몰캡 유료 탐방 보고서를 생산해 양호한 반응을 얻고 있다. 유료 회원제로 운영하는 ‘밸류멤버스’가 성과를 내고 있다. 전국 기업을 발로 뛰어 탐방해 기존 증권사에 나오지 않는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는 점이 호응을 얻고 있다. 증권정보포털 에프앤가이드, 와이즈리포트에도 탐방 보고서를 제공하고 있다. 


바바리안 리서치(대표이사 정인승)는 미국주식에 특화된 콘텐츠를 유료 제공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바바리안리서치측은 "유료구독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현재 서비스 이용자수가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바바리안리서치는 국내외 펀드매니저, 애널리스트, 미국 정치 전공자 출신의 인력을 갖추고 있다. 증권사 애널리스트의 경우 섹터가 정해져 있어 자신의 섹터만 집중적으로 분석하는 경향이 있다. 이로 인해 섹터 간 영향을 받을 수 있는 점에 대해 소홀할 가능성이 있다. 바바리안 리서치는 구성원들이 여러 섹터를 다뤄 시너지를 내고 있다. 예를 들어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가 섹터 구조 상 구분돼 있으나 이를 같이 다뤄 콘텐츠를 생산한다. 또, 시장이 관심을 가지고 있는 테마들을 집중해서 알릴 수 있는 것이 강점이다.


◆넷플릭스 성공하며 유료화 거부감↓


이처럼 최근 독립 리서치들이 유료화 모델을 속속 선보이는 것은 콘텐츠 유료화에 대한 거부감이 줄어들고 있는 것과 관련있다. 


코로나19로 집에 머무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넷플릭스와 같은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서비스가 본격적인 콘텐츠 유료화 시장을 열었다. 이후 유튜브 프리미엄, 웹툰, e-Book(전자책) 등 각 분야에서 유료화 서비스가 소비자에게 익숙해졌고 독립 리서치까지 확장된 것이다.


독립리서치의 강점은 특정 금융사나 기관의 이해관계에 얽매이지 않고 객관적이고 독자적인 목소리를 낸다는 점이다. 


주식시장 상승기였던 지난 2020년 이후 주식을 시작한 투자자들은 올해 하락장에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증권사 보고서의 투자의견은 여전히 ’매수’ 일색이었다. '매도' 의견은 찾기 어려웠다. 


이처럼 매수 보고서들이 주를 이루는 이유는 보고서를 생산하는 리서치센터가 특정 증권사에 속해 있기 때문이다. 증권사는 IB(투자은행)부문 등 기업과 이해관계가 있어 리포트에 ‘매도’ 의견이나 부정적인 내용을 제시하기 어렵다. 


카카오뱅크의 경우 지난해 공모가 3만9000원으로 상장했다. 그런데 지난 13일 종가 2만6800원으로 공모가 대비 31.28% 하락했다. 상장 당시 증권가는 ‘혁신 기업’이라며 양호한 평가의 보고서를 냈었고 최근에도 대부분의 증권사는 카카오뱅크에 대해 투자의견 ‘매수’를 유지하고 있다. 주가 하락에도 카카오뱅크의 PER(주가수익비율)은 59.42배로 동일 업종 PER이 4.05배임을 감안했을 때 고평가돼 있음을 알 수 있다.


카카오뱅크의 최근 1년 주가 추이. [이미지=네이버 증권]

독립리서치는 증권사에 소속되지 않아 이러한 이해관계에서 자유롭다. 과감한 의견을 제시할 수 있다. 이같은 강점을 바탕으로 독립리서치는 개인 투자자의 호응을 얻고 있다. 


◆정보 비대칭 해소 순기능, 제도적 지원 필요


주식시장에서 독립리서치의 틈새 시장이 있다는 점은 받아 들여지고 있다. 


현재 유가증권시장 상장 기업은 822곳, 코스닥 시장 상장 기업은 1577곳이다. 코스닥 상장기업이 코스피 상장 기업에 비해 2배에 근접한 수치이다. 그런데 대부분의 증권사는 코스피 시장 대형주 위주의 보고서를 만들고 있다. 


이에 개인투자자들은 중소형주에 대한 정보가 부족하다. 중소형주의 정보를 모른 채 투자를 하고 있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국내 상장 기업들은 대부분 기업설명회(IR)를 진행하며 회사에 대해 알리고 있으나 참가 대상의 대부분이 기관투자자, 애널리스트로 개인투자자들이 기업에 대한 정보 찾기가 어렵다.


독립리서치는 코스피 시장의 대형주가 아닌 중소형주 위주의 분석을 해 보고서를 발간한다. 뿐만 아니라 비상장기업도 다뤄 투자 정보의 원천이 되고 있다. 해외의 경우 캐나다 BCA 리서치, 영국 TS롬바르드가 권위있는 독립리서치로 인정받고 있다. 독립리서치가 주식시장에서 정보의 비대칭성 해소같은 긍정적 역할을 하고 있는 만큼 독립리서치에 대한 제도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tkdguq0423@thevalu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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