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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밸류뉴스=지윤석 기자]

밀크티 브랜드 공차가 인수합병(M&A)시장의 매물로 나왔지만 시장의 반응은 냉랭하다. 13일 인수합병(M&A) 업계에 따르면 유니슨캐피탈은 공차코리아 인수 5년만에 지분 매각을 통한 엑시트(Exit)를 추진하고 있다. 현재 공차코리아 지분은 유니슨캐피탈이 특수목적회사인 골든티유한회사를 통해 지분 76.9%를 보유하고 있고 나머지 23.1%는 공차를 처음 한국에 들여온 ‘주부 사업가’ 김여진 대표의 남편 마틴 에드워드 베리 씨가 보유하고 있다. 매각가격은 4000억원~5000억원이 될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공차 로고. [사진=공차 홈페이지]

◆유니슨캐피탈이 가꾼 공차코리아

유니슨캐피탈은 지난 2014년 말 공차코리아를 인수한 뒤 대만 본사 지분까지 매입하면서 글로벌 프랜차이즈 기업으로 성장시켰다. 외형적인 성장보다는 내실을 다지며 동시에 동남아시아를 중심으로 한 글로벌화에 힘쓰는 전략을 구사하며 사모투자운용회사(PEF)의 성공적인 밸류업(Value-up) 사례를 구현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유니슨캐피탈은 5년 전 대만 본사에서 공차 한국 판권을 들여온 김여진 씨로부터 공차코리아 지분 약 65%를 340억 원에 인수했다. 이후 일본 판권을 따내 공차 재팬 사업을 성공적으로 안착 시킨데다 지난 2017년에는 대만 본사의 지분도 대부분 인수하며 전세계 프랜차이즈를 총괄하는 글로벌 본사로 거듭났다.

유니슨캐피탈은 공차코리아를 인수한 직후 급격한 성장보다는 내실다지기에 주력했다. 개별 기준으로 공차코리아의 상각전영업이익(EBITDA)는 2014년 133억원에서 2016년 41억 원까지 줄었다. 바이아웃(기업의 지분 상당부분을 인수하거나 아예 기업자체를 인수한 후 대상기업의 정상화나 경쟁력 강화를 통해기업가치를 제고하는 것) 직후 실적이 줄어든 것은 유니슨캐피탈의 '2보 전진을 위한 1보 후퇴 전략' 때문이었다.

바이아웃 직후 공차코리아의 EBITDA 추이. [자료=더밸류뉴스]

유니슨캐피탈이 김여진 전 대표로부터 공차코리아를 인수했을 때는 국내에 버블티가 소개된 직후라 반짝 인기몰이를 통해 몸집이 급격히 늘고 있던 시기였다. 하지만 유니슨캐피탈은 단기적 유행 편승보다는 브랜드 연속성을 유지하기 위한 장기전을 준비해야 한다고 여겼다. 

유니슨캐피탈은 신규점포 출점을 제한하고 브랜드·마케팅·신제품 개발과 함께 부진점포 구조조정 작업을 진행했지만 인적자원에는 적극적으로 투자했다. 공차코리아의 임직원수는 2014년 54명에서 2016년 85명으로 늘었다. 매출에서 판관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2014년 14.3%에서 2016년 23.8%로 증가했다. 일반적으로 재무적투자자(FI)들이 단기 수익 성과를 내기 위해 비용절감에 나서는 행보와 대비되는 모습이다.

유니슨캐피탈의 장기전은 2017년 들어 좋은 실적으로 드러나기 시작했다.

공차코리아의 2016년~2017년 실적. [자료=더밸류뉴스]

한편 공차코리아의 EBITDA 마진율은 20%대를 나타내는 것으로 알려졌다. 스타벅스 글로벌 본사의 EBITDA 마진율은 20% 안팎인 것에 비해 견조한 실적이다.

유니슨캐피탈은 내실을 다짐과 동시에 글로벌 주도권 잡기 전략을 병행했다. 공차코리아가 2015년 일본 판권을 따내는 동시에 출범시킨 공차재팬은 공차코리아의 100% 자회사로 2015년 9월 도쿄에 1호점을 낸 지 3년만에 7개의 직영점과 17개의 가맹점을 운영하고 있다. 유나슨캐피탈의 글로벌 전략은 일본에서 그치지 않는다. 대만 본사인 로열티 타이완(RTT)의 지분 70%를 2017년 초 인수하며 실질적으로 글로벌 공차를 리드하는 위치를 점하게 된다. 공차코리아는 실질적으로 글로벌 공차의 중심점에 위치하면서, 한국과 일본, 대만 등 3개국 직영 사업과 16개국 마스터 프랜차이즈 사업을 하는 본사가 됐다.


◆M&A시장에서 식어버린 식음료외〮식업체 인기, 왜?

한때 식음료·외식업체들은 국내외 사모펀드(PEF)들의 인기 투자처로 꼽혔다. 글로벌 경기나 내수 부진 영향에서 비교적 자유롭고, 꾸준한 수익 창출이 가능하다는 이유 때문이었다. 한 사모펀드 관계자는 “외식업체는 기술벤처기업처럼 투자를 통한 혁신, 고도의 기술력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며 “인수 후 경영효율화와 재무구조 개선을 통해 수익성을 높이고, 기업가치를 올리기 쉽기 때문에 PEF 입장에서는 매력적인 매물이다”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최근에는 식음료·외식 프랜차이즈 업체들이 매물로 나와도 매수자를 찾기가 쉽지 않다. 업계에서는 식음료 프랜차이즈 업종의 인기가 떨어진 이유로 치열한 경쟁과 최저임금 상승, 임대료 급등, 정부 규제 강화 등을 꼽고 있다. 경기불황 심리로 외식이 아닌 배달음식을 주문하거나 집에서 가정간편식 등을 해먹는 추세가 늘고 있는 것도 원인으로 지목된다.

최근 3년간 외식산업경기전망지수. [자료=더밸류뉴스]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외식산업경기지수는 64.2p를 기록, 최근 3년 중 가장 낮은 수치를 보였다. 기준점(100)보다 낮다는 것은 전년비 매출액이 하락한 업체가 상승한 업체보다 많은 것을 의미한다. 또한 공차가 해당한 비알콜 음료점업 지수도 72.49p로 3년 중 가장 낮은 수치를 보였다. 이런 부정적인 전망과 함께 외식사업은 여전히 시장 흐름이 좋지 않으며 앞으로 장기화되지 않을까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jys@thevalu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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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19-02-13 16:1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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