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재건축 시장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재건축 최대어로 꼽히는 압구정 재건축 사업은 '압구정2구역'부터 시작한다. 신현대 9차, 11차, 12차 아파트와 대림빌라트 구역이며 한강변과 지하철 3호선 압구정역이 인접해 입지적으로 뛰어나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에 삼성물산 건설부문(대표이사 오세철, 이하 삼성물산)과 현대건설(대표이사 이한우)이 해당 구역 수주를 위해 정면 대결에 나섰다. 올해 초 한남4구역에 이은 '수주전 2라운드'로, 양사는 브랜드와 기술력, 상징성까지 총동원한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프리미엄 주거 환경을 자랑하는 압구정...올해 '재건축 최대어'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현대 6·7차 아파트의 전용면적 245㎡(약 80평)이 지난달 27일 115억원에 거래됐다. 압구정 신현대 9차 전용면적 108㎡(약 33평)는 지난 3월 52억5000만원에 거래됐다. 불과 4개월 전만 해도 같은 면적이 49억원대에 거래됐다는 점에서, 재건축 기대가 실제 매매가로 반영되고 있다. 인근 신현대 12차도 신고가를 경신했다.
삼성물산·현대건설 '압구정 2구역' 수주 전략 주요 내용 요약 도표 [자료=더밸류뉴스]
압구정은 도곡동, 삼성동, 청담동과 더불어 강남구의 대표적인 부촌으로 꼽힌다. 북쪽으로는 한강이 보이며, 인근에 한남대교, 동호대교, 성수대교 등 3개의 한강교와 연결돼 있어 도심과 강북으로의 접근이 편리하다. 이러한 특성 때문에 압구정동은 강남구 중 가장 자동차 교통이 좋은 곳으로 꼽힌다.
특히, 1970-80년대 건축되며 강남 부촌 시작을 알린 '미성', '현대', '한양' 아파트 단지들이 서쪽부터 북쪽까지 차례로 강가에 위치한다. 그 수만 총 1만334세대에 달한다. 지어진 지 최대 39년의 시간이 흘렀기에 재건축에 관한 논의는 지난 2020년부터 진행돼왔다.
서울시는 준공 35년 이상된 노후 아파트 대상의 대단지 고층 아파트로의 재건축을 준비하고 있다. 이 중 '압구정 2구역'을 시작으로 사업이 본격화 되고 있다. 압구정 2구역은 현재 압구정동에서 가장 빠르게 재건축이 진행되고 있다. 지난해 11월 재건축 정비구역 및 정비 계획 결정안이 가결, 용적률 300% 이하, 최고 높이 250m, 12개 동 2606세대(공공주택 321세대 포함)의 주거단지로 재건축 될 예정이다.
이에 현대건설과 삼성물산이 출사표를 던졌다. 현대건설은 '압구정 현대' 상표권 확보에 나서며 정체성 수호에 총력, 삼성물산은 압구정에 프라이빗 홍보관 'S.Lounge'를 개관, 주거 기술력을 앞세운 수주 전략을 본격화했다. 오는 6월 시공사 입찰 공고 이후 9월 조합 총회에서 최종 시공사 선정이 진행될 예정이다.
현대건설은 지난 2월 ‘압구정 현대(압구정 現代)’, ‘압구정 현대아파트(압구정 現代아파트)’ 등을 포함한 4건의 상표권을 특허청에 출원하고, 우선심사를 진행 중이라고 12일 밝혔다. 이는 압구정 현대아파트의 명칭과 정체성을 법적으로 보호하기 위한 조치다.
현대건설 계동사옥 전경 [사진=현대건설]
이는 1975년 착공 후 고급 주거단지의 상징으로 자리잡은 '압구정 현대아파트'의 고유한 상징성을 이어나가겠다는 의지다.
현대건설은 대형 법무법인을 선임, 상표권이 무단으로 사용되거나 혼용되는 것을 방지하고, 압구정 현대아파트의 명칭과 정체성을 명확히 보호하겠다고 밝혔다. 향후 상표 등록이 완료될 경우, 명칭에 대한 권리를 입주자조합이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도 함께 검토 중이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압구정 현대는 단순한 명칭이 아니라 시대적 맥락과 정체성을 반영한 자산”이라며 “당사는 이 정체성을 계승할 유일한 주체로서, 향후에도 역사성과 고유 가치를 보호하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물산, 글로벌 초고층 기술력 전시...'S. Lounge' 개관
삼성물산은 서울 압구정에 프라이빗 라운지 ‘압구정 S.Lounge’를 열고, 초고층 건축 기술과 미래 주거 비전을 선보인다.
삼성물산은 지난 6일 서울 강남구 압구정 아파트 맞은편에 ‘압구정 S.Lounge’를 개관했다고 밝혔다. 이 공간은 자사 주택 기술력과 글로벌 시공 경험, 미래 주거 전략을 체험할 수 있는 전시형 홍보관이다.
삼성물산이 지난 6일 서울시 강남구 압구정 아파트 맞은편에 프라이빗 라운지 '압구정 S.Lounge'를 개관했다. [사진=삼성물산]
S.Lounge는 단순한 브랜드 홍보를 넘어, 기술력과 설계 역량을 종합적으로 소개하는 공간으로 구성됐다. 주택 단지 모형도, 설계 개요, 미래 주거 청사진 등이 영상과 프레젠테이션 형식으로 공개된다.
특히, 삼성물산이 시공한 세계 최고층 건축물인 아랍에미리트의 부르즈 할리파(828m), 말레이시아의 메르데카 118(679m) 등 글로벌 초고층 프로젝트 경험도 전시됐다. 이와 함께 층간소음 저감 기술, 차세대 주거 플랫폼인 ‘넥스트홈’ 등 미래 주거 기술도 소개됐다.
삼성물산은 이 공간을 통해 정비사업에 접목할 수 있는 주거 기술을 알리고, 방문객의 의견을 수렴해 향후 사업에 반영할 계획이다.
김명석 삼성물산 주택사업본부장(부사장)은 “압구정 S.Lounge는 브랜드와 사업 지역에 부합하는 기술적 정체성을 보여주는 공간”이라며 “글로벌 기준의 주거 프로젝트를 통해 지역 가치 제고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수주전은 한남4구역 이후 두 번째 격전지로 주목받고 있다. 현대건설은 압구정 현대의 정체성을 이어나가는 전략적 대응에 나섰고, 삼성물산은 브랜드 이미지와 기술력을 강조하고 있다.
오는 6월 시공사 입찰 공고 이후 9월 조합 총회에서 시공사가 선정될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상표권 확보와 기술력, 브랜드 이미지, 조합과의 소통력 등이 수주 결과에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