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버와 함께 나만의 인디 게임 찾아보세요!”
지난 5일 오전 서울 동대문디지털플라자(DDP) 아트홀 1관에서 3일간의 일정으로 개막한 인디게임‧컬처 페스티벌 ‘비버롹스 2025’. 이 행사는 인디 게임, 컬처 게임을 감상하거나 즐기려는 게임 마니아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스마일게이트 퓨처랩 재단(이사장 권혁빈)이 주최한 ‘비버롹스 2025’은 수백 개의 국내외 인디 게임팀이 참여하여 신작을 선보이고 관람객들과 소통하는, 한국의 대표적인 인디 게임 및 문화 페스티벌이다.
특히 일반 유저들이 게임을 직접 플레이하며 나만의 인디게임을 찾을 수 있다는 점에서 많은 호응을 얻었다. 전 세계 인디 게임 창작자와 유저들이 82개의 현장 부스와 281개 온라인 전시장에서 함께 즐기면서 성공적으로 마무리됐다.
◆ 한쪽 벽면을 가득 메운 산나비 굿즈 구매 대기열…R•G•B 컬러로 수준에 맞는 게임 즐겨
기자가 비버롹스 행사장에 도착한 시간은 지난 5일 오전 9시 45분. 행사 시작이 15분이나 남았는데도 비버롹스 행사장 입장을 기다리는 방문객들의 줄은 등록 데스크를 지나 길게 늘어섰다.
비버롹스 관람객들이 5일 서울 동대문디지털플라자에서 ‘비버롹스 2025’에 입장하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 [사진=더밸류뉴스]
곳곳에서 주황색 점프슈트 같은 유니폼을 착용하고 분주히 돌아다니는 직원들이 눈에 띄었다. 대기열 옆에서는 이번 행사의 마스코트인 비버 캐릭터가 관람객들과 악수와 포옹을 하며 대기 중인 관람객들에게 웃음을 안겼다.
이윽고 입장이 시작되고, 방문객들의 발걸음은 일제히 행사장 한쪽으로 쏠렸다. 어디를 가길래 이리 급히가나 살펴보니, 인기 로프 액션 인디게임 산나비 굿즈를 구매하기 위해 급히 달려가고 있었다. 구매 대기줄은 판매 스토어 앞에서부터 길게 늘어져 행사장 한쪽 벽면을 가득 채웠다.
방문객들이 5일 서울 동대문디지털플라자에서 인기 인디게임 산나비 굿즈를 구매하기 위해 줄을 서고 있다. [사진=더밸류뉴스]
줄을 뒤로 하고, 게임 부스를 천천히 둘러보았다. 올해 비버롹스에는 363개의 온•오프라인 인디게임 개발팀이 참여했다. ‘용사식당’으로 대한민국게임대상 인디게임상을 수상한 ‘팀 타파스’의 신작 ‘마녀의 정원’을 비롯해, ‘수상한 편의점’, ‘XX물류센터’ 등 기대작들이 대거 자리하고 있었다.
5일 서울 동대문디지털플라자에서 각 부스들이 게임에 걸맞는 색깔의 LED 조명을 밝히고 있다. [사진=더밸류뉴스]
부스들은 게임의 난이도에 걸맞는 색깔의 LED 조명을 밝히고 있었다. 색깔은 빨간색(R)•초록색(G)•파란색(B) 총 3개가 존재했다.
R구역은 다양한 장르의 게임을 자주 플레이하거나 고난이도 게임을 선호하는 유저를 위한 것이고, G구역은 몇 개의 인디 타이틀을 클리어해본 유저에게 적당한 게임이다. 마지막으로 B구역은 평소에 간단하게 게임을 즐기는 유저들에게 알맞다. 방문객들에게 색깔을 통해 자신의 게임 실력에 맞는 인디게임을 자연스럽게 즐길 수 있도록 배려한 것이다.
◆ 액션부터 덱 빌딩까지 다양한 장르 돋보여…어린이 맞춤 게임도 곳곳에
많은 유저들이 이곳저곳을 기웃거리면서 게임 하나하나를 신중하게 맛볼 수 있었다. 기자도 여러 부스를 방문하며 체험했는데, 정말 다양한 장르의 게임이 존재했다. 8첩 반상 앞에서 반찬을 골라먹는 것처럼 액션, 비주얼 노벨, 덱 빌딩 등 자신이 원하는 장르의 게임을 선택해서 플레이할 수 있었다.
기자는 ‘무 지’에서 개발한 토마토마(Toma Toma)라는 인디게임을 체험했다. 이 게임은 선을 그려 글을 만드는 퍼즐 어드벤쳐 게임으로, 총 10개의 스테이지를 가지고 있다. 토마토를 조작해 목표 지점에 도달해야 하는데, 마우스로 라인을 그려 적들을 물리치거나 장애물로부터 토마토를 보호할 수 있었다.
게임은 귀여운 토마토 캐릭터와 케찹으로 길을 그린다는 아이디어가 인상적이었다. 허나 보기와는 다르게 게임은 은근 어려웠다. 키보드로 조작하며 마우스로 길을 그려야 하는 멀티 태스킹이 요구되기에, 박자가 맞지 않아 번번히 목표 도달에 실패했다.
기자가 5일 서울 동대문디지털플라자 '비버롹스' 페스티벌 전시장 내 '토마토마' 부스에서 게임을 체험하고 있다. [사진=더밸류뉴스]
토마토마 부스 관계자는 “얼마 전 지스타에서도 게임을 선보였었는데, 좋은 반응을 이끌어 낼 수 있었다”며 “방문객들이 아이들이 할 수 있는 게임을 만들어줘서 고맙다고 말해주었다”고 설명했다.
◆ 올해로 4회째 맞는 비버롹스…네이버웹툰과 협업한 인디게임도 선봬
행사장을 나가는 길에는 유미의 세포들, 마음의 소리 등 인기 네이버웹툰 IP를 활용한 인디 게임을 전시해놓은 ‘네이버웹툰존’을 만날 수 있었다.
이곳은 지난 10월 네이버웹툰과 협업해 진행한 ‘비버잼’에서 창작자들이 선보인 웹툰 IP 기반 프로토타입 게임들을 모아둔 전시 공간이다. 관람객들은 평소 즐겨보던 웹툰 속 캐릭터들이 게임으로 구현된 모습을 직접 체험하며 색다른 재미를 느낄 수 있다.
네이버웹툰존에서는 유미의 세포들, 마음의 소리 등 인기 네이버웹툰 IP를 활용한 인디 게임 프로토타입을 체험할 수 있다. [사진=더밸류뉴스]
올해 4회째를 맞는 비버롹스는 지난해까지 누적 방문객 2만8000여 명을 기록한 국내 대표 인디게임 축제다. 올해부터는 ‘열정적인 인디게임 창작자들이 세상을 뒤흔드는(Rock) 축제의 장을 만든다’는 의미로 행사명을 변경했다.
매년 비버롹스에 참여하고 있다는 김현규(40)씨는 “올해 행사명이 ‘비버 롹스’인 것으로 알고 있는데, 작년에는 이름이 ‘버닝 비버’였다”며 “작년과 재작년에 비해 올해 행사 운영 시스템이 많이 달라진것을 느낄 수 있었다”고 소감을 말했다.
비버롹스는 국내를 넘어 글로벌 인디게임 축제로도 발돋움하고 있다. 엘프를 알에서 영웅으로 성장시키는 디지털 펫 육성 게임 ‘Yolk Heroes’, 꿈을 쫓는 창문 청소부의 이야기를 다룬 액션 어드벤처 게임 ‘SKY THE SCRAPER’ 등 30개의 해외 게임이 참여하기도 했다.
황주훈 퓨처랩 팀장은 “비버롹스는 창작자에게는 대중과 호흡하며 성장하는 기회가, 관람객들에게는 인디게임만의 참신한 매력을 발견하는 축제의 장이 됐다”면서 “수많은 유저들이 열정 넘치는 창작자들의 게임과 다양한 콘텐츠를 체험할 수 있는 비버롹스에서 인디게임과 창작 문화의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