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토지주택공사(LH, 대표이사 이한준)가 쿠웨이트 ‘압둘라 신도시 시범주택단지 투자사업’을 재개하며 국내 기업의 중동 건설시장 진출 교두보 마련에 나섰다. 지난해 11월 사업이 정상화된 뒤 쿠웨이트 정부가 법·제도 개선에 나서면서 본격적인 추진 동력이 확보된 것이다.
쿠웨이트 압둘라 신도시 조감도. [사진=한국토지주택공사]
쿠웨이트 정부는 수도 쿠웨이트시티 서측 30km 지역에 총사업비 약 23조6000억원을 투입, 6442만㎡(분당의 3배) 부지에 약 4만3000세대 주택을 공급하는 ‘압둘라 신도시’ 조성 계획을 진행 중이다. LH는 지난 2023년 해당 사업의 건설사업관리(PM) 용역을 수주했고, 신도시 내 49만㎡ 규모의 550세대 시범주택단지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이 사업은 2016년 LH와 쿠웨이트 주거복지청(PAHW) 간 업무협약 체결 이후 코로나19 확산과 현지 제도 미비로 답보 상태에 있었으나, 지난해 말부터 다시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특히 쿠웨이트 정부는 최근 주택단지 개발법을 개정해 △이슬람 금융 의무 사용 조항 삭제 △최소 부지면적 완화 △주택담보대출 확대 등을 반영, 투자여건을 대폭 개선했다.
LH는 올해 말까지 시범주택단지 타당성 용역을 완료한 뒤, 2026년 쿠웨이트 정부와 합작법인(SPV)을 설립하고 2027년 착공에 들어갈 예정이다. 연내에는 국내 건설·금융사 등을 대상으로 투자설명회를 열어 동반 진출을 독려한다는 계획이다.
이번 사업은 국내 엔지니어링 기업의 해외 시장 개척에도 힘을 싣고 있다. 실제로 LH와 PM 용역을 공동 수행 중인 한미글로벌은 지난 22일 쿠웨이트 주거복지청 발주 공사관리 용역 3건을 약 310억원 규모로 추가 수주했다. 또 LH는 삼성전자와 ‘스마트 홈 솔루션’, 이수화학과 ‘수직 농장형 스마트팜’ 협력을 논의하는 등 주택·IT·농업 분야로 협력 범위를 확대하고 있다.
강오순 LH 지역균형본부장은 “쿠웨이트와 긴밀한 협력으로 투자사업 재개뿐 아니라 제도적 개선까지 이끌어낸 만큼 차질 없이 추진할 것”이라며 “쿠웨이트를 시작으로 K-주거문화를 세계에 확산시키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