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얼리(Jwelry), 클로버(Clover), 제이웨이브(Jwave).
JW중외제약(대표이사 신영섭)이 혁신신약 개발을 위해 활용하고 있는 AI 플랫폼이다. JW중외제약은 이 외에도 자율주행 기술을 활용한 혁신신약 개발에 주력하며 기술력에서 한발 앞섰다는 평가다. 특히 타 제약사들이 쉽게 접근하지 않는 Wnt 및 STAT 신호전달 경로를 표적으로 하는 퍼스트인클래스(First-in-class, 새로운 기전 활용 신약) 신약 후보물질 개발을 통해 글로벌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올해는 주얼리와 클로버의 통합 버전인 제이웨이브를 통해 베스트인클래스(Best-in-class, 기존 기전 활용 신약), 패스트팔로워(Fast follower) 전략을 가속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해당 플랫폼으로 개발한 탈모치료제 후보물질 'JW0061'과 항암제 후보물질 'JW2286'은 임상시험 단계에 진입하며 시장의 관심을 받고 있으며, 헴리브라와 리바로 같은 주력 제품의 안정적인 매출 성장이 R&D 투자 확대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형성하고 있다. JW중외제약은 기존의 해외신약 도입 중심에서 자체 신약 개발로, 글로벌 시장 진출을 본격화하고 있어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주력 제품 매출 증가로 안정적 수익 확보..R&D 투자 확대에도 영업이익률 11.5%
JW중외제약은 지난해 연결 기준 총 7194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전년과 비교해 소폭 감소했으나, 영업이익률은 11.5%를 기록하며 두 자릿수 수익성을 유지했다. 당기순이익은 676억원으로 전년보다 75.8% 급증했다. R&D 비용 확대에 따른 매출 감소는 장기적 성장을 위한 전략적 투자라는 분석이다.JW중외제약의 최근 10년간 매출액 및 영업이익률 추이. [자료=네이버증권]
사업 부문별로는 전문의약품이 5837억원으로 전체 매출의 대부분을 차지했으며, 전년 대비 0.3% 성장했다. A형 혈우병 치료제 '헴리브라'는 489억원의 매출을 기록, 107%의 성장률을 보였다. 스위스 로슈의 자회사인 일본 주가이제약이 개발한 헴리브라는 JW중외제약이 지난 2017년 국내 판권을 확보해 2020년 출시한 제품으로 급여 대상 확대에 힘입어 매출이 급증했다.
고지혈증 치료제인 리바로 제품군도 안정적인 성장세를 이어갔다. 복합성분 개량신약 '리바로젯'은 762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18.4% 성장했고, 리바로 제품군 전체는 1619억원으로 9.3% 증가했다.
수액제 부문에서는 전체 매출이 2470억원으로 전년과 유사했으나, 종합영양수액제 '위너프'는 789억원으로 2.6% 증가했다. 고부가가치 제품으로의 포트폴리오 재편이 진행되고 있음을 시사한다.JW중외제약 품목별 및 국내외 매출액 비중. [이미지=더밸류뉴스]
JW중외제약은 지난해 면역성 혈소판 감소증 치료제 '타발리스'와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라베칸듀오' 등을 출시하며 제품 라인업을 확대했다. 이러한 신제품들이 올해 매출 증가에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회사는 해외 신약의 국내 도입을 통해 확보한 자금을 자체 혁신신약 개발에 재투자하는 선순환 구조를 강화하고 있다.
◆AI·빅데이터 활용한 차별화된 신약개발 '체계' 구축...2034년까지 13억달러규모 Wnt 시장 '정조준'
JW중외제약은 데이터와 인공지능을 활용한 혁신적 신약개발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2010년대부터 화학, 생물정보학 빅데이터를 비롯해 인공지능과 딥러닝 기반의 데이터 사이언스 플랫폼 주얼리와 클로버를 구축했다. 주얼리는 Wnt 신호전달 경로 억제제 신약 개발 플랫폼으로 Wnt 표적 탈모치료제 개발에 기여했다. 클로버는 암 세포주, 조직, 유전자 정보 등의 데이터를 축적한 빅데이터 플랫폼으로, STAT 단백질 타깃 신약 개발에 활용되고 있다.
JW중외제약의 파이프라인 중 가장 주목받는 물질은 삼중음성유방암 등 고형암 항암제 'JW2286'과 탈모치료제 'JW0061'이다. STAT3 억제제 개발 분야에서 세계적으로 앞서 있다는 점도 주목할 점이다. 여러 글로벌 제약사들이 이 분야에 도전했으나 임상 단계에서 난관에 부딪힌 반면, JW중외제약은 꾸준히 진전을 이루고 있다.
'JW2286'은 암세포 성장과 관련된 STAT3 단백질의 특정 부위에 작용하는 신약 후보물질로, 지난해 6월 임상 1상에 진입했다. 이 물질은 건강한 세포는 보존하면서 암세포만 선택적으로 공격하는 특성을 보이고 있어, 기존 항암제의 한계를 극복할 가능성이 있다. 연구진은 특히 STAT3의 N-말단 도메인을 표적으로 삼는 독특한 접근법을 통해 기술적 난제를 해결했다.
탈모치료제 'JW0061'은 모발 성장을 촉진하는 Wnt 신호체계를 활성화하는 기전을 가진 물질로, 임상 전 연구에서 이 물질은 현존하는 치료법보다 모낭 생성 효과가 수 배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인간 피부 유사 구조(오가노이드)를 사용한 실험에서 표준 치료법보다 최대 7배 이상 많은 모낭을 형성했으며 동물 실험에서도 우수한 효과를 입증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마켓리서치퓨처(Market research future) 분석에 따르면 Wnt 신호전달 경로 관련 치료제 시장은 지난해 4억2100만달러에서 오는 2034년 13억4400만달러로 연평균 12.31%의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예측된다. 이는 JW중외제약의 관련 물질이 상당한 시장 가치를 가질 수 있음을 의미한다.
Wnt 신호전달 경로 억제제 글로벌 시장 성장 추이(2024~2034년). [자료=마켓리서치퓨처]JW중외제약이 기존 제약사들과 차별된 신약개발 전략을 갖고 있다는 것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대부분의 국내 제약사들이 이미 검증된 타깃에 대한 베스트인클래스(Best-in-Class) 약물 개발에 집중하는 반면, JW중외제약은 새로운 기전의 퍼스트인클래스(First-in-Class) 신약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난도가 높지만 혁신적인 신약 개발이 성공할 경우 독점적 지위를 확보할 수 있는 전략이다.
◆헴리브라, 통증 감소로 환자 삶의 질 크게 개선...관절 통증 61% 감소 효과 입증
JW중외제약은 신약 개발을 통해 환자들의 삶을 개선한다는 목표도 갖고 있다. JW중외제약의 A형 혈우병 치료제 '헴리브라'는 단순한 출혈 예방을 넘어 환자들의 삶의 질을 개선한다는 임상 결과 확인됐다.
JW중외제약의 A형 혈우병 치료제 '헴리브라'. [이미지=JW중외제약]
벨기에 류벤가톨릭대학교병원 세드릭 헤르만(Cedric Hermans) 교수 연구팀은 헴리브라 글로벌 임상 3상에 참여한 12세 이상 중증 A형 혈우병 환자 504명을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 결과, '부기 통증이 전혀 없거나 거의 없다'라고 응답한 비율이 투약 전 37.0%에서 투약 13주 차에 84.0%로 크게 증가했다. '관절 통증이 전혀 없거나 거의 없다'라고 응답한 환자 비율도 30.0%에서 61.0%로 증가했으며, 이러한 통증 개선 효과는 최대 78주까지 지속됐다.
혈우병은 출혈이 쉽게 멈추지 않는 유전성 질환으로, 환자들은 반복되는 관절 출혈로 만성 통증에 시달리는 경우가 많다. 통계에 따르면 혈우병 관련 출혈의 약 80%가 관절에서 발생하며, 대다수 환자들이 이로 인한 통증을 호소한다. 통증 개선은 환자들의 삶의 질 향상에 직결되는 중요한 요소다.
연구 결과에 의하면 기존 치료제에서 헴리브라로 전환한 환자들의 개선 효과가 컸다. 표준 치료인 8인자 제제를 사용하던 환자들이 헴리브라로 전환 후 통증 감소를 경험했으며, 부기 통증이 없다고 응답한 비율은 41.7%, 관절 통증이 없다고 답한 비율은 29.2% 증가했다.
헴리브라는 2020년 국내 시장에 진입한 이후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에는 건강보험 급여 확대 정책에 힘입어 매출이 배 이상 증가했으며, 현재 국내 혈우병 치료제 시장에서 선도적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지난해 전년 대비 107% 증가한 489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JW중외제약의 전문의약품 포트폴리오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게 됐다.
의료 전문가들은 헴리브라가 가져온 치료 패러다임의 변화에 주목하고 있다. 기존의 혈우병 치료가 출혈 예방에 중점을 둔 반면, 헴리브라는 그 이상의 가치를 제공함으로써 환자들의 일상 생활 질을 크게 향상시키고 있다. JW중외제약이 이러한 환자 중심 접근법을 바탕으로 다른 질환 영역에서도 혁신적인 치료제 개발을 이어갈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