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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 한국인 '라이프 스타일' 확 바꿨다... '쿠팡 이펙트' 신조어 만들어내

- 지난해 매출액 22.2조, 재계 13위 CJ 맞먹어

- 손익분기점(BEP) 플러스 전환 시점에 관심↑

  • 기사등록 2022-03-08 08:3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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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밸류뉴스=이지윤 기자]

“제게는 ‘삶의 동반자’입니다. 업무에 바쁘고 코로나가 걱정돼 밖에 나가지 못하는 상황에서도 생활에 필요한 모든 걸 해결해주니까요.”


직장인 이모씨(56)는 출근 전 아침에 쿠팡으로 주문한 밀키트(meal-kit)로 식사한다. 사무실에서 쿠팡 로켓배송으로 물건을 주문하고 퇴근한다. 아침에 집 문을 열면 쿠팡 새벽배송품이 도착해 있다. 그것으로 생활한다. 주말이나 퇴근 시간에 오프라인 매장에 들르느라 시간을 소모하지 않는다. 이를 보고 경험하며 자란 자녀에게는 쿠팡 서비스가 더 이상 신기함이 아니라 익숙함으로 다가온다.  


쿠팡(대표이사 강한승 박대준)이 소리소문없이 한국인의 라이프 스타일을 확 바꾸고 있다. 모바일이나 온라인 쿠팡 주문으로 바뀐 한국인의 삶을  상징하는 '쿠팡 이펙트'(coupang effect)라는 신조어도 생겼다. 아마존 이펙트(amazon effect)가 오프라인 경쟁사 몰락을 의미하는 것과 달리 쿠팡 이펙트는 한국인들의 삶의 편의성과 효율성 증대를 의미한다. 


쿠팡 직원들이 로켓 배송을 하는 모습을 하늘에서 촬영했다. [시진=쿠팡] 

◆2014년 '로켓 배송' 도입, 한국인 일상 바꿔


쿠팡이 한국인의 라이프 스타일을 바꾼 결정적 서비스는 2014년 3월 시작한 '로켓 배송'이다. 쿠팡이 국내 이커머스 업계 처음으로 도입한 직접 물류 배송 시스템이다. 직접 배송을 하면 배송 시간이 단축되지만 막대한 투자비가 소요되기 때문에 국내 이커머스 기업들은 엄두를 내지 못했다. 그래서 당시 유통업계 관계자들은 “무모한 시도다”, “막대한 물류비용 때문에 얼마 버티지 못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로켓배송을 통해 쿠팡의 브랜드 인지도는 수직 상승했고 쿠팡은 독보적 입지를 확보하게 됐다. 동시에 로켓배송은 ‘유통과 물류가 일으키는 시너지’라는 화두를 던지며 국내 유통업계의 패러다임을 완전히 바꿨다. 가장 공격적으로 전국에 물류센터를 건설하며 로켓배송 권역을 전국으로 확대한다는 목표도 계속해서 실천에 옮기고 있다.


쿠팡의 로켓 배송으로 익일배송(다음날 배송)이 실현되면서 한국인의 소비패턴과 생활습관이 바뀌었다. 수백만가지 상품을 다음날 혹은 당일배송으로 안심하고 받아볼 수 있게된 것이다. 전날 밤 주문한 먹거리가 새벽에 문 앞에 도착해 곧바로 아침 식탁에 오르는 모습이 이제는 결코 낯선 풍경이 아니다. 최근엔 코로나19 확산으로 새벽배송도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식재료뿐 아니라 생활용품이나 가전제품, 의류, 도서, 화장품 등 필요한 물건은 뭐든지 다음날 아침이면 받아볼 수 있게 됐다. 물류창고에서 상품을 출고해 배달원이 하루 안에 문 앞에 가져다주는 쿠팡의 로켓배송이 만들어낸 풍경이다.


모바일 데이터분석 플랫폼 '앱애니'의 쇼핑 카테고리에서 지난해 월 실사용자 수(MAU)가 가장 높은 상위 20개 업체 중 선두는 단연 쿠팡이었다. 모바일 쇼핑 시 가장 많이 사용한 앱이 쿠팡이라는 사실은 소비자들이 편리성에 점점 익숙해지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커머스 업계 1위…한국인 3명 중 1명 ‘쿠팡 이용경험’


쿠팡은 국내 이커머스 역사의 새 장을 써나가고 있다. 지난해 쿠팡은 매출액 기준으로 국내 유통업체 1위인 이마트를 앞질렀다. 쿠팡의 지난해 매출액은 22조2000억원으로 이를 기준으로 하면 쿠팡은 재계 13위 CJ그룹(24조원)에 맞는다. 이마트의 연간 매출액 16조4514억원도 넘었다. 이런 추세라면 쿠팡의 올해 매출액은 30조원을 돌파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쿠팡의 실적 추이.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 

이제 관심은 '계획된 적자'가 언제쯤 종료되는가에 집중되고 있다. 


쿠팡의 지난해 영업손실은 1조 8000억원으로 매출액, 영업손실 모두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쿠팡 측은 지난해 실적에 대해 “2년 전(2019년)에 비해 매출이 3배 가까이 성장했고 이는 쿠팡의 성장 잠재력이 남아 있다는 의미”라고 밝혔다. 


이번 실적 발표에서 눈여겨볼 만한 부분은 ‘사용자’다. 지난해 4분기 기준 한번 이상 쿠팡에서 제품을 구매한 적 있는 ‘활성 고객’의 수가 1794만명으로 나타났다. 1485만명이던 전년 동기 대비 300만명 증가한 셈이다. 국내 인터넷 쇼핑 인구가 3700만명에 육박하는 것을 고려할 때 인터넷으로 쇼핑하는 사람 중 절반이, 한국인 3명 중 1명이 쿠팡을 이용한 적이 있다는 것으로 분석된다.


사용자들의 평균 구매액 또한 높아졌다. 쿠팡 1인당 고객 구매액은 약 33만원으로 전년동기대비 11% 증가했다. 1794만명의 활성 고객 중 20%가 4분기에만 3개 이상의 제품을 샀다.


쿠팡의 유료 멤버십인 ‘와우’ 회원은 지난해 연말 기준 900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20년과 비교해 두 배 가까이 늘어난 셈이다. 600만명대로 추정되는 네이버의 멤버십 네이버플러스를 넘어 국내 이커머스 최대 규모다.


쿠팡의 유료 멤버십 ‘와우’의 인기가 나날이 높아져가는 이유는 무료 로켓배송, 30일 무료 반품, 로켓프레시(신선식품 새벽배송) 무료 배송, 무료 로켓직구 배송,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무제한 이용 등 폭넓은 멤버십 혜택을 제공하기 때문인다. 최근 쿠팡이 멤버십 서비스 이용료를 올렸음에도 혜택의 규모가 워낙 크고 타 멤버십과 비교하면 여전히 저렴한 수준이라 고객 이탈에 큰 영향을 끼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쿠팡이 직접배송 시스템을 통해 고객에게 편리하고 친환경적인 로켓배송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미지=쿠팡]

◆수익모델 와우, 쿠팡이츠 이용자↑, 손익분기점(BEP) 앞당겨


코로나19로 배달 서비스 이용이 급증하면서 배달앱 경쟁이 심화하고 있는 가운데 업계 관계자들은 쿠팡이츠가 배달의 새로운 수요를 창출해가며 시장에 안착한 것을 높게 평가하고 있다. 쿠팡이츠가 ‘미식 배달’ 혹은 ‘맛집 배달’이라는 새로운 시장을 창출함으로써 배달의 외연을 넓혔고, 코로나19 이후에도 지속할 수 있도록 체질 개선에 성공했다는 것이다. 실제로 쿠팡이츠는 쿠팡이츠에서만 맛볼 수 있는 맛집을 ‘이츠 오리지널’을 소개하면서 고객에게 차별화된 미식경험을 제공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쿠팡이츠만의 미식 경험은 ‘단건배달’과 더해져 더 큰 시너지를 창출했다는 평을 받는다. 배달의 민족은 전체 주문 물량의 95% 가량을 생각대로, 바로고 등 배달대행업체에 위탁해 처리하고, 요기요는 ‘오운 드라이버’라는 전속 기사를 확장하는데 주력하며 전업 라이더가 다수 매장에서 상품을 받아 묶음 배달을 진행한다. 그러나 쿠팡이츠의 경우, 한 번에 한 건만 배달하는 단건 배달 시스템을 정착시켰고, 시장을 선점한 배달의 민족 역시 ‘단건 배달’을 도입하는 등 쿠팡이츠의 서비스 혁신이 업계 표준으로 자리잡고 있다. 


이러한 시스템 덕분인지 오픈서베이에 따르면 최근 쿠팡이츠는 74%로 배달앱 중 선호도 1위를 기록, 배달의 민족과 요기요는 각각 56.7%, 52.7%를 기록했다. 해당 조사에서 응답자들은 쿠팡이츠의 강점으로 ‘짧은 배달 시간’을 꼽았다.


쿠팡이츠의 이러한 배달 시스템 혁신은 굳건한 ‘배달 파트너쉽’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쿠팡이츠는 단건 배달을 시작하면서 크라우드 소싱 방식으로 라이더를 모집해 오토바이, 자전거, 도보, 자동차 등 다양한 운송 수단을 활용하는 자유로운 배달 환경 구축에 힘썼다. 그 결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 1월 쿠팡이츠는 배달 프리랜서 앱 ‘쿠팡이츠 배달 파트너’(49만3388명)의 월 사용자수가 ‘배민커넥트’(28만3904명)보다 많았다. 


쿠팡측은 "소비자들의 라이프 스타일에 편리함을 주는 것 못지 않게 자체 브랜드(PB)를 통해 납품 제조사들에게 판매 증진 및 매출 확대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고 밝혔다. 


jiyoun6024@thevalu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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