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성 압박이 이어지는 상황에서도 영풍이 환경 설비 고도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단기 실적 방어보다 생산 기반의 체질 개선에 방점을 찍은 전략으로 해석된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영풍은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 2조 9089억원, 당기순이익 346억원을 기록했다. 매출과 순이익은 개선 흐름을 보였지만, 영업이익은 2592억원 적자로 집계되며 수익성 회복에는 제동이 걸렸다.
영풍 5400억 환경 베팅. [이미지=더밸류뉴스 | AI 생성]
업계에서는 지난해 상반기 진행된 조업정지 영향이 실적에 직격탄이 됐다고 보고 있다. 과거 행정 처분에 따른 약 2개월간의 가동 중단이 반영되면서 1~9월 석포제련소 평균 가동률은 40%대 초반에 머물렀다. 전년 대비 두 자릿수 하락한 수치로, 가동률 저하는 고정비 부담을 키워 영업적자 확대의 배경이 됐다. 다만 조업정지 리스크가 해소된 만큼 올해부터는 가동 정상화에 따른 실적 개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이와 별개로 환경 투자 기조는 오히려 강화되고 있다. 영풍은 2019년 이후 ‘환경개선 혁신계획’을 추진하며 매년 약 1000억원 규모를 투입해 왔다. 올해 말까지 누적 투자액은 5400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단순한 오염 저감이 아니라 공정 전반을 재설계해 환경 리스크를 구조적으로 낮추겠다는 접근이다.
대표 사례는 2021년 도입한 폐수 무방류 시스템(ZLD, Zero Liquid Discharge)이다. 약 460억원이 투입된 이 설비는 공정 폐수를 외부로 방류하지 않고 전량 회수해 재활용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연간 약 88만㎥의 용수를 절감하는 효과와 함께 낙동강 수계 오염 가능성을 차단하는 역할을 한다.
지하수 관리 체계도 대폭 강화됐다. 제련소 외곽 약 2.5km 구간에 차수벽과 차집시설을 구축해 오염 지하수의 외부 유출을 차단했다. 강우 대응 능력 역시 법적 기준을 크게 웃돈다. 초기 강우 80mm까지 전량 저류·재활용이 가능하도록 설계돼, 법정 관리 기준을 수 배 상회하는 수준의 방어 체계를 갖췄다.
대기 환경 관리에서도 오존 분사식 저감 설비와 원격감시시스템(TMS)을 적용해 상시 모니터링 체계를 운영 중이다.
환경 개선의 성과는 생태계 변화로도 나타나고 있다. 최근 석포제련소 인근 낙동강에서 멸종위기종 수달이 포착됐으며, 환경부 자료 기준 인근 하천 수질은 최근 수년간 1~2급수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주요 중금속 농도 역시 관리 기준 이내로 통제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엔지니어링 업계에서는 이를 두고 “사후 처리 중심에서 벗어나 유입·유출 경로를 원천적으로 통제하는 구조적 모델”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결국 관건은 투자 이후의 수익성 회복이다. 가동률이 정상화되고 환경 설비가 안정적으로 운영되면 비용 구조 역시 점진적으로 개선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영풍은 단기 손익보다 장기 지속가능성을 선택했다. 환경 리스크를 통제 가능한 변수로 전환한 이번 전략이 실적 반등으로 이어질지 업계의 시선이 모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