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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탐구] SK렌터카 황일문, 2년 연속 매출액 조(兆) 점프·수익성도↑...비결은

- 취임 첫해(2021년) 매출액 1조 돌파...올해 1.3조 전망

- 3분만에 계약 완료되는 SK렌터카 다이렉트로 인기몰이

  • 기사등록 2023-09-07 07:5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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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밸류뉴스=박지수 기자]

황일문 SK렌터카 대표이사가 취임 3년만에 SK렌터카를 고수익 성장 기업으로 점프시키면서 비결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황일문 대표 취임 이후 매출액은 조(兆) 단위로 점프했고, 영업이익률도 낮은 한자리수였다가 10%에 육박하고 있다. 차량 공유(car-sharing)로 대표되는 신종 모빌리티 등장으로 레드오션으로 변모한 렌터카 시장에서 이룩한 성과여서 더욱 주목받고 있다.


[일러스트=홍순화 기자]

◇황일문 SK렌터카 대표이사는…


△1964년생(59) △서울대 경영학과(1986), 미국 반더빌트대 경영학석사(MBA·2001) △삼성물산 미주법인(1991) △SK네트웍스 전략기획담당(2010) △T&I컴퍼니 사업전략담당(2011)·패션부문장(2016)·전략본부장(2017)·상사부문장(2017)·글로벌부문장(2018)·기획본부장(2019) △워커힐 총괄(2019) △SK렌터카 대표이사(2021. 1~현재).



◆'실적↑→신용등급↑→조달금리↓→실적↑' 선순환 시작 


황일문 대표가 2021년 1월 SK렌터카 CEO에 취임한 이후 성과를 한 줄로 요약하면 '매출액과 수익성이 개선되면서 신용등급이 상향됐고, 이에 따라 조달금리가 낮아져 수익성과 매출액 개선이 가속화하는 선순환이 시작됐다'이다.  


황일문 대표의 취임 이후 가장 두드러진 성과는 매출액과 수익성 개선이다. 


SK렌터카의 지난해 매출액(영업수익)은 1조2465억원으로 전년비 20.21% 증가했다. 2018년(6525억원)과 비교하면 두 배 가까이 증가한 수치다. 영업이익 951억원, 당기순이익 207억원으로 전년비 각각 20.21%, 20.22%, 0.47% 증가했다. 


SK렌터카의 최근 4년(2018~2022) 매출액 연평균증가율(CAGR)은 17.56%이고 같은 기간 평균 영업이익률은 6.94%이다. 내수 시장에 기반한 국내 기업의 상당수가 실적 감소와 수익성 악화로 고전하고 있음을 감안하면 SK렌터카의 실적이 양호하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올해 상반기 실적을 살펴보면 매출액 7055억원, 영업이익 629억원, 순이익 169억원으로 전년비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9.09%, 25.54% 증가했다. 다만 순이익은 17.96% 감소했다. 렌트 차량 증가로 이자비용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SK렌터카 매출액, 영업이익률 추이. 단위 억원, %. [자료=-SK렌터카 사업보고서] 수익성도 점프했다. 황일문 대표 취임 이전까지만 해도 SK렌터카의 영업이익률은 3~6% 수준을 머물렀다. 그런데 황 대표 취임 첫해인 2021년 7.63%에 이어 지난해 7.63%를 기록했고 올해 상반기 8.91%에 도달했다. 고수익 우량 기업의 바로미터로 여겨지는 '이익률 두 자리수'에 근접한 것이다. 


◆'SK렌터카 다이렉트' 서비스, 접속에서 계약까지 단 3분만에 완료


이같은 성과는 경영 혁신 덕분이다. 황 대표는 취임 직후인 2021년 5월 비대면 소비 트렌드에 발맞춰 온라인 판매 채널 ‘SK렌터카 다이렉트’를 내놓았다. 


기존 15단계를 6단계로 대폭 축소해 이용자가 접속에서 신청까지 3분이면 완료되는 것이 강점이다. SK렌터카 다이렉트는 '빨리 빨리'로 대표되는 한국인 소비자의 니즈를 충족시키면서 폭발적인 반응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유튜브에는 "컵라면에 뜨거운 물을 붓는 시점에 SK렌터카 다이렉트 서비스를 주문했다가 컵라면을 먹고 나니 SK렌터카 서비스가 완료됐다. 정말 신속하다"는 체험기가 올라오고 있다. 이같은 인기몰이를 바탕으로 SK렌터카는 SK렌터카 다이렉트를 통해 기존 신차 장기렌터카뿐만 아니라 업계 최초 탄 만큼만 요금을 내는 ‘SK렌터카 타고페이’, 신차급 중고차를 경제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중고차 장기렌터카’ 같은 혁신 서비스들을 잇따라 선보였다. 최근에는 이용자가 주행한 만큼 이용료를 내는 ‘타고페이’도 인기를 끌고 있다. 


지난 5월에는 SK렌터카의 무보증사채 신용등급이 나이스신용평가(나신평)으로부터 ‘A0(긍정적)’에서 ‘A+(안정적)’, 기업어음 신용등급은 ‘A2’에서 ‘A2+’로 한 단계씩 상향됐다. 매출액이 증가하자 규모의 경제(economy of scale)에 힘입어 수익성이 개선된 덕분이다. 나신평은 “자동차 렌털 시장에서의 우수한 사업 기반 및 SK그룹과의 사업적 시너지를 통한 안정적 수익 창출 능력 등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신용등급 상향에 따라 SK렌터카는 국내 3대 신용평가사로부터 모두 ‘A+’의 신용등급을 획득하게 됐다. 앞서 한국기업평가는 지난해 6월, 한국신용평가는 올해 3월 SK렌터카의 신용등급을 ‘A+’로 높였다. 


이에 따라 올 하반기부터 SK렌터카의 조달금리가 낮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상반기 기준 SK렌터카의 단기차입금 연이자율은 4% 초·중반대(4.23~4.50%)인데 하반기에는 4% 초반대로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실적↑→신용등급↑→조달금리↓→실적↑'의 선순환이 본격 시작되는 것이다. 올해 1분기 기준 SK렌터카는 렌터카 시장에서 롯데렌탈(21.20%)에 이어 2위(18.00%)를 기록하고 있다. 3위는 현대캐피탈(13.00%)이다. 


국내 렌터카 시장 점유율 추이. [자료=한국자동차대여사업조합연합회] 

◆'2030년 전기차 100%' 목표... 제주 전기차 렌터카 시장 1위


황일문 대표가 요즘 주력하고 있는 것은 '2030 전기차 100%' 프로젝트이다. 전기차 시대를 맞아 전기차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것을 감안해 2030년까지 차량 100%를 전기차로 전환하고 모기업 SK네트웍스의 CPO(전기차충전)사업과 시너지를 낸다는 전략이다. 이 프로젝트의 첫 단추는 제주에서 시행되고 있다. 이 곳에서 SK렌터카는 전국 렌터카 시장 점유율 1위 롯데렌탈을 제치고 1위를 차지하고 있다.  2025년까지 제주 지점의 내연기관 차량 3000대를 모두 전기차로 교체하고 총 406억원을 투자해 전기차 전용 렌털 센터와 복합문화공간을 제주 지역에 지을 예정이다. 


지난해부터 SK렌터카는 전기차 렌털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활발한 투자를 펼쳤다. 지난 21년 2월 창사 이래 최초로 980억원 규모의 녹색 채권을 발행했고 약 1700억원을 투자해 5000여대, 지난해는 전년대비 40% 성장한  7000여대의 전기차를 구매했다.  


SK렌터카는 내년 1월 상장폐지된다. 그간 SK렌터카가 모기업 SK네트웍스와 동일하게 유가증권시장(코스피)에 상장돼 있다 보니 제기돼온 '더블 카운팅'(이중계상) 이슈를 해소하기 위한 결정이다. 그간 두 기업의 주가는 시장에서 유사한 흐름을 보여왔다. SK네트웍스는 SK렌터카 보통주 1091만4795주에 대해 주당 1만3500원에 공개매수를 진행한다. 공개매수 기간은 지난달 21일부터 이달 11일까지다.


SK렌터카의 상장폐지 이후 전기차 전환 속도는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비상장 지위로의 전환을 통해 사업의 효율적 의사결정이 용이해지기 때문이다. 


SK네트웍스의 2분기 계열사 영업이익. K-IFRS 별도. 단위 억원. [자료=금융감독원]


◆격의없이 소통하는 두주불사 '전략통'... 당구 수준급


황일문 대표는 SK그룹에서 대표적인 '전략통'으로 꼽힌다. 지난 2020년 말 워커힐호텔 총괄에서 SK렌터카 대표에 취임했다. 앞서 SK네트웍스에서 전략기획실장, 전략본부장 등을 지내면서 당시 SK네트웍스가 당시 집중 육성사업으로 손꼽은 패션사업부문장을 이끌었다.


황일문(가운데) SK렌터카 대표가 지난 5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2023 국가고객 만족도(NCSI) 1위 기업 인증식'에서 관계자들과 기념촬영하고 있다. [사진=SK렌터카]

두주불사(斗酒不辭)의 애주가이며 모임에서 임직원들이 초반에 데면데면하면 폭탄주로 분위기를 '개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렇지만 술을 강요하지는 않는다고 한다.   


업무에는 치밀하지만 평소 임직원들과 격의없이 어울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SK렌터카는 프로당구단을 운영하고 있는데 황일문 대표의 당구 실력이 프로 수준으로 알려졌다. 


tvn@thevalu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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