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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탐구] 푸드나무 김영문, "왜 '닭가슴살' 맛없을까" 파고 들었더니 '30대 코스닥 오너' - 법인설립 5년만에 '연매출액 2000억' 코스닥 CEO...지분 가치 600억 육박
  • 기사등록 2023-06-03 14: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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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밸류뉴스=신현숙 기자]

“운동하고 나서 멋진 근육 만들기 위해 꼭 먹어야 하는 닭가슴살, 근데 왜 한결같이 맛 없는 걸까?" 


2008년 무렵, 보디빌딩에 심취해  있던 대학생 김영문씨(명지대 체육교육과)의 고민이었다. 닭가슴살은 단백질이 풍부해 운동하고 난 후 근육을 키우기 위해 수요가 높은 먹거리. 문제는 지방 함량이 적다 보니 식감이 퍽퍽하고 쉽게 질린다는 점이다. 주변의 헬스 트레이닝이나 운동을 하는 친구들에게 물어보니 대다수가 "어쩌겠냐. 맛 없어도 억지로 먹어야지"하는 답변이 돌아왔다. 


만약 김영문씨가 이 지점에서 문제 의식을 갖지 않고 친구나 동료들을 따라했다면 지금의 그의 인생은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는 "그렇다면 '맛있는 닭가슴살'을 만들어보면 어떨까?"하는 도전 의식을 갖게 됐고 이를 실행에 옮겼다. 2011년 오픈한 닭가슴살 전문 사이트 '랭킹닭컴'이 그것이었다. 


그로부터 12년이 지났다. 현재 김씨는 연매출액 2000억원대의 '30대 코스닥 오너 겸 CEO'에 등극했다. 그가 경영을 맡고 있는 푸드나무는 닭가슴살 하나로 국내는 물론이고 홍콩, 미국, 일본 등의 글로벌 시장에도 진출해있다. 그의 회사 지분(52.82%) 가치는 600억원대에 육박하고 있다. 


[일러스트=홍순화 기자]

◆김영문 대표는...


▷1984년생(39세) ▷고교 중퇴 ▷서울시 생활체육보디빌딩 1위(2008) ▷명지대 체육학과 졸업 ▷춘천교육대 교육학 석사(2021) ▷닭대리 랭킹닭컴 론칭(2011. 7) ▷푸드나무 설립(2013. 1) 푸드나무 벤처인증(2014. 4) ▷코스닥 상장 (2018. 10) 베트남 법인 설립(2022. 11) 푸드나무 대표이사(2013. 1~현재)


◆헬스 트레이너 일하며 시중 '닭가슴살'에 문제 의식...랭킹닭컴 오픈


김 대표는 가정 형편이 어려워 고교를 중퇴하고 막노동을 하다 우연한 기회에 보디빌딩에 관심을 갖게 됐다. 이후 보디빌딩 선수와 헬스 트레이너를 병행했다. 


이 시기에 그가 마주친 먹거리가 닭가슴살이었다. 닭가슴살은 계란, 소고기, 생선, 오징어를 통틀어 적은 양으로 단백질 섭취 효율성이 가장 높다. 닭가슴살 하루 섭취량(300g)만큼 계란 흰자를 먹으려면 하루에 24개씩 삶아야 한다. 문제는 앞서 언급한대로 '맛이 없다'는 것. 헬스 트레이닝 회원들도 "어떤 닭가슴살을 먹어야하느냐", "닭가슴살 맛있게 먹는 방법은 없느냐", "어떤 닭가슴살 먹어야 하느냐?"를 반복적으로 질문했다. 


2011년 말, 그는 '닭대리 랭킹닭컴'을 창업했다. 시중 닭가슴살의 순위(ranking)를 매겨 고객에게 정보를 제공하고 판매하는 사업이었다. 직원은 단 3명. 


누구보다 닭가슴살을 많이 먹어본 김영문 대표는 '맛'의 중요성을 잘 알고 있었다. 퍽퍽하고 비린 닭가슴살 대신 다양한 맛으로 편하게 먹을 수 있는 것에 집중했다. 이 과정에서 시중 닭가슴살 제품들의 단점들이 보이기 시작했고 이를 보완한 제품을 만들기 위해 제조까지 사업을 넓혀갔다. 거래처를 확보하기 위해 전국의 닭가슴살 공장을 직접 뛰어다녔다. 


실적이 빠르게 개선되자 2013년 1월 법인(법인명 푸드나무) 전환했고, 그로부터 5년만에(2018년 10월) 코스닥에 상장했다. 그야말로 쾌속 성장이다. 김영문 대표는 30대 코스닥 상장사 오너가 됐다. 현재 푸드나무가 운영하는 랭킹닭컴 사이트는 간편건강식 전문 플랫폼으로 업그레이드돼 닭가슴살 스테이크, 소시지, 현미볶음밥 등의 먹거리를 선보이고 있다. 


랭킹닭컴에서 판매 중인 닭가슴살 제품들. [사진=푸드나무]

◆영업적자 전환... 글로벌 진출에서 해법 찾는 중 


여기까지가 성공 스토리이다. 푸드나무는 현재 도전을 맞고 있다. 실적은 여전히 개선되고 있지만 수익성이 악화된 것이다.  


푸드나무의 지난해 매출액은 2172억원으로 전년비 13.6% 증가했다(이하 K-IFRS 연결).  법인 설립 10년만에 연매출액 2000억원을 돌파한 것이다. 다만 영업손실 21억원으로 적자 전환했다. 지난해 글로벌 인플레이션에 따른 원부재료 가격이 상승했고, 영업·마케팅 비용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판관비는 전년비 17% 가량 증가했다. 


푸드나무의 매출액, 영업이익률 추이. [자료=푸드나무]

올해 1분기 실적을 살펴보면 매출액 549억원, 영업손실 30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매출액은 4.77% 증가했지만 영업 적자 전환했다. 매출액이 증가한 것은 랭킹닭컴을 필두로 △2030 여성을 위한 식단 큐레이션 플랫폼 피키다이어트 △헬스·피트니스 전문 플랫폼 개근질마트 등 자사 플랫폼의 신규 회원이 증가한 덕분이다. 다만 신규 설립된 자회사들의 초기 투자 비용 증가 및 일회성 비용으로 인해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푸드나무는 글로벌 시장에서 해법을 찾고 있다.  푸드나무는 2018년 홍콩에 닭가슴살 제품 수출을 시작으로 미국, 일본, 몽골, 베트남, 인도네시아, 미얀마, 필리핀 등으로 수출 대상국을 확대하고 있다. 국가별로 선호하는 제품은 다른데, 일본의 경우 곤약 젤리, 홍콩과 동남아시아는 순수 닭가슴살, 국내의 경우 소시지 등 가공 제품이 잘 나간다는 것이 회사측 설명이다.


인천 영종도에 위치한 푸드나무의 복합문화공간 ‘메이드림(MADE林)에서 지난 4월 랭킹닭컴의 ‘고객 감사의 밤’ 행사가 진행되고 있다. [사진=푸드나무]

푸드나무는 캄보디아 시장에 공을 들이고 있다. 지난 4월 속 실로(Sok Silo) 캄보디아 농림부 차관의 예방을 받고 캄보디아 현지 진출을 위한 정부 지원을 약속 받았다. 이번 예방은 캄보디아 측에서 먼저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캄보디아 식음료 시장은 성장 가능성이 높다. 지난해 6월 캄보디아에 첫 수출을 했다.  


◆아직도 '30대 코스닥 오너 겸 CEO'... 주주 가치↑ 진행중


여전히 30대 코스닥 상장사 오너 겸 CEO인 김영문 대표가 향후 어떤 길을 걷게 될 것인가에 주식시장 잠여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주식시장의 역사를 돌이켜보면 IPO(기업공개)가 오히려 독(毒)으로 작용해 반짝했다 사라진 '창업가들의 무덤'이 뒤안길에 있음을 확인하게 된다. 


김영문(왼쪽) 푸드나무 대표가 지난 4월 서울시 상암동 푸드나무 본사에서 속실로(Sok Silo) 캄보디아 농림부 차관과 악수하고 있다. [사진=푸드나무]

김영문 대표는 임직원들에게 “닭가슴살을 단순 식품으로 생각하지 말자. 글로벌 시장에서 우리가 '국가 대표'라고 생각하고 국위 선양을 위해 노력하자. 품질과 맛이 성패를 좌우한다”고 당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영문 대표는 임직원 복지 개선과 주주 친화 정책에 신경 쓰고 있다. 푸드나무는 독특한 주주친화정책을 펼치고 있는데, 그 중 하나가 유료 멤버십 ‘오렌지 멤버스’이다. 최대 6% 적립 또는 2% 추가 할인, 신제품 패키지 증정, 웰컴 기프트 제공 등으로 구성돼 있는데, 연회비(3만원)를 넘는 5만5000원 상당의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푸드나무의 주주일 경우 누구나 홈페이지 인증을 통해 ‘오렌지 멤버스’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단 1주만 보유해도 동일한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임직원들에게는 리조트 회원권, 헬스 트레이닝 지원금 등이 제공되고 있다. 


푸드나무는 올해 별도 기준 연간 매출액 2000억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1852억원을 기록했다. 푸드나무측은 “주주 가치 업그레이드를 위해 오렌지 멤버스를 비롯한 다양한 정책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실적과 관련해서는 “매출액은 매년, 매분기 꾸준하게 성장하고 있다”며 “에프엔풀필먼트 등의 계열사에서 긍정적 성과들이 나오고 있어 올해 흑자 전환할 수 있도록 노력 중”이라고 덧붙였다. 


shs@thevalu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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