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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탐구] 메디톡스 정현호, 우리시대 '성공한 오디세이' 될 수 있을까

- 균주 소송에 임직원 동기부여하며 '위기 관리 능력' 평가받아

- 연구개발 흔들리지 않아...턴어라운드 기반 닦아

  • 기사등록 2023-06-03 22:3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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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밸류뉴스=이민주 이상원 기자]

정현호 메디톡스 대표는 우리 시대 '성공한 오디세이'가 될 수 있을까. 


오디세우스(Odysseus)는 고대 그리스 서사시 '오디세이아'에 나오는 이타카 왕국의 왕이다. 그는 트로이 전쟁에서 승리해 영웅으로 떠오르지만 고향으로 돌아가기까지 10년에 걸쳐 갖가지 고난을 겪는다. 천신만고 끝에 고향에 도착해보니 그의 아내를 차지하기 위해 수많은 구혼자들이 나서고 있고 그의 아들은 살해 위협을 받고 있다. 오디세우스는 이들을 '제거하고' 행복한 인생을 쟁취한다. 


한 줄로 요약하면 '역경을 이겨낸 사나이'. 


여기에 해당하는 후보 1순위로 정현호 메디톡스 대표가 한국 주식 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다. 


[일러스트=홍순화 기자]

◇정현호 대표는…


▷1962년 광주광역시 출생(61) ▷수원 유신고(1981)∙서울대 미생물학과 졸업(1986) ▷한국과학기술원(KAIST) 세포생물학 석사(1988)·분자생물학 박사(1992) ▷미국국립보건원 객원연구원(1992) ▷생명공학연구소 선임연구원(1993) ▷선문대 교수(1995) ▷메디톡스 창업(2000.5) ▷메디톡스 대표이사(2000. 5~현재)


◆안정된 교수 박차고 나와 창업... 보톡스 시장 열어 젖혀 


정현호 대표는 자신이 창업한 바이오 기업 메디톡스를 2009년 1월 코스닥 시장에 상장시키면서 '스타'로 떠올랐다.  


이 회사가 내놓은 메디톡신은  보톨리눔 톡신(균주)을 희석한 미용·성형 제제로 단 한번 주사로 눈가 주름을 없애주고, 피부를 탄력있게 해주고, 사각턱을 매끄럽게 보이도록 해주면서 젊고 아름다워지기를 소망하는 소비자들을 열광시켰다. 지금은 우리에게 익숙한 '보톡스 시장'을 국내에 본격적으로 열어 젖힌 것이다('보톡스'는 미국 앨러간(Allegan)의 제품명이지만 보툴리눔 제제를 통칭하는 용어로 쓰이고 있다). 국내 최초, 세계 4번째의 상업화 성공이었다. 


메디톡스가 정점에 도달한 시기는 2018년이었다. 당시 메디톡스는 국내 보톡스 시장에서 미국 앨러간을 제치고 시장 점유율 1위(40%)를 기록했다. 영업이익률은 무려 40%를 기록했다. 주가가 급등하면서 정 대표는 8000억원대의 주식 부호에 등극했다. 안정된 교수 신분(선문대)을 박차고 나와 창업해 불과 9년만에 코스닥에 성공시킨 개인사는 기업가 정신(entrepreneurship)의 상징으로 보도됐다. 


메디톡스의 더마코스메틱 브랜드 '뉴라덤'의 신제품 라인업. [사진=메디톡스]

그런데 여기까지가 성공 스토리이다. 그로부터 1년 후, A제약이 보톡스 경쟁 제품을 내놓고 이 과정에서 메디톡스 기술을 도용했다는 혐의로 양측이 민·형사 소송에 돌입하면서 정 대표에게 고난이 닥쳤다. 앞서 2017년 메디톡스가 A사를 보톡스 균주를 도용했다고 보고 형사 고소했지만 혐의 없음으로 결론 나자 메디톡스가 서울고검에 항고한 것이 본격화한 것이다. 


이것이 전부가 아니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가 2020년 12월 메디톡스가 생산하는 메디톡신 균주의 제조·판매·사용을 잠정 중지하고 품목허가 취소 등 행정처분 절차에 착수했다. 메디톡스가 의약품 품목허가 및 변경허가를 하는 과정에서 안정성 시험 자료를 위조했다는 혐의였다. 소송은 미국 법정으로까지 번졌다. 보톨리눔 균주 출처를 놓고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 소송으로 비화된 것이다. 여기에다 또 다른 보톨리늄 바이오 B사와 소송이 시작됐다. 한마디로 '엎친 데 덕친 격'인 셈이다. 


'구혼자들을 죽이는 오디세우스'. 1812년 제작.  

이 과정에서 메디톡스가 입은 타격은 막대했다. 소송 비용 급증으로 메디톡스는 2020년 코스닥 등록 이래 처음으로 대규모 적자를 냈다(매출액 1408억원, 영업손실 371억원, 당기순손실 371억원). 70만원대에 육박하는 '황제주'이던 메디톡스 주가는 한때 8만원대까지 추락했다(2020년 4월 29일 8만4467원).


메디톡스의 최근 5년 주가 추이. [그래프=네이버 증권]

◆균주 소송 승소... 실적도 턴어라운드 


이 소송들은 대부분 지금도 현재진행형이다. 그렇지만 메디톡스에 유리한 방향으로 기울고 있다.


2020년 12월 ITC는 A제약과 A제약의 미국 파트너 C사가 관세법 제337조를 어겼다고 판단하며 A제약 보톨리눔 제품의 미국 수입을 21개월 동안 금지하고 C사의 미국 내 판매도 중단하는 조치를 내렸다. 메디톡스 관계자는 "이번 판결로 보툴리눔톡신 제조기술을 A사가 도용했음이 명명백백한 진실로 밝혀졌다"며 "A사는 법적 책임뿐만 아니라 세계 여러 나라의 규제당국과 고객들에게 오랜 기간 허위주장을 한 것에 도의적 책임도 져야 한다"고 밝혔다. 


지난 2월 국내 민사소송 1심 판결에서도 메디톡스측 주장의 상당 부분이 법원에서 인정됐다. 식약처와의 행정처분 이슈도 2020~2021년 집행정지 신청이 인용됐고 취소소송 1심 판결 결과는 올 하반기에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힘입어 메디톡스는 턴어라운드에 성공했다. 메디톡스의 지난해 실적을 살펴보면 매출액 1951억원, 영업이익 467억원, 당기순이익 366억원으로 전년비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5.51%, 35.36% 증가했다. 다만 순이익은 소송 관련 비용 등으로 60.77% 감소했다. 


메디톡스의 매출액, 영업이익률 추이. [자료=메디톡스 사업보고서]

◆임직원 동기부여하며 연구개발 투자 아끼지 않아... 문제 해결 능력 관심↑


2017년 첫 고소 제기부터 계산해보면 무려 6년. 업계에서는 이 기간 정현호 대표의 문제 해결 능력에 후한 점수를 주고 있다. 


무엇보다도 어려운 시기를 보내면서도 연구개발에는 흐트러짐 없는 자세를 보여주었다는 점이 높게 평가받고 있다. 메디톡스의 지난 2018년 이후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비 비율은 10%를 상회하고 있다. 통상 해당 비율이 10%를 넘으면 높은 수준으로 평가받는다. 지난해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비 비율은 20.54%이며, 연구개발비(401억원)는 전년비 50.8% 증가했다. 


메디톡스의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비 추이. [자료=메디톡스 사업보고서]

3월 기준 박사급 23명, 석사급 77명을 포함해 연구 인력 138명으로 지속적으로 동일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회사 존망이 흔들리는 시기에도 쉽지 않은 결정을 해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화장품과 건강기능식품(이하 건기식)을 신성장 동력으로 진행하고 있다.


정현호 대표가 도전을 이겨내고 있는 것에는 그가 낙관주의자인 것과 관련있다. 


정 대표는 창업하고 2006년 첫 제품(메디톡신) 출시까지 6년 동안 이른바 '죽음의 계곡'(death valley)을 보냈는데, 의외로 담담한 자세를 유지하며 주변 동료들을 격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얼핏 '샌님' 분위기이지만 술자리에서 '폭탄주'를 선호하며 해외 주요 거래처 손님에게 메디톡스 회사 이름이 새겨진 폭탄주 세트를 선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임직원들과의 소통을 중요시한다. 이는 메디톡스가 어려운 시기를 이겨내는 원동력이 됐다는 후문이다. 부인 박경희 한국오라클 부사장과의 사이에 두 아들이 있다.


정현호(오른쪽) 메디톡스 대표가 올해 1월 마르완 압둘아지즈 자나히 두바이사이언스파크 대표와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에 위치한 릭소스 마리나 호텔에서 '톡신 완제품 공장 건립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후 기념촬영하고 있다. [사진=메디톡스]

메디톡스측은 "올해 리뉴얼된 '뉴라덤'은 상반기에 온라인몰 약 10여개 입점 및 해외 온라인몰 아마존과 쇼피에 입점을 완료했다"며 "하반기에는 홈쇼핑 판매로 인지도를 확보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건기식 신제품 출시 시기는 아직 구체적으로 정해진 바가 없다"라고 덧붙였다. 


lksw4070@thevalu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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