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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인터, 트레이딩에서 '고부가 에너지·투자 기업'으로 퀀텀점프

- 수익성이 낮은 트레이딩 낮추고 사업형 투자·에너지 기업으로 혁신

- ‘포스코에너지’ 흡수해 종합에너지 강화

  • 기사등록 2022-10-22 19:4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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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밸류뉴스=문성준 기자]

'종합상사'는 1970년대 '꿈의 직장'이자 '입사 희망 1순위'였다. 


일반인의 해외 여행이 제한돼 있던 당시에 자유롭게 글로벌 각국을 누비며 유창한 영어로 '이쑤시개부터 미사일까지' 판매하는 '상사맨'은 선망 대상이자 '수출 역군'이라는 자부심으로 똘똘 뭉쳐 있었다. 연봉도 최고 수준이었기에 당대 엘리트들이 입사 지원했다. 지금으로 치면 '삼성전자'였다. 


바로 그 '종합상사 황금기'를 대표하던 기업이 포스코인터내셔널(대표이사 주시보)이라는 사실을 아는 이는 이제 많지 않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의 출발은 1967년 고(故) 김우중(1936~2019) 회장이 창업한 대우실업이었고, '대우맨'이라는 신조어를 만들며 1970년대 종합상사 전성기를 대표했다. 1982년 ㈜대우로 사명변경하면서 그 유명한 '주대우'로 불렸다. 그렇지만 이후 잘 알려진대로 '대우 사태'를 거쳐 2010년 포스코그룹에 편입됐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이 40여년만에 업계 스포트라이트를 한 몸에 받고 있다. 전통의 수익모델인 트레이딩(종합상사)에서 벗어나 종합 에너지·투자 기업으로 퀀텀점프하는 시그널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올 상반기 매출액 11.6조.. 포스코에 이어 포스코그룹 2위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올해 상반기 연결기준 매출액 11조699억원, 영업이익 3206억원을 기록했다. 전년비 각각 29.9%, 88.6% 증가했다. 지난해에 이어 최대 실적을 갱신하고 있다(이하 K-IFRS 연결). 매출액 기준으로 포스코그룹에서 포스코에 이어 두 번째다.  


최근 5년간 포스코인터내셔널의 실적 추이. [이미지=더밸류뉴스]

자본시장 참여자들이 눈여겨 보는 것은 영업이익 개선세(+88.6%)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그간 수익성이 낮다는 것이 개선점으로 지적돼왔다. 이 회사의 영업이익률을 살펴보면 1.78%(2017년), 1.88%(2018년), 2.48%(2019년), 2.21%(2020년), 1.72%(2021년)로 낮은 한자리수를 벗어나지 못해왔다.


이는 이 회사의 주요 사업인 트레이딩이 공급자와 수요자를 단순 연결하는 중개 수수료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기준 이 회사의 매출액 비중을 살펴보면 트레이딩(철강+식량소재) 부문(85.7%)이 압도적이며 무역 및 투자법인(10.0%), 에너지 인프라(4.3%)로 돼 있다. 그런데 영업이익 비중을 살펴보면 무역 및 투자법인(38.0%), 에너지인프라(22.6%)가 압도적이고 트레이딩(39.2%) 부문은 40%가 되지 않는다. 트레이딩 부문의 수익성이 낮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의 매출액 비중(왼쪽), 영업이익 비중. 2021년 K-IFRS 연결 기준. [자료=신한금융투자]

◆포스코에너지 합병해 LNG밸류체인 일원화…에너지 비중 10%↑


포스인터내셔널은 올 상반기에 영업이익을 크게 늘리면서 그간의 고질적인 '낮은 수익성' 개선 시그널을 보여주었다는 분석이다. 


이같은 성과는 에너지 부문에서 나오고 있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8월 포스코에너지 흡수합병을 발표했다. 이는 러시아·우크라 전쟁, 기후변화 등 에너지 안보의 중요성이 강조됨에 따라 종합 에너지기업으로 도약한다는 전략의 일환이다. 앞서 올해 초에는 호주 세넥스에너지를 인수했다. 


전라남도 광양에 위치한 포스코에너지의 LNG터미널 전경. [사진=포스코에너지]

포스코에너지와의 합병으로 LNG(액화천연가스) 사업 밸류체인 일원화로 인한 시너지가 기대된다. 포스코에너지는 인천 LNG복합발전소에서 7기의 복합발전기를 운영하고 있다. 설비용량은 총 3412MW(메가와트)에 달한다. 또 2019년에는 LNG 터미널사업에 본격적으로 진출해 5기의 탱크로 총 73만 kl의 저장능력을 갖췄다. 


포스코에너지의 지난해 매출액은 1조9755억원, 영업이익 2032억원으로 포스코에너지의 실적까지 합쳐질 경우 포스코인터내셔널의 에너지 부문 매출액 비중은 기존 3%대에서 10%대까지 오른다. 


◆사업형 투자 비중↑ … 실적개선으로 투자부담↓


수익성 높은 투자법인 비중도 높아지고 있다. 지난해 기준 투자 부문의 매출 비중은 5.16%에 그쳤지만, 영업익 비중은 무려 30.7%를 기록했다. 수익성이 높은 비즈니스 모델이라는 것을 입증한 셈이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의 사업부문별 영업이익 비중 추이. [이미지=포스코인터내셔널]

최근 3년간 투자부문 매출액은 2019년 4324억원, 2020년 1조724억원, 2021년 1조7525억원으로 크게 성장하고 있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호텔, 임대사업, 곡물도정 등 전방위적인 부문에서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또, 전기차 부품의 ‘심장’이라고 불리는 구동모터코어 생산을 늘리고자 멕시코에 공장을 짓고 전기차 시장에 본격 진출했다. 2030년까지 멕시코 공장에 1600억원을 투자해 연150대 생산 역량을 갖춘다는 계획이다. 구동모터코어는 전기를 발생시키는 모터 구성품 중 하나로 내연기관차로 보면 ‘엔진’에 해당하는 부품이다. 


지난 2월에는 중앙아시아의 가능성에 주목해 우주베키스탄 현진에 원면 클러스터 투자에 참여했다. 올해 현지 지역 5000헥타르의 재배면적을 확정했으며, 2025년까지 3만5000헥타르(여의도 면적의 120배)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원면클러스터 사업은 우주베키스탄 정부의 지휘 아래 면방 가공업체들이 직접 원면 재배에 참여하는 제도로, 포스코인터가 1996년 이래 꾸준히 면방을 생산해온 만큼 수직적 결합을 통한 시너지가 기대된다. 


올해 상반기 기준 포스코인터내셔널의 유동자산은 10조원으로, 전년비 40% 이상 증가했으며, 현금및현금성자산도 1조1156억원으로 전년비 2배 이상 증가했다. 200%가 넘어가는 부채비율은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지만, 포스코인터내셔널의 실적이 꾸준히 상승한만큼 자금조달에 문제는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주시보 대표, 글로벌 노하우 기반 혁신 주도


이같은 혁신을 주도하고 있는 주시보 대표는 2010년 대우인터내셔널(현 포스코인터내셔널)에 입사해 미얀마E&P사무소 소장, 에너지본부장, 석유가스운영실장 등을 거쳐 2020년 포스코인터내셔널  대표이사에 취임했다. 지난해 3월 연임에 성공했다. 해외 경험이 풍부해 글로벌 비즈니스 트렌드에 정통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주시보 포스코인터내셔널 대표가 지난 7월 인천 연수구 사옥에서 진행된 워크숍에서 발표하고 있다. [사진=포스코인터내셔널]

포스코인터내셔널측은 “선제적 변화와 투자를 통해 긴장감을 유지하고 있다”며 “포스코그룹의 주축 계열사로서 투자 기반 사업모델을 통해 100년 기업의 초석을 다질 것”이라고 밝혔다. 


a854123@thevalu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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