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빙그레, 해태아이스크림 인수 2년...실적 훨훨 '시너지' 눈에 띄네

- 원재료 공동구매, 공동 마케팅 등으로 '규모의 경제' 실현

- 롯데제과+롯데푸드에 맞서 양강 구도 만들어

  • 기사등록 2022-10-10 21:3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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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밸류뉴스=문성준 기자]

지금으로부터 정확히 2년 전(2020년 10월 5일), 빙그레(대표이사 전창원)가 해태아이스크림을 인수하자 업계에서는 '빙그레+해태아이스크림'의  향후 성과를 놓고 갑론을박이 벌어졌다. 합산 시장 점유율 45.0%로 롯데계열(롯데제과 15.3%, 롯데푸드 31.8%)에 맞서 빙과시장 양강 구도를 만들었지만 실제 시너지가 어느 정도일 것인가를 놓고 의견이 분분했다.     

 

그로부터 2년, 빙그레가 해태아이스크림 인수 시너지 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매출액 1조 클럽' 진입... 규모의 경제 실현 


가장 두드러진 시너지 효과는 '사이즈'다. 


빙그레는 지난해 매출액 ‘1조 클럽’에 합류했다. 지난해 연결 매출액은 1조1474억원으로 전년비 19.63% 증가했다. 약 1600억원 규모의 해태아이스크림 매출액이 합산된 결과다. 인구 5000만명의 국내 시장에서 '매출액 1조'가 갖는 의미는 남다르다.   


최근 5년간 연결기준 빙그레의 실적 추이. [이미지=더밸류뉴스]

규모의 경제(economy of scale) 효과도 두드러지고 있다. 


빙그레와 해태아이스크림은 홍보모델 '오마이걸'을 공동발탁하는 등 주력 브랜드의 캠페인∙광고를 동시에 진행하며 마케팅 활동을 펼쳤다. 통합 브랜딩과 개별 브랜딩을 상황에 맞게 유동적으로 사용해 브랜드 파워를 키우고 있다. 또 원유 등 원재료를 공동구매로 원가 절감 효과도 나타나고 있다. 


긍정적 효과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지난해 원재료∙운송비 등 제반비용 증가와 해태아이스크림 인수에 따른 제반비용으로 영업이익이 262억원으로 전년비 34.17% 감소했다. 다만 올해 메로나, 투게더 등 제품의 판가 인상으로 수익성이 부분적으로 개선됐다. 

 

내친김에 빙그레와 해태아이스크림의 합병설도 나돌고 있지만 아직 구체적인 움직임은 보이지 않고 있다. 현재 빙그레와 해태아이스크림은 독립 법인으로 운영되고 있다. 독립 법인으로도 충분히 시너지를 발현할 수 있다는 것이 빙그레의 입장이다. 


◆해외 수출 1000억 눈앞... 상반기에만 610억


해외 수출도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빙그레의 해태아이스크림 인수 이후 해외시장 진출은 주요 시너지 요소로 기대감을 받았다. 빙그레는 현재 미국, 상하이, 베트남 등에 법인을 두고 판매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 빙그레의 해외 수출 매출액은 822억원으로 전년비 15.61% 증가했다. 유가공 제품과 빙과류 제품에서 전반적으로 수출량이 늘었다. 최근 5년간 빙그레의 해외 수출액은 꾸준히 늘고 있다. 올해 상반기에만 벌써 610억원을 수출해 '연 1000억원'을 눈 앞에 두고 있다. 


빙그레 해외법인 매출액 추이. [자료=케이프투자증권]

빙그레의 히트상품 ‘메로나’가 전체 수출액의 약 70%를 차지하고 있다. 빙그레는 미국을 포함해 전 세계 16개국에서 팔리고 있다. 주력 시장인 미국에서 코스트코, 월마트 등에 입점했고 한국 빙과업체 최초로 현지 OEM(주문자상표부탁생산)을 하기도 했다. 미국 현지 언론에서 ‘코스트코에 가면 꼭 사야할 음식’으로 소개될 정도다. 


최근 기생충, 오징어게임 등 K-콘텐츠들이 해외로 전파되면서 한국 제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커져 수출액이 증가한 것으로 분석된다.


미국 코스트코에서 판매되는 메로나 제품. [사진=빙그레]

빙그레는 2020년 베트남 판매법인을 설립해 동남아 시장에 진출하고, 각 지역의 메인 스트림(주된 유통채널)을 통해 상품을 공급하는 등 효율적인 판촉 전략을 진행중이다. 특히나 미주 지역의 강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미국에서만 연간 1800만개의 메로나를 판매하고 있다. 


◆'마노플랜'으로 건기식 신시장 진출...단백질 신사업에도 진출


빙그레는 신사업으로 건기식(건강기능식품)과 단백질 시장에 진출했다. 바나나맛 우유, 요플레로 대표되는 유가공 부문과 메로나, 붕어싸만코로 대표되는 빙과 부문의 투 트랙을 넘어 새 시장으로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하고 있다.


2019년 출범한 빙그레의 통합 건강기능식품(이하 건기식) 브랜드 tft의 남성전용 브랜드 ‘마노플랜’을 지난해 2월 출시한 데 이어, 9월에는 여성 브랜드 ‘비비시티’의 모델로 걸스데이 혜리를 발탁해 SNS 상에서 ‘좋을 때 챌린지’ 등을 진행하며 인기를 끌었다.


배우 안보현이 빙그레의 단백질 브랜드 '더단백'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빙그레]

지난해 5월에는 ‘더:단백’ 브랜드를 론칭해 단백질 시장에도 진출했다. 주로 간편하게 마실 수 있는 RTD(Ready To Drink) 제품을 취급하고 있으며 깔끔한 맛과 직관적인 네이밍 등으로 소비자들의 긍정적 반응을 받아 출시 3개월만에 120만개의 판매량을 보였다. 지난해 배우 소지섭에 이어 올해는 배우 안보현을 모델로 쓸만큼 시장 점유율 확대에도 주력 중이다. 


◆전창원 대표, 해태아이스크림 인수·혁신 주도


빙그레 혁신을 주도하고 있는 전창원 대표는 1985년 빙그레에 입사해 경영관리담당, 인재개발센터장 등의 주요 보직을 거친 '빙그레맨'이다. 


전창원 빙그레 대표이사. [사진=빙그레]

2019년 빙그레 대표이사에 취임해 해태아이스크림 인수, 글로벌 시장 진출을 이끌고 있다. ‘바나나맛우유’를 MZ세대 입맛에 맞춰 리뉴얼하는 등 트렌드 변화에도 발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임직원들과 격의없이 소통하고 합리적 의사 결정을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빙그레 관계자는 “합병을 하지 않고도 빙그레와 해태간에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전략을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a854123@thevalu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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