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두나무, 재계 44위 오르자 '루나 셀프상장 의혹' '오너 재판'... 돌파구는

- 두나무앤파트너스 통해 루나 투자... 업비트에 상장시켜 가치 끌어올려

- "루나 상장과 3개월 차이... 투자자 보호대책 논의중"

  • 기사등록 2022-05-27 17:36:41
기사수정
[더밸류뉴스=이지윤 기자]

국내 최대 가상자산(암호화폐) 거래소 업비트를 운영하고 있는 두나무(대표이사 이석우)가 세계 가상화폐 시장에 충격을 주고 있는 '루나'의 셀프상장 의혹을 어떻게 해쳐 나갈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여기에다 두나무 최대주주(25.66%) 송치형 이사회 의장이 정보 허위제공 혐의로 공판이 진행중이어서 악재가 겹쳤다. 지난달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 발표에서 단숨에 대기업집단 순위 44위에 오른 이후 첫 경영능력 시험대에 오른 셈이다. 


송치형 두나무 이사회 의장. [사진=두나무]

◆국산 암호화폐 루나에 자회사 통해 투자→업비트에 상장... 가치 끌어올려


두나무가 국산 암호화폐 루나가 휴짓조각이 되기 전에 거액을 투자해 막대한 차익을 남긴 것으로 밝혀졌다. 이 과정에서 송치형 의장과 김형년 두나무 부사장이 경영진으로 참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두 사람은 각각 두나무 1대주주(25.66%), 2대주주(13.18%)이다.  


두나무의 100% 자회사 두나무앤파트너스는 2018년 4월 20일 25억4000만원을 루나 코인에 투자했다. 이를 통해 코인당 127원에 2000만 개를 확보했다. 두나무앤파트너스의 설립 시기는 이 투자가 단행되기 불과 1개월전이고, 자본금은 40억원이었다. 회사를 설립하자마자 자본금의  63.5%를 리스크가 큰 신생 자본에 투자한 것이다. 또, 송치형 의장과 김형년 부사장 등 모회사 주요 경영진이 두나무앤파트너스 사내이사에 취임했다.


이후 루나는 두나무가 운영하는 업비트에 상장돼 가치가 급등했다. 자회사를 통해 투자한 코인(루나)을 자신이 운영하는 암호화폐거래소(업비트)에 상장시켜 가치를 끌어 올렸다는 지적을 받는 이유다. 이 때문에 ‘셀프 상장’과 ‘이해 상충’ 논란에 휩싸이고 있다. 


루나는 한때 시가총액 10위까지 올랐지만 현재 실질가치 제로(0)로 폭락했다. 그러자 업비트는 지난 13일 루나 코인의 상장폐지를 발표했다. 그런데 두나무파트너스는 가치 하락 전인 지난해 2월 보유 중이던 루나 코인을 7000원대에 전량 매각하면서 1300억원 상당의 차익을 거뒀다. 여기에다 루나 사태가 터진 후 일주일간 업비트와 빗썸이 루나 거래를 통해 벌어들인 수수료 수익도 적어도 100억원대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입출금 거래 중단을 즉각 시행하지 않고, 투자자들이 매매하는 시간을 기다렸다가 차익을 봤다는 것이다. 


이와 별개로 송치형 회장과 두나무 경영진은 업비트 전산시스템을 조작해 회원들에게 가상화폐 거래량, 거래가격 등의 정보를 허위로 제공해 1491억7700만원의 이익을 챙긴 혐의로 현재 2심 공판이 진행중이다.  


지난 2020년 2월 1심에서 법원은 두나무 송치형 회장에 대해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사기)과 사전자기록위작 등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 법원은 두나무가 법인계정으로 매매주문의 제출과 취소를 반복적으로 진행(자전거래)한 사실은 인정했으나 이에 따라 인위적으로 가상자산 가격이 형성됐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검찰은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다. 검찰은 해당 문제를 '중대한 지능형 범죄'로 분류해 2019년 12월 결심공판에서 송치형에게 징역 7년과 벌금 10억 원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두나무는 재판 사항과 관련해 “재판이 그저 잘 진행되기를 바랄 뿐이며 구체적인 사항은 말씀드릴 수 없다”고 말했다.


◆설립 10년만에 '스타트업재계 44위' 퀀텀점프


두나무는 지난달 공정위 발표 대기업집단 순위 44위에 올랐다. 통상 '재계 순위'로 불리는 이번 공정위 대기업집단 순위에서 한국타이어(46위), 금호석유화학(49위), 쿠팡(53위) 보다 높은 순위에 퀀텀점프한 것이다. 한국의 비즈니스 역사에서 설립 10년만에 재계 40위권에 오른 기업은 두나무가 사실상 유일하다. 두나무는 2012년 송치형 의장이 설립했다.   


이번 대기업집단 편입은 두나무의 가파른 실적 개선 덕분이다. 두나무는 지난해 매출액 3조6855억원을 내면서 2020년 1668억 원에서 1년만에 2110% 성장했다. 영업이익은 928억 원에서 3조2747억원으로 3429%, 순이익은 572억원에서 2조1565억원으로 3670% 각각 증가하며 역대급 실적을 기록했다. 코로나19 이후 주식시장을 넘어 가상자산에 대한 투자 열풍이 불었고 국내 가장시장 점유율 80% 가량을 차지하고 있는 업비트에 거래가 대거 몰리면서 두나무 실적이 가파르게 개선됐다.  


이번 사태의 대응 전략을 총지휘하고 있는 인물은 이석우 대표이사이다. 


이석우 두나무 대표이사. 

이석우 대표는 경영자, 기자, 미국변호사 등의 풍부한 사회 경력을 바탕으로 이번 사안에 대응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대 동양사학과, 미 하와이주립대(중국사 석사), 루이스앤드클라크대(법학 박사)를 거쳤고 카카오 대표이사, 중앙일보 기자, 한국IBM 고문변호사 등을 지냈다. 송치형 의장이 대학(서울대 컴퓨터공학과) 졸업 이후 사실상 곧바로 창업에 나선 것을 보완하고 있는 셈이다. 


2017년 12월 두나무 대표이사에 취임했다. 최근 이준혁 전 뉴스핌 편집국장을 홍보 헤드(상무)로 영입하고 홍보조직을 물갈이했다.


루나 의혹과 관련, 두나무는 “원칙적으로 시장 개입 최소화가 목적이었으며 루나가 폭락하고 있는 상황에서 투자자들의 개인 의사를 존중하고, 시장과의 단절로 가격왜곡이 일어나는 것을 방지해 놓은 것 뿐”이라고 밝혔다. 


1300억원 셀프 상장 논란과 관련, 두나무측은 “두나무앤파트너스는 블록체인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벤처캐피탈로 2018년 4월에 2000만개의 루나를 취득했으며 테라 재단과 같은 곳에 투자하는 것이 회사 목적”이라며 "업비트가 루나를 상장한 것은 2019년 7월이므로 1년하고 3개월이 정도의 기간 차이가 난다”고 말했다. 이어 “두나무앤파트너스에서 매도를 한 시점도 지난해 2월이므로 현재 가격 폭락 사태와 1년이라는 기간 차이가 나므로 당장 내일의 시황도 어떻게 될지 모르는 상황에서 이런 의혹이 계속해서 불거지는 것이 아쉽다”고 말했다. 


또, “투자자들이 과도한 투자를 행하거나 풍문에 휩쓸려 투자하기보다는 리서치 및 공부를 통해 객관적인 투자 기준이 생겨질 수 있도록 투자교육센터를 설립해 운영중이며 이를 지속 및 확대할 것”이라며 향후 대응 방안에 대해 “투자자 보호 대책에 대해 계속 논의중이지만 당장 루나 관련한 손실 보상 책임은 향후 다른 이해 관계자들과의 합의가 더욱 필요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jiyoun6024@thevaluenews.co.kr

[저작권 ⓒ 더밸류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
TAG
0
기사수정
  • 기사등록 2022-05-27 17:36:41
기자프로필
프로필이미지
나도 한마디
※ 로그인 후 의견을 등록하시면, 자신의 의견을 관리하실 수 있습니다. 0/1000
특징주더보기
버핏연구소 텔레그램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