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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탐구] 석창규 웹케시 회장, '기업가치 1조' 핀테크 그룹 성공비결은 - 횡령 사고 발생하며 기업자금관리 솔루션 '브랜치' 수요↑ - 손실 쌓이는 SI 사업 과감히 철수하자 수익성↑
  • 기사등록 2022-04-03 19:2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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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밸류뉴스=문성준 기자]

18세기 산업혁명으로 지구상에 본격 등장한 '기업(company)'. 


'여러 사람이 함께(com) 빵(pane)을 먹는다는 의미'를 가진 기업은 어떤 사업을 영위하든, 어느 곳에서 사업을 하든, 사이즈가 스타트업이든 대기업이든 한 가지 똑같은 문제에 직면해있다. 


그것은 바로 회계, 재무로 대표되는 금융 업무를 어떻게 하면 효과적으로 처리하느냐는 것이다. 이 시장이 얼마나 거대한지를 짐작할 수 있다. 문제는 기업마다 사정이 천차만별이어서 이를 만족시키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경영학에서 말하는 이른바 '충족되지 않은 니즈(unmet needs)'가 방대한 미완의 시장으로 남아 있다. 


그런데 이 문제를 척척 해결해주면서 급성장하고 있는 국내 기업이 있다. 


바로 웹케시 그룹이다. 웹케시그룹은 '핀테크 1호 상장사' 웹케시(대표이사 강원주)와 비즈니스 데이터 코스닥 기업 쿠콘(대표이사 김종현)을 주력 계열사로 두고 있다. 이들 두 상장사의 시가총액을 합하면 1조원대에 육박한다. 


웹케시그룹을 이끌고 있는 석창규 회장이 1999년 창업해 올해로 23년째 쓰고 있는 비즈니스 역사를 한마디로 요약하면 '시행착오와 도전에서 솔루션을 찾는다'이다.


[일러스트=홍순화 기자]

◇석창규 회장은…


▷1962년 부산 출생(60) ▷부산대 전산통계학과 졸업(1988) ▷동남은행 전자금융센터(1988~1999) ▷피플앤커뮤니티 대표(1999~2001) ▷웹케시 대표이사(2001~2016) 웹케시그룹 회장(2001~현재)



◆횡령 사고 터지자 '브랜치' 수요↑


웹케시는 B2B 비즈니스 모델을 갖고 있으며 고객(기업)을 '공기업', '대기업·중견기업', '중소기업'의 3가지로 분류하고 각각을 타겟으로 '인하우스뱅크', '브랜치', '경리나라'라는 브랜드로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대중에게 친숙한 브랜드는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하는 '경리나라'이다. 똑똑한 이미지와 잘생긴 외모를 가진 영화배우 하석진이 4년째 CF 모델로 출연하고 있다. 


영화배우 하석진이 출연하는 웹케시 '경리나라' CF. [이미지=웹케시]

경리나라는 최근들어 신규 이용자가 월평균 1000개씩 증가하고 있다. 중소기업 회계 담당자의 세무 증빙, 급여 지급, 명세서 관리 등의 업무를 획기적으로 줄여준다는 입소문 덕분이다. 


경리나라를 채택한 중소기업 회계 담당자는 거래를 맺고 있는 숱한 은행의 인터넷뱅킹에 일일이 접속할 필요가 없다. 경리나라를 켜면 이들 은행 계좌가 한 화면에 시원하게 나오기 때문이다. 2020년에는 소상공인 경리업무에 특화된 '세모'도 선보였다. 경리나라는 웹케시의 캐시카우이며 매출액 비중도 가장 높다(37.70%). 경리나라에 이어 인하우스뱅크(27.30%), 브랜치(21.60%) 순이다. 


웹케시 최근 분기별 실적 추이. [이미지=더밸류뉴스]

웹케시의 지난해 실적을 살펴보면 매출액 819억원, 영업이익 187억원으로 전년비 각각 12.50%, 30.70% 증가했다. 특히 대기업·중견기업 대상의 자금관리 솔루션 '브랜치'의 매출액이 증가했는데, 이는 임직원 횡령사고가 터지면서 기업들이 자금관리 투명성을 유지할 수 있는 브랜치를 찾았기 때문이다. 웹케시측은 "브랜치 4.0의 하루 평균 도입 문의가 이전 1~2건에서 최근 10건으로 증가했다"고 밝혔다.


◆부산대 창업센터에서 동료 8명과 창업, 23년만에 시총 1조↑ 


기업가치 1조원대 그룹을 일군 석창규 회장은 전형적인 자수성가형(self-made) 기업인이다. 


석창규 회장은 대학(부산대 전산통계학과)을 졸업하고 1988년 부산에 본사를 둔 동남은행 전산실에서 전산금융업무을 맡으면서 사회 생활을 시작했다. 


동남은행은 당시로서는 신기술이던 IT금융 분야에서 강점을 갖고 있는 곳이었다. 석창규 회장은 이곳에서 기업 전용 온라인 은행업무 시스템인 ‘펌뱅킹’ 서비스와 교통카드의 원조인 하나로카드 업무 등을 맡으면서 성취감을 느꼈다.  


그러나 외환위기(IMF)가 터지면서 동남은행은 주택은행(현 KB국민은행)에 흡수합병됐다. 회사를 퇴사한 석 회장은 1999년 웹케시그룹의 전신인 피플앤커뮤니티를 창업했다. 부산대 창업지원센터에 마련한 사무실에서 같은 은행 출신 8명이 함께 시작했다. 


당시는 기업들의 금융업무가 모뎀에서 인터넷으로 넘어가는 전환기였고, 이는 기회의 시기이기도 했다. 2000년 편의점 ATM, 가상계좌 등의 사업을 시작으로 2004년 기업용 자금관리(CMS) 서비스로 자리를 잡고, 은행 온라인뱅킹 시스템 등이 추가되며 지금의 핀테크 그룹으로 성장할 수 있었다. 


◆"버려야 산다"... '연매출 400억' SI 철수하자 오히려 퀀텀점프  


얼핏 순탄하게 성장의 길을 걷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위기가 적지 않았다. 


2017년 웹케시는 SI(시스템통합개발) 사업에서 철수했다. 


공공기관이나 금융기관의 정보 시스템을 개발해주는 SI사업은 전형적인 '노가다' 비즈니스로 사업을 진행할수록 손실이다. 담당 직원들은 마감이 쫓겨야 하고, 재수주(再受注)가 이뤄지지 않는 일회성 비즈니스라는 단점이 있다. 그럼에도 일단 수주를 하면 현금이 들어오기 때문에 포기하기 어렵다는 특징을 갖고 있다. 석창규 회장은 연매출액 400억원대의 '마약같은' SI 사업을 과감히 접었다. 대신 지금의 경리나라, 브랜치, 인하우스뱅크에 전력투구했다. 반복 구매가 발생하는 데다 경쟁력 있는 서비스를 내놓으면 시장이 알아볼 것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는 지금의 웹케시가 만들어지는 결정적 계기가 됐다. 연간 영업이익이 2017년 38억원이었다가 2019년에 되자 93억원으로 증가했다. 


앞서 사업 초기에는 비즈니스 모델과 가격 전략에서 시행착오를 겪기도 했다. 


편의점 ATM, 가상계좌, 기업 인터넷뱅킹 등 당시로서는 혁신 서비스를 잇따라 내놨는데 비즈니스 경험 부족으로 가격을 지나치게 낮게 책정해 손실을 봤다. 이때의 시행착오를 바탕으로 '경리나라'를 내놓을 때는 연구개발(R&D), 서비스, 홍보비용을 감안해 가격을 정했다.


◆글로벌 진출 시동, 베트남·중국 시장 진출


석 회장이 요즘 관심을 갖고 있는 분야는 글로벌 시장 진출이다.  


웹케시는 현재 베트남과 중국 시장에 국가별 브랜치(Branch Global)가 진출했고, 경리나라의 글로벌 상품인 와북(WABOOKS)은 캄보디아에 진출했다. 지구상의 어느 기업이든 맞닥 뜨리고 있는 회계 재무를 비롯한 금융 업무의 '총족되지 않은 니즈(unmet needs)'를 해결할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웹케시그룹의 또 다른 계열사인 비즈플레이 대표이사를 맡아 IPO(기업공개)도 준비하고 있다. 웹케시(2019년 1월), 쿠콘(2021년 4월)에 이어 비즈플레이가 상장하면 웹케스그룹의 상장사는 3개가 된다. 비즈플레이는 중소기업 맞춤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석창규(오른쪽) 회장이 2020년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 소속 김태훈(왼쪽) 선수와 웹케시그룹 프로 골프단 창단식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KPGA]

석창규 회장은 영업이익의 5%는 사회 공헌에 사용한다는 원칙을 지키고 있다. 지난해 2월에는 모교(부산대)에 발전기금 2억원을 출연했고, 2014년부터는 가정형편이 어려운 대학생에게 장학금을 수여하는 조현정 장학재단에 후원하고 있다. 


2020년에는 직접 골프단을 창단하기도 했다. 남자 골프 선수들이 상대적으로 열약한 환경에 처해있는 현실을 알게 된 것이 계기였다. 지난해에는 직접 장학금을 조성해 20여명의 학생들을 대상으로 ‘제1회 웹케시그룹 장학금’을 수여했다.


a854123@thevalu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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